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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평남면옥

50년 세월이 뽑아낸 평양 냉면의 맛

작성자서영진
2010.08.1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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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영진 (여행칼럼니스트)


냉면은 일단 맛으로 승부한다. 유명세를 등에 업고 규모만 커진 냉면집들이 즐비하지만 동두천 평남면옥은 분위기가 다르다. 아담한 규모의 식당에는 정이 넘치고, 정감만큼이나 빼어난 동치미 냉면 맛이 일품이다. 냉면집은 동두천 제일시장 골목 건너편에 들어서 있다. 초행길이라면 식당을 찾는데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한국전쟁 이후 식당 문을 열었으니 식당의 역사는 50년이 훌쩍 넘는다. 웬만하면 큰길로 옮겼을만도 한 데 고집스럽게 한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아담한 식당에는 40년 전통의 평양 냉면집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데, 그 간판 역시 내 걸린지 10년을 넘어섰다. 고집스러운 것은 식당 위치뿐이 아니다. 맛에 대한 자부심 역시 고집스럽다. 평양이 고향이었던 부친의 대를 이어 김종연씨가 가업을 이어 받았고 그의 나이 역시 칠순을 넘겼다. 최근에는 20년 넘게 주방을 지켜던 윤혜자씨가 전반적인 식당 운영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녀 역시 20대 때 처음 식당과 인연을 맺어 50대의 지긋한 나이가 됐다. 윤씨와 함께 중년의 여인 3인방이 평남면옥의 정감 있는 손맛을 만들어낸다. “서울 등 전국에 유명한 냉면집이 있다지만 글쎄, 규모는 몰라도 맛 하나 만큼은 자신있네요.” 동치미 국물로 육수를 내다 식당은 아담한 크기다. 쪽방에서 시작해 개업 이후 다섯 번이나 확장을 했다지만 식탁은 10개 남짓일 뿐이다. 평일 오후, 여유롭게 맛을 음미하며 냉면을 드시던 노인 내외는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 타고 식당을 찾아 왔단다. “매주 두 번은 꼭 냉면을 먹으러 동두천까지 오는데 다른 곳에서는 이 맛을 경험할 수가 없다”며 맛을 높게 평가한다.

윤혜자씨의 손맛이 깃들어 있는 냉면은 그날그날 반죽한 것을 삶아서 내놓는다. 메밀을 주원료로 만든 면은 깊고 고소한 맛을 낸다.
윤혜자씨의 손맛이 깃들어 있는 냉면은 그날그날 반죽한 것을 삶아서 내놓는다. 메밀을 주원료로 만든 면은 깊고 고소한 맛을 낸다.  ⓒ 서영진 (여행칼럼니스트)


수십 년 동안 단골들의 사랑을 받아 온 이 집의 트레이드 마크는 동치미 냉면이다. 여름이면 물 대신 동치미 국물을 먼저 내놓는다. 동치미 국물은 시지도 달지도 않은 담백한 맛이다. 이 동치미와 한우를 우려낸 국물을 섞어 냉면 육수를 만든다. 육수와 함께 냉면 맛을 좌우하는게 면이다. 면국수는 메밀과 전분가루를 7대3으로 섞어 쓴다. 메밀은 몇십년째 한 곳에서 받아쓰며 직접 반죽해 손맛을 더하고 있다. 북쪽 고향 맛을 그리워 하는 어른들은 물냉면을 선호하지만 젊은층에 인기 높은 것은 비빔냉면이다. 비빔냉면에 들어가는 양념은 미리 저장해 놓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그릇마다 별도의 양념을 해서 내놓는다.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은 각자의 맛들이 사라져버린다는 이유에서다. 오이 역시 생채를 썰어 넣는 것이 아니라 미리 절여둔 것을 냉면 위에 얹는다. 참기름과 궁함을 맞춘 양념장은 혀끝에서 맴돌며 메밀냉면의 맛을 한껏 끌어올린다. 정성과 손맛 깃든 별미 반찬 이 집의 또 하나의 별미는 겨자 채 무침이다. 돼지고기나 한우에 야채와 겨자를 섞은 채무침을 얹은 것으로 다른 식당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메뉴다. 채무침에 들어가는 야채들은 일일이 별도로 절여둔 것이다. 매콤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번져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묵은 김치에 싸 먹는 편육 역시 규격 돈을 써 육질이 쫄깃쫄깃하다.

평남면옥은 50년 넘는 맛을 자랑한다. ‘40년 전통’간판을 단 지도 10년이 넘었다. 대표메뉴인 동치미 물냉면과 편육. 묵은 김치, 무김치, 열무김치 등이 어우러진다.
평남면옥은 50년 넘는 맛을 자랑한다. ‘40년 전통’간판을 단 지도 10년이 넘었다. 대표메뉴인 동치미 물냉면과 편육. 묵은 김치, 무김치, 열무김치 등이 어우러진다.  ⓒ 서영진 (여행칼럼니스트)


식탁 위에 반찬도 특이하다. 무김치는 1년 동안 숙성시킨 것으로 담그는 방법이 독특하다. 김치를 담글 때 무와 함께 독에 넣었다가 별도로 썰어서 내놓는다. 발효된 김치의 맛이 무에 배어 있는데 이 무김치가 인기 만점이다. 무김치만 별도로 싸가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다. 열무김치, 배추, 무, 고춧가루 등 모두 국내산만 쓴다. 식당은 수십년 세월을 거치면서도 같은 맛을 고수한 까닭에 단골손님들의 애착이 높다. 이집 냉면을 좋아했던 부친 산소에 가져가겠다고 냉면을 싸가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다. 여기저기서 분점을 내겠다는 문의가 있지만 냉면 맛은 육수와 손맛이 중요하기에 고집스럽게 동두천 한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식당은 전통도 오래되고 정감도 가득하다. 면은 씹을수록 식당만큼이나 깊고 담백한 맛을 낸다. 동두천 평남면옥

  ⓒ 서영진 (여행칼럼니스트)


동두천 제일시장 골목길에 위치했다. 생연 2동 818번지. 오전 11시부터 9시까지 영업하며 쉬는 날은 없다. 주말은 붐비는 편이니 평일이용이 수월할 듯. 냉면은 많이 달라고 주문하면 넉넉하게 내어준다. 냉면 값 6000원은 10년째 같다. 돼지고기 편육 8000원, 소고기 편육 1만6000원, 돼지고기 겨자무침 1만5000원, 소고기 겨자무침 2만원. 포장도 가능하나 원거리 이동때는 면이 풀어져 추천하지 않는다. (031-865-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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