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카페’ 9호점이 자리한 의왕시여성회관 전경. ⓒ 양연주 기자
춘추전국시대가 아닌 ‘카페전국시대’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카페(Cafe)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특별하고도 이색적인 카페가 문을 열었다.
지난 18일 경기도 의왕시여성회관에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성제 의왕시장, 안재근 삼성전자 부사장, 변용찬 한국장애인개발원장, 장애청년 바리스타와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나는 카페’ 개점식이 열렸다.
‘나는 카페’ 9호점의 내부 인테리어. ⓒ 양연주 기자
‘나는 카페’는 독립된 자아 발견과 사회구성원으로서 정체성 확립 및 자부심 고취를 의미하는 ‘나는(I am)’이라는 뜻과 동시에 꿈을 향해 도약하고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비상하는 ‘나는(=Fly)’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나는 카페’는 장애청년 바리스타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커피전문점이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행복한 공간인 것이다.
2012년 KRA한국마사회는 청년실업과 장애인 지원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단법인 장애청년 꿈을 잡고(Job Go)’를 출범했다. 이곳에서 장애청년 바리스타를 양성해 경기도 내 공공기관에 개설한 커피전문점에 취업시키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회적기업 ‘나는 카페’는 안산·의정부·구리·한국마사회 본점과 승마훈련원·고양·시흥·수원에 이어 이번 의왕시여성회관점이 9호점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장애청년 바리스타 인증식에서 바리스타에게 모자를 씌워주고 있다. ⓒ 양연주 기자
개점식 행사는 축사와 삼성전자의 기부금 전달식, 바리스타 인증식, 경기도와 장애인개발원의 시범사업 업무협약체결, 테이프 커팅 순으로 치러졌다.
특히 개점식 전날 상표등록을 하게 되면서 ‘나는 카페’는 장애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자체적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경기도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양연주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축사에서 “사회사업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장애청소년 부모님들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으나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발달장애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을 더욱 많이 만들기 위해 도차원에서 돕겠다”고 말했다.
일일 바리스타로 나선 남 지사가 장애청년들과 함께 커피를 만든 뒤 손님에게 제공하고 있다. ⓒ 양연주 기자
장애인들에게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이 있다. 단순히 먹고 사는 생존의 의미를 넘어 경제활동을 통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참여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기준으로 국내 등록 장애인은 250만 명으로 인구의 5% 정도이다. 그 중 15세 이상 등록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8.3%, 고용률은 36%로 같은 기간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62.3%, 고용률은 60.4%인 것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이다.
1991년부터는 장애인고용의무제도를 시행하며 국가, 지자체, 민간 사업자에게 일정 비율의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장애인의 낮은 취업률과 상대적으로 높은 빈곤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경기도가 장애인의 취업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제는 ‘장애인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 ‘장애인은 일반인처럼 일하기 힘들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장애인이 일반인처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고 단순 취업뿐만 아니라 각자의 재능과 능력에 맞춘 안정된 직장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