지난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기도와 중국 해남항공공항그룹, 경기도시공사 간 ‘한류월드 내 대규모 호텔단지 건립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에서 김문수 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이번 투자유치는 지난 5월 김 지사가 중국을 방문해 한류월드 호텔 투자를 권유한 것이 계기가 됐다. ⓒ G뉴스플러스
13억9860억달러 투자유치. ‘세일즈맨’으로 변신해 해외를 넘나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올해 8월까지 거둔 실적이다. 이는 지난해 경기도가 투자유치한 5억8300만달러의 2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세계경제위기로 투자에 인색해진 외국기업들의 돈주머니를 김 지사가 푼 비결은 무엇일까. 경기도 CEO로서 투자유치 가능성이 있는 곳은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직접 찾아가 발로 뛴 뚝심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G뉴스플러스는 경기도 투자유치 대표단을 이끌고 올 상반기부터 미국, 캐나다, 중국, 필리핀, 일본 등을 방문한 김 지사의 발자취와 성과를 2회에 걸쳐 조명한다.<편집자주>
투자유치에 목마른 경기도, 중국 자본은 ‘블루오션’
지난 5일 경기도가 2건의 굵직한 투자유치에 성공했음을 알리는 행사가 서울 웨스턴조선호텔과 롯데호텔에서 각각 열렸다. 수도권 최대 복합유통단지가 될 ‘하남유니온스퀘어’ 사업선포식과 고양 한류월드에 1600실 규모의 대규모 호텔단지을 건립하는 MOU 체결식이었다. 두 곳의 사업투자자 모두 중국계 기업이었다.
하남유니온스퀘어는 홍콩 킹파워사, 미국 터브만사, ㈜신세계의 합작 외국인투자기업인 ㈜하남유니온스퀘어가 사업시행자다. 고양 한류월드 내 대규모 호텔단지 조성은 중국의 10대 민영기업 중 하나인 해남항공공항그룹(海航集團有限公司)이 투자사다.
이처럼 중국계 자본을 동시다발적으로 투자유치한 사례는 좀처럼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한때 값싼 노동력으로 우리 기업의 생산 전초기지였다가 폭발적인 경제성장속도로 지금은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며 세계경제를 호령하는 중국을 향한 김 지사의 구애와 공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지사의 중국에 대한 관심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김 지사는 중국의 놀라운 발전속도에 찬사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지금의 중국을 귀감으로 삼아 우리 경제 또한 발전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경기도가 야심차게 준비해온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사업과 관련해 8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광역철도 제도개선 세미나’에서 발언한 내용이 김 지사의 평소 지론을 잘 대변해준다.
“며칠 전에 중국에 가서 베이징과 상하이 사이에 있는 철도를 타봤다. 310㎞로 달린다. 우리보다 빠르다. 건설기간이 아주 빠르다. 우리의 경우 통상 철도는 20년이 걸려야, 도로는 10년 걸려야 완성하는데 중국은 우리의 3배 이상 속도로 건설한다. (중략) 철도가 원자력보다 3배 이상의 세계시장을 가지고 있다. 굉장히 중요한 미래전략산업이다. 중국에게 역전 당하는 현실이다. 철도에 대해 국가적으로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서해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경기도가 위치한 것도 김 지사가 중국과의 유대관계를 중시하는 이유다. 현재 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중국 지자체는 랴오닝성, 허베이성, 산둥성, 장쑤성 등으로 도는 이 성(省)들과 돈독한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지사는 올해만 중국을 세 차례 오갔다. 먼저, 지난 5월 25~28일 일정으로 중국과 필리핀을 연이어 방문했다. 중국에서 27일까지 2박3일 일정을 소화하고 필리핀으로 날아갔다.
7월 8~10일에는 북한과 인접한 중국 랴오닝성 내 선양과 단둥을 방문해 도내 기업의 진출을 타진했다. 단둥개발신구와 맞붙어 있는 북한의 황금평과 위화도도 가까이서 둘러본 후 이 일대의 개발가능성을 살폈다.
지난달 24∼26일에는 산둥성(지난)과 장쑤성(난징)을 방문했다. 도내 17개 지자체 대표자들이 동행했다. 방문기간에 경기도는 산둥성과 한·중 FTA우선시범지역 설치에 합의했고, 장쑤성과는 우호협력 MOU를 체결했다. 도 지자체들도 산둥성 내 기초지자체들과 경제·문화·체육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하남유니온스퀘어’, 외국인직접투자 무려 2억5천만달러
홍콩 킹파워사, 미국 터브만사, ㈜신세계의 합작 외국인투자기업인 ㈜하남유니온스퀘어는 5일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외국인투자유치 확정 및 사업선포식’을 개최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문학진 국회의원, 하남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 G뉴스플러스
세 번의 중국 방문 동안 김 지사는 우호증진, 투자유치, 도내 기업진출 등 다방면에 걸쳐 성과를 냈다. 특히, 눈에 띄는 게 투자유치 대목이다.
하남유니언스퀘어와 한류월드 내 호텔단지 투자유치는 지난 5월 방문에서 결실을 봤다. 김 지사는 25일 중국 베이징 크라운플라자호텔에서 안타레스 쳉 킹파워그룹 회장, 허인철 ㈜신세계 부사장, 이교범 하남시장과 투자협약(MOA)을 맺었다.
