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강과 화야산 자락의 생강나무꽃. ⓒ 진교중 (산악인)
화야산(禾也山.755m)은 경기도 가평군과 양평군에 걸쳐 있는 산이다. 산 정상은 양평과 가평의 경계를 이룬 곳이라 두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상석을 1개씩 설치해 놓았다.
화야산은 ‘禾(벼화) 也(어조사야) 山(뫼 산)’이라는 지명으로, 특별한 유래는 찾을 길이 없다. 정상 북쪽 끝에 위치한 뾰루봉(709m)과 서쪽 능선위에 있는 고동산이 화야산에 딸린 봉우리다. 화야산은 북한강이 굽어 도는 청평댐 뒤로 그 이름처럼 뾰족하게 솟은 뾰루봉에서 시작해 동남쪽으로 통방산(649.8m)과 서쪽 고동산(591m)으로 그 줄기가 나뉜 산이다. 거울 같은 청평호반의 은빛물결과 힘 있게 흐르는 북한강의 아름다운 물빛을 바라보며 당일 또는 1박 2일의 산행을 하기에 적합하다.

뾰루봉 정상. ⓒ 진교중 (산악인)
화야산은 청평댐 아래 호명산을 마주 보고 있으며 북한강가에서 길게 이어지는 산 중 가장 높은 산이다. 화야산 너머 청평댐 남쪽에 있는 뾰루봉은 바위가 많은 산으로 능선이 아름답고 북한강과 청평댐을 내려다보는 조망이 수려하지만, 정상은 옹색하다.
반면 육산인 화야산은 뾰루봉과 이어져 북한강 쪽에서 보면 뾰루봉이 나고 동산보다 동쪽으로 깊숙이 들어서서 솟아있다. 뾰루봉으로 올라도 좋고 화야산으로 바로 올라도 좋은데, 화야산에서 뾰루봉까지 4km 정도가 능선으로 이어져 4월 중순이면 얼레지가 군락을 이루며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또한 화야산 남서쪽에는 육산인 고동산이 있는데, 고동산에서 대성리쪽 북한강으로 뻗은 능선 중 암릉 부분의 조망이 특히 아름답다. 이 일대의 북한강이 아름다운 것은 좌우에 늘어선 산자락과 능선이 강물에 투영되어 같이 흐르기 때문일 것이다.
경기도 남양주와 양평, 가평일대의 산들은 강원도의 산들에 못지않게 그 높이와 수려한 산세를 자랑한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대부분의 강원도 산들은 해발500~600m에서 출발하지만, 이 일대의 산들은 강 언저리 해발 50m 내외에서 오르기 때문이다. 오르는 높이가 엇비슷하다.
노란 꽃 생강나무 가지 끝엔 요란한 봄기운
산마다 흙과 나무들은 봄기운을 잔뜩 머금은 채 가지마다 봄을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노란꽃을 피운 생강나무는 가지마다 봄기운을 알리느라 부산스럽고 진달래는 꽃봉오리를 수줍게 피우고 있다. 나뭇가지는 저마다 생기를 가득 머금은 채 긴 겨울의 갑갑함을 털어내듯 윤기가 흐른다.
신록의 계절, 화야산은 가히 야생화의 천국이라고 불러도 부족하다. 이 일대 산들은 봄이 되면 저마다 초록과 야생화의 아름다음을 자랑하는데, 그중 육산인 화야산이 제일이다. 강원도 심산유곡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들을 수도권 인근 산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할 뿐이다. 화야산은 정상에서 계곡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와 골이 깊고 수량이 풍부해 노루귀, 얼레지, 꿩의 바람꽃, 회리바람꽃, 만주바람꽃, 너도바람꽃 등 이름 모를 야생화를 계절마다 넘치게 만날 수 있다.

