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보다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에 따라 국가나 지자체, 50인 이상 민간 기업은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하는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도입됐다. 하지만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상위 30대 기업 중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준수하고 있는 기업은 단 9개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지키지 않을 경우 부담금을 내야 하지만 기업들은 장애인 고용보다 부담금을 선택하는 편이다. 비장애인보다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에서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내 현실에서 장애인은 취업의 어려움 때문에 생계를 위협 받고 때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의왕시여성회관에서 ‘나는 카페’ 9호점 개점식이 열렸다. ⓒ 이승주 기자
경기도와 의왕시는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주도형 장애인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18일 의왕시여성회관에서 ‘나는 카페 9호점’ 개점식을 가졌다. ‘나는 카페 9호점’은 장애인 중에서도 가장 취업이 힘들다는 발달장애청년들이 바리스타로 일하는 커피전문점이다.
이날 개점식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성제 의왕시장, 변용찬 한국장애인개발원장, 안재근 삼성전자 부사장 등 15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발달장애청년들이 바리스타 인증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승주 기자
개점행사는 발달장애인 난타공연을 시작으로 ‘나는 카페’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물 상영,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나는 카페’는 2012년 3월 12일 경기도와 한국마사회가 장애청년 일자리를 위해 협력을 약속한 이래 안산1호점, 의정부시청점, 구리점 등 총 9개의 점포를 열었다. 또한 2015년까지 3개를 추가 설립해 장애청년 100여명을 취업시킬 예정이다.
장애청년꿈을잡고의 조동욱 대표는 “발달장애인이 자신의 카페를 갖는 것이 내 꿈이다. 이들이 사장, 주인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 이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은 장애청년과 ‘나는 카페’ 확장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남 지사가 커피를 직접 만들어보고 있다. ⓒ 이승주 기자
개점식에서는 안재근 삼성전자 부사장의 기부금 전달식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나는 카페’ 설립을 위해 5천만원을 기탁하며 기업의 사회공헌 책임에 앞장섰다.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에 성공한 장애청년들을 정식 바리스타로 인정하는 인증식도 열렸다.
이날 행사는 비장애인보다 서툴고 느리지만 장애인 역시 자신만의 꿈이 있고 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점을 깨닫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지울 수 있었던 자리였다.
기업들 또한 장애인을 이윤 추구에 방해가 되는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따가운 시선, 사회적 편견을 깨고 앞으로 훨훨 날아갈 ‘나는 카페’ 바리스타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