유통분야 글로벌 외투기업인 홍콩 킹파워그룹과 ㈜신세계가 하남시 신장동 일원에 외국인 직접투자 2억5천만달러(2750억원)를 포함한 총 8억6천만달러(9170억원)를 투자해 수도권 최대 규모의 명품 복합쇼핑몰 ‘하남유니온스퀘어(Hanam Union Square)’를 조성한다는 게 협약 내용이었다.
이 사업을 위해 ㈜신세계와 킹파워그룹 등은 합작 외국인투자기업인 ㈜하남유니온스퀘어를 설립했다. ㈜하남유니온스퀘어는 2015년까지 총사업비 8천억원을 투자해 하남시 신장동 미사리 조정경기장 인근 11만7천여㎡ 부지에 건축 연면적 33만㎡ 규모의 복합유통단지를 건설한다.
이 복합유통단지에는 백화점, 패션전문관, 영화관, 공연·전시 시설 등 쇼핑과 문화시설이 들어서며, 상시 고용인원이 7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남유니온스퀘어 관계자는 “하남유니온스퀘어는 여주프리미엄아울렛(3만3500㎡)의 10배에 이르는 복합유통·생활문화공간으로 조성되며, 중국·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연간 1천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수도권 유통문화명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남유니온스퀘어는 지난달 31일 토지공급계약을 정식 체결하고, 지난 5일 사업추진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제일 좋은 물건을 다양하게, 싼 가격으로 살 수 있고, 한강 등 좋은 경관을 접할 수 있어 전 세계인이 찾아오는 곳으로 하남유니온스퀘어가 발전하길 기대한다”면서 “저를 비롯한 경기도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신속하게 조성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만만디’에서 ‘콰이콰이’로 발전한 중국, 경기도에 자극제
‘한류월드 내 대규모 호텔단지 건립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에서 김문수 지사와 탄시앙동 해남항공공항그룹 이사회 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G뉴스플러스
해남항공공항그룹(海航集團有限公司)의 한류월드 투자도 김 지사의 5월 중국 출장에서 비롯됐다. 당시 김 지사는 중국 투자자에 한류월드 호텔 투자를 제안했고, 6,7월 중국투자자 측이 한류월드 사업현장을 시찰한 후 경기도와 협의에 들어갔다.
그 투자자가 2010년 중국 민영기업 500강 기업 중 6위에 오른 해남항공공항그룹이란 사실은 5일 투자유치 MOU 체결식에서 밝혀졌다.
해남항공공항그룹은 중국 내 유일한 민영항공사인 해남항공을 비롯해 공항관리, 물류, 호텔, 여행사, 부동산,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구성된 대기업이다.
이 거대 기업이 한류월드에 호텔을 짓기로 한 이유는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함에 따라 현재 부산에만 취항하는 항공노선을 인천까지 확대해 항공과 연계한 호텔단지가 수도권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류월드의 경우 서울과 가까우면서 주변시설이 잘 구비돼 있고, 부지가격이 저렴한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3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한류월드 호텔단지 조성사업은 올 10월 중 용지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말 비즈니스(1급) 호텔 308실을 시작으로 5년 간 특2급 800실, 특1급 500실을 단계별로 준공하게 된다.
황선구 도 한류월드사업단장은 “해항그룹 호텔 건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증가하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경제적이고 질 높은 숙박시설을 제공할 수 있어 관광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중국 대기업의 수도권 부동산 투자 건으로는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유치효과를 설명했다.
이번 투자유치 성공으로 한류월드의 호텔유치사업에도 청신호가 커졌다. 도가 한류월드에 계획한 호텔규모는 총 4010실. 현재까지 유치가 확정된 곳은 2013년 준공하는 660실 규모의 대명호텔과 2014년 준공 예정인 380실 규모의 인터불고 호텔로, 전체 규모의 75%가 미달된 상태다. 다행히 해항호텔 유치로 총 2640실의 호텔 건립이 가능하게 됐으며, 나머지 부지에 대한 유치 협상도 탄력을 받게 됐다.
도 관계자는 “나머지 1370실 규모의 호텔에 대해서도 현재 활발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호텔 유치사업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도 한류월드 호텔단지 MOU 체결식에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해남항공공항그룹의 이번 대규모 투자로 경기북부지역이 관광인프라를 갖추게 돼 기쁘다. 지역관광산업이 발전함은 물론, 남북관계, 평화 증진에도 중국의 투자가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는 중국자본의 투자를 환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을 향한 김 지사의 발길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중국의 발전은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축인 경기도로서는 충격이자 자극제다. 김 지사가 공식석상에서 자주 하는 중국어가 ‘콰이콰이(빨리빨리)’다. ‘만만디’에서 ‘콰이콰이’로 변신하면서 발전속도를 높인 중국을 보며 김 지사가 느끼는 바가 크다는 얘기다.
한때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던 나라, 만만디의 나라 중국은 잊어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 자본을 투자하는 ‘콰이콰이’의 나라 중국을 기억하라. 그 시작은 김문수 지사가 수장으로 있는 경기도에서부터다.
지난 7월 8∼10일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랴오닝성 내 선양과 단둥을 방문한 김 지사가 단둥의 신항만 건설공사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 G뉴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