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안보재난장비전시회를 찾은 한 아이가 전투차량에 올라 신기해하고 있다. ⓒ G뉴스플러스 허선량
도청 북부청사 운동장에 미사일 전차 장갑차가 줄지어 서 있다. 그 앞을 지켜선 군인의 표정도 꽤 진지하다. 그 때 전투차량에서 빼꼼 머리를 내민 사람은 여덟 살배기 남자 아이. 처음 타보는 탱크 안에서 부끄러워하면서도 그저 즐겁다. 헬기를 타겠다며 탱크에서 내린 아이는 군인 앞에서 서툴게 거수경례를 해보여 주위에 웃음을 준다.
경기도가 마련한 2012 상반기 안보 재난장비 전시회가 20일 개막됐다. 도민들이 직접 최신 전투 장비를 만지고 타 볼 수 있는 데다 기상캐스터 체험, 무전기 체험, 물소화기 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군복무중인 탤런트 김혜성과 가수 정윤학의 싸인회도 진행됐다.
전시회에서 아이들이 탱크를 둘러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 G뉴스플러스 허선량
전시회에서 최고 인기는 단연 직접 탈 수 있는 헬기와 장갑차류. 생전 처음 보는 거대한 물체가 신기한 데다 직접 타볼 수 있으니 아이들은 서로 올려달라고 성화다. 가족단위 관람객들은 순서를 기다려 헬기에 탑승하고 사진촬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 손자들과 함께 전시회장을 찾은 이상준(의정부 신곡동) 할아버지는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전단지를 보고 손자들에게 이것저것 보여주려 일부러 찾아왔다”며 “아이들이 어려 전쟁이니 호국이니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한번 봐두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생인 아들을 데리고 온 이성민(의정부 2동) 씨도 “전시회장까지 오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전쟁과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 줬다”며 “특히 언젠가 군대에 갈 남자아이에게 이러한 체험교육은 꼭 필요하다”며 만족한 웃음을 주었다.
3군사령부에서 준비한 특공무술 시범. ⓒ G뉴스플러스 허선량
이 밖에 전시회 한쪽에서는 안보주제 그림 그리기 대회를 열어 유·초등생 300여명이 참가했다. 3군사령부 특공무술 시범과 미8군 군악대 공연, 군의장대 집총시범 등을 선보여 관람객에 큰 환호를 받았다.
또 문산 기상대의 협조로 기상캐스터 체험행사를 열어 스튜디오 촬영 장면을 무료로 CD 제작을 해줘 인기를 끌었다. 국군 유해 발굴 물품, 적 침투장비, 북한 인권사진, 6·25 전쟁 사진 등 안보재난 사진 전시회는 전쟁 당시 아픈 역사를 직접 경험한 어르신들의 관심을 받았다.
운동장에서 최신 전투 장비를 둘러보던 문동림(의정부 2동) 할아버지는 “신식 장비들을 보니 내가 군대에 있을 적 장비들이 꼭 장난감 같이 느껴져…, 격세지감이다”라며 웃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호국의 달을 맞아 도민들이 전투장비를 직접 만져보고 체험하면서 안보의식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자리”라며 “1만여명이 다녀가는 등 큰 관심을 받은 만큼 앞으로 관련 행사를 꾸준히 계획하겠다”고 말했다.
21일 전시회를 참관한 김문수 도지사·권태오 수도군단장·장광현 51사단장 등 관계자들이 관람객들과 함께 헬기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 G뉴스플러스 허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