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방미 공식일정을 마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번 미국 방문에서 일자리 창출,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버지니아주·메릴랜드주와의 경제교류,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비전 논의 등 ‘1석 4조’의 성과를 거둬들였다.
특히 워버그 핀커스의 투자회사 등 5개 기업으로부터 15억1천200만 달러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성사시킨 게 가장 큰 결과다. 여기에 도내 강소기업 투자설명회, 스타트업 피팅데이 등 일자리창출과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버지니아주와 공고한 우호협력을 다졌으며, 메릴랜드주와의 우호협약은 ‘경기도 역사상 최초의 경제교류의 물꼬를 트는 등의 의미 있는 지방 외교’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 15억1천200만 달러의 대규모 투자유치
미국을 방문 중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현지시각 26일 오전 뉴욕 렉싱턴 애비뉴(Lexington Av)에 위치한 워버그 핀커스 본사에서 투자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조셉 가뇽 워버그 핀커스 상무이사, 남경필 지사) ⓒ 경기도청
해외투자유치와 일자리창출,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위해 미국을 방문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일 7박9일간(10월 24일~11월1일)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먼저 이번 방문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미국 뉴욕과 펜실베이니아, 워싱턴 DC, 메릴랜드, 샌프란시스코 등을 돌며 15억1천200만 달러(FDI 6억600만 달러, 이하 괄호 안은 FDI금액) 규모의 투자협약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유치한 해외투자금액 15억1천200만 달러는 경기도가 지난 한 해 동안 유치한 해외투자금액인 18억3천만 달러의 83%에 가까운 자본이다.
투자유치 성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남 지사는 이번 방문 동안 ▲워버그 핀커스(Warburg Pincus)의 투자회사로부터 6억5천만 달러(2억 달러) ▲미국 EMP 벨스타(Belstar)사 5억 달러(3억3천500만 달러) ▲에어프로덕츠사 2억1천400만 달러(5천500만 달러) ▲지멘스(Siemens) 헬스케어사 1억3천만 달러, ▲YKMC글로벌사와 1천800만 달러(1천200만 달러) 등 5개 기업과 모두 15억1천200만 달러(6억6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 협약을 맺었다.
도는 이번 투자유치 협약으로 이들 5개 기업의 고용효과가 2300여 명이 넘어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삼성전자 고덕산업단지 조성의 필수 인프라로 꼽혀왔던 가스공급 시설이 에어프로덕츠와의 협약으로 해결돼 주목받았다.
남경필 지사가 현지시각 26일 오후 펜실베니아 에어프로덕츠 본사에서 ㈜에어로프로덕츠사의 평택 장당산업단지 투자에 합의하는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시설을 둘러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청
경기도 투자진흥과 최원규 미주팀장은 “삼성고덕산단 같은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 차질 없이 가동되기 위해서는 24시간 공급되는 초고순도 가스가 필요하다”며 “에어프로덕츠 공장은 이를 뒷받침할 필수 인프라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세이피 가세미(Seifi Ghasemi) 에어프로덕츠 회장은 “에어프로덕츠의 최우선 기업 가치는 안전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우리는 매우 엄격한 글로벌 안전 기준을 갖고 있으며 지난 42년간 안전문제가 없었다”면서 “지역사회에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 평택시, 그리고 에어프로덕츠 프로젝트팀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 지사도 “평택시민들이 안전에 대해 많은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여름 메르스 때문에 평택시민들이 많은 고통을 받아 안전에 대해 관심이 높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와 평택시가 에어프로덕스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은 수준 높은 안전기술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에어로프로덕츠사는 평택 장당산업단지 3만4천167.2㎡ 부지에 반도체의 산화와 오염을 막는 초고순도 질소와 수소가스 공급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 최초로 시도한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해외 투자유치와 일자리 창출, 글로벌 스타트업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현지시각 26일 오전 뉴욕 반더빌트가(Vanderbilt Ave) 예일 클럽(Yale Club)에서 도내 4개 강소기업과 함께 미국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도청
이번 방문에서 남 지사는 도내 강소기업과 스타트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지자체 차원에서 특정 기업과 미국 현지에서 미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남 지사는 현지시각 10월 26일 뉴욕에서 원에스티, 동인광학, 한국티씨엠 등 도내 3개 강소기업과 함께 뉴욕 재무투자자와 기업 등 14개사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전 조사를 통해 선발된 도내 강소기업을 도가 직접 교육하고, 미국 현지의 특화된 투자자들과 연결해 주목받았다.
이날 자리에서 남 지사는 “경기도는 혁신적인 아디이어를 지난 스타트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후배 스타트업에 성공노하우를 전수하고 투자하는 선순환 기업 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며 “선순환 기업 성장 생태계가 올해 경기도의 일자리 창출 목표인 70만개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지방정부가 보증하는 고품질의 제품을 만나게 돼 인상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참가기업들은 경기도를 통해 해외의 우수한 투자자를 만나게 돼 좋다는 반응이었다. 프레젠테이션 후에 많은 투자자들이 접촉해 향후 투자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스타트업 글로벌 피칭데이’는 경기도가 선발한 7개 도내 유망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 투자자를 대상으로 벌이는 일종의 사업설명회다.
2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이날 스타트업 글로벌 피칭데이에는 미아 방지용 아동복을 개발한 몰키 아이티씨의 강윤정 대표 등 도내 7개 스타트업 대표들이 참가해 브라이언 강 노틸러스 벤처 파트너스(Nautilus Venture Partners) 대표 등 4명의 심사위원과 벤처투자자 등 80여 명이 함께 했다.
