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건축물? 중소기업 사옥의 아름다운 변신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마치 미래를 다룬 영화 속에 등장할 법한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 회색 톤의 크고 작은 블록이 불규칙적으로 쌓여 기하학적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CG 같기도 하죠?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레고블록을 쌓아 올려도 이런 비주얼이 나올까 싶은데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이 건물은 화성시 반월동에 위치한 ‘폴라리온 스퀘어’입니다.
지난 2011년 9월 연면적 6675㎡에 지상 8층, 지하 1층 규모로 완공된 폴라리온 스퀘어는 특수조명을 생산하는 기업 (주)폴라리온의 사옥으로 현재 두 개동 중 한 동은 협력업체가 입주해 있다고 하네요.
미래에서 온 건축물? 중소기업 사옥의 아름다운 변신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폴라리온 스퀘어는 기괴한 구조 외에도 건물 전체가 노출 콘크리트로 이뤄져 있는 것이 인상적인데요. 보통 우리가 접하는 건축물의 외벽이 벽돌이나 타일, 유리, 페인트 등으로 마감 처리 돼 있는 것과 달리 콘크리트를 그대로 드러나게 시공한 겁니다.
최근 많은 사옥이 외벽을 유리로 마감한 것과 비교해 보면 매우 파격적인 설계죠.
어떻게 이 같은 형태의 건축물이 탄생하게 됐을까요. 놀랍게도 폴라리온 스퀘어는 건축주인 (주)폴라리온의 정형원 대표 머릿속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는데요. 정 대표는 세계적인 노출 콘크리트 건축의 대가 안도 다다오 작품에 감명을 받아 현재의 사옥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미래에서 온 건축물? 중소기업 사옥의 아름다운 변신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현대 건축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 받고 있는 일본의 안도 다다오는 1995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그는 콘크리트 건물에 빛과 물, 바람 등 자연적인 요소를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담아낸 것으로 유명한데요.
대표작으로 노출 콘크리트가 돋보이는 ‘빛의 교회’, ‘오사카 부립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 ‘포트워스 현대 미술관’, ‘토큐토요코센 시부야 역 지하 역사’ 등이 꼽힙니다.
미래에서 온 건축물? 중소기업 사옥의 아름다운 변신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그래서 일까. 건축 좀 안다는 사람들은 폴라리온 스퀘어를 보고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거나 그의 도움을 받은 건축물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데요. 하지만 순수하게 우리나라 기술력만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사실!
삼정환경건축이 설계하고 세한건설이 시공한 이 건물은 끊임없는 연구 끝에 지금까지 국내에서 시도되지 않은 공법이 적용됐다고 합니다. 그 결과 경기도건축문화상 대상(2012년)을 비롯 건축 관련 각종 상을 휩쓸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미래에서 온 건축물? 중소기업 사옥의 아름다운 변신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경기도건축문화상 대상을 받을 당시 심사위원장의 평을 보면 폴라리온 스퀘어가 더욱 빛나 보입니다.
“건축물의 형태 및 외부 공간이 주변 공원까지 도시 안에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냈다. 환경 및 에너지 절약 부분에서 돋보이는 설계와 건축가와 건축주의 유기적 소통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실제 건축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많은 고민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미래에서 온 건축물? 중소기업 사옥의 아름다운 변신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우선, 건물 가운데 부분이 뚫려 있는 게 이채롭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두 건물의 가운데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이 공간은 뒤쪽에 있는 공원을 시야에서 가리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라고 하네요.
만약 중앙의 개방된 공간이 없었다면 반대쪽에서 공원 전경을 전혀 감상할 수 없었겠죠.
미래에서 온 건축물? 중소기업 사옥의 아름다운 변신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폴라리온 스퀘어는 또 A동과 B동이 서로 다른 형태를 보인다는 게 재밌는데요. A동은 올라갈수록 면적이 넓어지는 반면, B동은 그 반대입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건, 크기가 서로 다른 블록을 순서와 상관없이 제멋대로 쌓은 것 같은 모습이죠. 당연히 사무실의 크기와 형태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헷갈릴 정도로 층마다 같은 비주얼을 하고 있는 일반 건물과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미래에서 온 건축물? 중소기업 사옥의 아름다운 변신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건물 꼭대기에는 커다란 지붕이 달려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 구조물은 두 동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북두칠성과 북극성 모양으로 뚫려 있는 부분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북극성이 새겨진 건 회사 이름이자 건물 이름인 폴라리온과 관련돼 있는데요. 폴라리온은 북극성을 뜻하는 폴라리스(Polaris)와 조명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인 제논(Xenon)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북극성처럼 조명 분야에서 빛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네요.
미래에서 온 건축물? 중소기업 사옥의 아름다운 변신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이제 건물 내부로 들어가 볼까요.
내부 역시 외관 못지않게 미래 지향적인데요. 콘크리트 외벽에 노란색 조명이 비춰진 복도는 마치 SF 혹은 첩보영화 속에 등장하는 장소 같습니다. 비밀조직이 은밀하게 활동하는 그런 곳이랄까요.
미래에서 온 건축물? 중소기업 사옥의 아름다운 변신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이곳 역시 그런 분위기가 물씬 풍기죠?
그런데, 놀랍게도 여긴 협력업체가 입주한 B동 1층의 관리사무소입니다. 커다란 창에 새겨진 이 무늬는 건물 밖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네요. 자세히 보면 두 개 동이 마주보고 있는 그림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관리사무소의 비주얼도 뭔가 다른 폴라리온 스퀘어인데요. 북극성이 새겨진 천장과 함께 두 동을 연결하는 장소인 지하주차장으로 향하면 놀라운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출처/달콤한 나의 도시, 경기도]
[글. 사진: 달콤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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