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국제다큐영화제의 DMZ square(왼쪽), 다큐 백일장을 진행중인 청소년들(오른쪽) ⓒ 김민영 기자
■ ‘평화의 늪’으로! DMZ 국제다큐영화제, 시작하다
지난 17일, 고양아름누리 아름극장에서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개막식이 진행되었다. 2009년부터 시작되어 2014년 제6회를 맞은 DMZ 국제다큐영화제 시작의 막이 열린 것이다.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주제는 ‘평화, 소통, 생명’이다. ‘DMZ(비무장지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남북한 협력과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행사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부터 시작해서 세계의 영화제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매년 독특하고 참신한 프로그램을 고안하여 영화제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DMZ 국제다큐영화제는 111편의 다큐멘터리 상영작을 중심으로 누구나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여러 활동들을 곁들였다. 파주시 임진각, 메가박스 킨텍스 내에서 진행되는 DMZ평화 자전거 행진, 시네마 콘서트, 특별 야외 상영 등이 그 예이다. 청소년을 위한 다큐 백일장, 500인 원탁회의 등의 행사도 있어서 청소년들은 영상을 보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영화제 집행위원들이 직접 준비한 DMZ포차도 DMZ 국제다큐영화제만의 이색행사이다. 영화제 기간 동안 진행되는 DMZ포차는 매일 밤 10시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리며 축제의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영화제를 충분히 즐긴 뒤에는 DMZ Square에서 자원봉사자의 퍼포먼스 등을 감상하고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기념품(에코백, 카드지갑 등등)을 구매할 수 있다.
알찬 행사들로 구성된 DMZ 국제다큐영화제. 영화도 보고, 행사도 참여하고, 마음껏 즐기고! 가히 ‘일석삼조’라는 말이 어울리는 경기도의 축제이다.
DMZ 국제다큐영화제는 오는 24일까지 진행된다. 입장권 가격은 일반상영, 시네마 콘서트 각각 5000원, 10,000원이며 고양 시민, 어린이 및 청소년, 군인, 장애인/국가유공자 등은 신분증 지참 시 할인이 가능하다. 편의를 위해 영화제 셔틀버스도 무료로 운행하고 있다. 사전 신청으로 모집한 후원회원에게는 후원회 전용 부스 이용, 기념품 증정 등의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 지루한 다큐멘터리 상영? NO! 다큐의 매력에 빠지다
“다큐멘터리니까 아무래도 지루할 것 같다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영상도 너무 좋았고, 많은 생각도 하게 되었죠. 벌써부터 내년에 어떤 영화가 나올지 기대되네요.(웃음)”
이일하 감독의 영화 ‘울보 권투부’를 보고 다큐멘터리에 대한 편견을 깼다는 임지현(27) 씨의 이야기이다.
‘DMZ영화티켓발권’ 창구의 줄이 쭉 늘어서 있고, 극장에서 퇴장하는 관객들의 얼굴 표정이 밝다. 지루하거나 인기가 없지 않을까 라는 우려가 민망할 정도로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운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다큐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 것일까?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상영 다큐멘터리에는 수많은 매력이 숨어있다. 먼저, 영상 속 인물의 대부분이 배우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배우의 연기가 아닌 사람들의 일상으로 그 속의 사회적 배경, 교훈 등을 이끌어내는 ‘다큐멘터리’. 따라서 관객들은 기존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끼며 영상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된다.
게다가 영화 상영 후 ‘관객상’을 위한 투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영화를 더 집중해서 보게 되고, 다양한 시각으로 영화를 평가하는 것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약 30분 정도의 감독과의 대화시간이 마련되어 있어 영상의 제작 동기 등등 직접 질문을 통해 감독과의 소통이 가능하다.
이는 모두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주최측과 감독들이 다큐멘터리의 깊이 있는 이해와 관객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준비한 작은 장치들이다. 결국, 이런 작은 요소와 배려들의 조화는 관객의 마음을 두드렸다. 그 작은 두드림이 마침내 큰 울림이 되어 다큐멘터리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있는 것.
안나 리스폴리 감독과의 대화 시간 ⓒ 김민영 기자
■ 소통으로 완성하는 DMZ 국제다큐영화제, 끝나는 그날까지!
“저는 이 영상을 촬영하였고, 여러분은 나름의 해석과 생각을 갖고 계실 것입니다. 그 둘이 합쳐질 때 하나의 진정한 ‘다큐멘터리’가 됩니다. 물론 둘의 해석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 영상의 정확한 해석도, 의미도 없는 것이지요. 당신이 생각하는 그 해석이 영상의 의미입니다.”
관객들과의 소통 시간. “영상의 의미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어렴풋이 섬광이’의 세 아티스트 중 한명인 안나 리스폴리 씨가 답했다. 관객들은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리스폴리 감독과 관객의 ‘소통’이 비로소 영상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주제 중 하나인 ‘소통’.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목표 중 하나도 역시 영화제 기간 동안 관객과 영상의 ‘소통’을 성사시키는 것이다.
영화제 현장에는 내년 영화제를 기약하는 관객들의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다큐멘터리’가 지루하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DMZ 국제다큐영화제로 한 걸음을 내딛어 보자. 당신의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 ‘소통, 평화, 생명’에 다가가는 새로운 세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