도내 7개 스타트업 대표들은 이날 준비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독창적인 아디이어와 강점 등을 소개하며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스타트업 글로벌 피칭데이에 대해 참가기업 대표들은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했으며 투자자들은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많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 밖에도 남 지사는 미국에 거주 중인 한인 뷰티산업 관계자, 실리콘 밸리의 빅데이터 기업인, 투자자, 청년 창업가 등 미국의 다양한 전문가, 경제인들과 만나 경기도를 세일즈했다. 남 지사는 이 자리에서 도내 뷰티중소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공동브랜드와, 내년 다보스 포럼에서 빅데이터 거버넌스 구축 문제를 제안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경제교류 중심 지방외교
미국을 방문 중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현지시각 27일 오후 워싱턴 D.C. 힐튼 가든인 호텔에서 테리 맥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와 만나 양 지역 간 경제협력 증진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경기도청
남 지사는 지방외교 성과부문에서도 큰 성과를 거둬들였다.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와 우호협력의 자리가 그것이다. 특히 메릴랜드주는 경기도 역사상 첫 경제교류에 주안점을 준 지방외교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남 지사는 현지시각 10월 27일 워싱턴 DC에서 테리 맥컬리프(Terry McAuliffe) 버지니아 주지사와 세 번째 만나 양 지역의 공고한 우호협력 관계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
도와 버지니아주는 지난 1997년 자매결연을 체결한 이후 20년 가까이 우호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남 지사 취임 후 기업 해외진출 지원과 인적 교류, 빅데이터 관련 정책 공유 등의 내용을 담은 1차 정책협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더욱 밀접해진 교류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남 지사가 버지니아주를 방문했을 때 처음 만났으며, 같은 해 10월 맥컬리프 주지사의 경기도 답방 이후 이날 세 번째 만남을 가졌다.
남 지사는 올해 4월 열린 정책협의회를 내년에도 개최해 양 지역 간 협력관계를 이어나가자고 제안했으며 맥컬리프 주지사도 “버지니아 북부에는 450여 개의 IT기업과 미국에서 가장 많은 빅데이터센터가 있다. 경기도와 구체적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28일에는 메릴랜드주 주정부청사에서 보이드 러더포드(Boyd K. Rutherford) 메릴랜드주 부지사와 경기도-메릴랜드주 간 경제우호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자리에서 러더포드 부지사는 “메릴랜드 주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는 비즈니스의 개방을 뜻하는 ‘오픈 포 비즈니스(open for business)’다. 메릴랜드의 자산을 가지고 세계로 나가는 것”이라며 “경기도는 바이오와 나노산업이 발달했고, 메릴랜드는 세계적 대학과 미국의 최고 인적자원, 이공계 박사 비율 1위의 지역이다. 따라서 경제와 교육·문화 부분에서 경기도-메릴랜드 양자 간 협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도와 메릴랜드 간 협약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 지역은 경기도 간 정부조달 관련 정보 공유 등 비즈니스 협력, 산학연 R&D, 창업·혁신생태계 조성 등 세 가지 분야에서 구체적 경제협력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에 도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남 지사가 이번 방문 동안 대규모의 투자유치와 도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방안 모색 등 경제 분야에 많은 성과를 거뒀다”면서 “특히 내년 2월 경기도 판교에 조성될 예정인 스타트업 캠퍼스를 많은 투자자와 기업인, 정치인에게 소개했다. 향후 관련 분야에서도 좋은 성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前 미국 국방장관 등 동북아 전문가와 한반도 평화 논의
미국을 방문 중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현지시각 30일 오전 윌리엄 페리(William Perry) 스탠포드대 명예교수이자 전 미국 국방장관과 면담을 갖고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비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경기도청
남경필 지사의 이번 방미 일정에서는 한반도와 동북아 전문가 면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비전을 논의하는 자리까지 확장됐다. 한반도의 평화비전으로 대화와 소통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졌다. 남 지사는 특히 이산가족 상봉과 개성공단 활성화, 농업교류 등 남북문제 해결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남 지사는 10월 3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윌리엄 페리(William Perry) 스탠포드 대학 명예교수이자 전 미국 국방장관과 면담을 갖고,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비전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페리 교수는 남북문제 해결과 관련, 미국이나 남한 모두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위해 대화와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며 구체적 방법으로 이산가족 상봉과 개성공단 활성화, 농업교류 등을 제시했다.
페리 교수는 “개성공단은 남한과 북한이 협력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라며 “북한에 시장경제의 모습을 소개하고 다른 체제의 삶이 어떤 것인지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교류에 대해서는 “중국과 미국은 북한에 단지 음식만 제공했을 뿐이다. 농업기술 전수는 남한이 가진 기회”라며 “북한의 비효율적 농업을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공유한다면 북한이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도 덜 의지하고 남북 교류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 지사는 이에 대해 핵문제와 한반도평화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노력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경기도가 농업협력에 좋은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데 정부와 협력해 이를 발전시키겠다”고 답했다.
남 지사는 이날 페리 교수와의 만남에 앞서 캐슬린 스티븐스(Kathleen Stephens) 전 주한미국대사 등 스탠포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Shorenstein Asia Pacific Research Center) 관계자들과 한반도·동북아 미래비전을 주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