1 얼레지 군락. 2 진달래. 3 삿갓나물. ⓒ 진교중 (산악인)
마음은 이미 산에 가 있지만 어수선한 세상 때문에 늦게 찾아간 화야산, 그곳은 예상대로 야생화 천국이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들꽃부터 흔하지 않은 꽃들이 계절을 앞다퉈 피어나고 있었다. 유난히 긴 겨울에 봄을 애타게 기다렸나보다. 복수초는 이미 두터운 눈을 뚫고 대지를 향해 꽃잎을 벌린지 오래고, 이제 얼레지의 분홍빛 처녀치마폭이 한껏 들어 올려져 지나는 청춘남녀를 달뜨게 한다.
4월 초 잔설이 녹기도 전에 너도바람꽃이 먼저 피어나고 꿩의바람꽃, 회리바람꽃, 만주바람꽃 등이 앞 다투어 피어나고, 그것도 드문드문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무더기로 피어난다. 능선 자락과 8부 능선 산마루의 보랏빛 얼레지동산에서는 저마다 한껏 치마폭을 추켜 올린 채 그 자태를 자랑하고 있고, 이제 두 가닥 잎사귀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꽃봉오리는 수줍음에 차마 그 입을 벌리지 못하고 있다.
들꽃 사진작가들의 단골 출사지
화야산은 들꽃 사진작가들에게 꽤 알려져 있는 산이다. 저마다 산바닥에 엎드려 꽃들에게 경배하듯, 그 고운 자태를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다. 여기에 동참해서 하나둘씩 이름을 물어보다 보면 어느새 다 같이 들꽃애호가가 된다. 그리고 보물찾기 하듯이 계곡의 바위틈과 나뭇등걸에 숨어 있는 이름 모를 들꽃을 하나 둘씩 찾아서 산객들에게 물어보고 그 이름을 다시 부르다보면 어느새 봄 향기가 몸에 가득 찬다.

1 노루귀. 2 홀애비바람꽃. ⓒ 진교중 (산악인)
화야산 산행시간은 어느 코스를 택하든 4시간 이상 잡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산행은 율림의 고개에서 시작된다. 20분 정도 올라가면 계곡가에 용문 약수터가 나타난다. 여기서 목을 축인 후 계곡길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에 나서면 된다. 이어 뾰루봉과 화야산의 주봉이 나타난다. 고동산까지 이어 산행하는 것도 좋다.
가볍게 산행을 즐기고자 한다면 청평댐에서 출발하는 코스도 괜찮다. 청평댐에서 뾰루봉에 이르는 10km 코스는 평탄한 등산로다. 봄이면 야생화를 보러 오는 사람이 드문드문 있지만, 다른 계절에는 오르는 사람이 많지 않아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산행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겨울산행은 나름대로 멋을 지니고 있지만 적설량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산행시간도 넉넉히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행 코스는 가평군 설악면 선촌리 아래 율림을 들머리 삼아 약수골로 정상에 오른 후 운곡암을 지나 큰골로 하산해 대성리로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총거리는 약 12km, 산행시간은 대개 5~6시간 소요된다. 솔고개 버스정류장에서 약수골 입구까지는 약 200m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약수골 계곡을 따라 2시간 가량 오르면 사거리갈림길이 나오는데, 남서방향으로 30분 진행하면 평평한 헬기장이 있는 화야산 정상이 나온다.

1 미치광이풀. 2 잣나무숲 ⓒ 진교중 (산악인)
화야산 정상에서 서북방향으로 두 시간 정도 더 진행하면고동산이나오지만,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운곡암으로 내려오는 길을 선호한다. 정상에서 사거리 지점으로 다시 돌아오면 운곡암으로 내려서는 등산로와 북쪽으로 뾰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남서 방향으로 고동산으로 통하는 사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뾰루봉 정상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 사거리에서 서북 방향으로 완만한 경사 길을 2시간정도 내려서면 고려시대에 지은 유서 깊은 암자인 운곡암을 거쳐 산행마무리인 큰골입구에 도착한다.
- TIP
화야산 산행 코스와 가는 길

ⓒ G-LIFE 제공.
- 산행 코스
제1코스 배치고개-정상-절골-운곡암-큰골(9km, 3시간)
제2코스 율림-정상-북능-회곡리(11km, 4시간30분)
제3코스 큰골 코스 : 솔고개-능선안부-정상-북릉안부-절골-운곡암-큰골(삼회리) (12km, 4시간30분)
- 교통
청량리역→망우로, 경춘로→서울춘천고속도로→서종IC→가평군 청평면 삼회리→
화야산(총거리 43.8km, 승용차로 1시간 소요)
- 문의
가평군청 산림과 031-580-2345, 2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