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박진감 넘치는 액션 영화나 달달한 드라마보다는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는 편이에요. 마침 영화제를 한다고 해서 개막식부터 보자고 퇴근하자마자 달려왔어요.”
17일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린 DMZ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을 찾은 김민지(26·경기도 김포시)씨는 연신 셔터를 누르며 개막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개막식이 열린 고양아람누리. ⓒ 신형준 기자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올해로 6회를 맞이하는 국제 행사로, 다큐멘터리를 주제로 한 영화제 중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조직위원장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집행위원장은 배우 조재현이 맡았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조직위원장을 맡은 첫 해이니만큼 최선을 다해서 다큐멘터리 영화제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남경필 조직위원장과 영화제 관계자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신형준 기자
이번 영화제에서는 ‘평화, 생명, 소통’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표방한 전 세계 30개국 661편의 출품작 중 111편(해외작 78편, 국내작 33편)이 17일부터 24일까지 8일 간 고양아람누리, 메가박스 킨텍스 등에서 상영됐다.
이 날 오후 7시에 열린 개막식에는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찾아 자리를 빛냈다. 집행위원장인 배우 조재현과 영화제 홍보대사인 배우 안재모, 고나은을 비롯해 김기덕 감독과 배우 김재원 등이 자리해 식전에 포토타임을 가졌다.
남경필 조직위원장이 영화제의 개막을 선포하고 있다. ⓒ 신형준 기자
내빈, 홍보대사, 심사위원 소개, 가수 강산에의 축하 공연에 이어 남 위원장의 영화제 개막 선포가 뒤따랐다. 이 날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일본 내 조선학교에서 재일동포들이 겪는 차별과 극복을 그린 이일하 감독의 <울보 권투부>로, 영화제를 주관하는 DMZ Docs에서 제작 지원한 9개의 작품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고 있는 가수 강산에의 축하공연. ⓒ 신형준 기자
작년부터 영화제를 찾았다는 김현희(25·경기도 남양주시)씨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다큐멘터리였다며 개막작에 대한 만족을 드러냈다. 그는 “이처럼 고요한 일상에 ‘화두’를 던져주기 때문에 다큐멘터리를 간간이 본다”며 “영화제 기간 동안 짬을 내서 다시 한 번 고양시를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울보 권투부>를 제작한 이일하 감독은 “헝그리 스포츠인 권투를 매개로 재일동포와 그들에 대한 역사의 차별을 그려보고 싶었다”며 제작 동기를 밝혔다.
오프닝 공연에 이은 영화제 심사위원 소개. ⓒ 신형준 기자
가족과 함께 개막식을 찾은 김민식(53·경기도 성남시)씨는 “방송국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촬영감독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다큐멘터리의 매력을 알려주고 싶어서 가족과 함께 영화제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지난 영화제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학생들이 관람객 자격으로 이번 영화제에 참여하기도 했다. 작년에 열린 제5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김지민(24·경기도 고양시)씨는 “마음 편히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어서 이번에는 자원봉사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흥미를 끄는 작품을 며칠에 걸쳐 모두 볼 생각”이라며 동그라미가 빽빽하게 그려져 있는 팸플릿을 내보였다.
한편 이번 영화제는 사단법인으로 독립해 새 출발을 시작한 후 처음 열린 행사로 의미를 더했으며 앞으로의 성장세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내년 이맘때에는 미리 계획해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솔직담백한 다큐멘터리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