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콘텐츠코리아랩 조형물과 카카오 회사의 캐릭터들, 그리고 창작자의 서재가 마련돼 있다. ⓒ 허필은 기자
지난 29일 판교에서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판교테크노밸리 공공지원센터에서 열린 경기콘텐츠코리아랩 개소식이 바로 그것. 경기도와 성남시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과 성남산업진흥재단이 주관한 이날 행사는 창작자들을 위한 책 기증부터 시작하여 응원 메시지 낙서, 인디밴드 ‘감성주의’의 공연 등 시종일관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창의와 창조라는 단어에 알맞게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재명 성남시장 등 정부와 경기도의 대표와 함께 이석우 카카오 대표와 이재성 NC소프트문화재단 전무 등 IT 업계 관련 전문가들 또한 자리했다. 학계에서는 정란 단국대학교 부총장과 이남식 계원예술대학교 총장 등이 참석했으며 김남수 경기창작센터 작가, 곽홍찬 경기도 무형문화재 39호 금속조각장 등 예술인들도 모습을 보였다.
행사는 ‘대도서관’이라는 닉네임으로 유튜브 게임방송, 아프리카TV에서 활동 중인 나동현 BJ의 사회로 진행됐다. 창의력 진흥에 효과적인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 참석자들은 캐주얼한 복장으로 다과를 즐기는 등 개방형 스탠딩 행사를 자유롭게 즐기는 모습이었다.
창의적인 사람들 모두 모여라
아이디어 상상고래가 그려진 창에 창작자 응원 메시지를 남기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 허필은 기자
콘텐츠코리아랩은 정부 최우선 과제인 창조경제의 실현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콘텐츠 기반 창작자 지원 공간 및 프로그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 지자체 공모를 통해 랩을 구축하고 있는데 지난 2월 경기도가 지자체 최초로 콘텐츠코리아랩을 유치하면서 경기콘텐츠코리아랩이 판교에 자리 잡았다.
경기콘텐츠코리아랩은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이어지는 콘텐츠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창조적인 창업 문화 확산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발화를 촉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콘텐츠코리아랩은 숨어 있는 창의적 인력을 발굴하고 창작 활동을 촉진하는 등 창조적인 창업 문화 확산을 위해 창작자들에게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제공하는 중이다.
창작자들은 아이디어 공유 및 협업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3D 프린터, 스튜디오 장비 등 최신식의 장비를 지원받는다. 특히 강연과 강좌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여우별’, 창작자들 간 네트워킹을 위한 공간인 ‘별똥별’과 협업을 위한 ‘새벽별’, 창작 스튜디오인 ‘고래별’, 마지막으로 회의를 할 수 있는 ‘샛별’ 등 창작을 위한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 창작자들의 창의력은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더불어 경기콘텐츠코리아랩은 창작, 교류, 실험을 통한 특화 맞춤형 멘토링까지 지원해 창작자들의 아이디어는 고스란히 창업까지 이어진다.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
태풍을 만나 하늘을 나는 돼지를 언급하며 환영사를 전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 허필은 기자
남 지사는 환영사에서 중국 모바일 회사 샤오미를 창업한 레이쥔의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입을 열었다. 그는 “카카오로 대표되는 아이티 태풍이 휘몰아치는 중이고 과거에는 불가능한 것들이 이제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하며 현재 한국과 세계의 문화 정세에 주목했다.
“나 또한 집에서 카카오뮤직을 통해 친구들의 앨범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받고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한 남 지사는 “플랫폼과 콘텐츠가 만나는 경기콘텐츠코리아랩은 이러한 공유 경제 모델에 들어맞는 창조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경제 모델인 공유 경제 모델에 부합하는 경기콘텐츠코리아랩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작을 경기도가 연다는 입장이다.
김 차관 또한 경기콘텐츠코리아랩에 대해 “콘텐츠가 풍부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창의성과 상상력에 토대를 두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하며 경기콘텐츠코리아랩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통섭의 시대 속에서 날 준비를 하는 ‘아이디어 상상고래’
경기콘텐츠코리아랩 개소를 축하하기 위해 자리한 참석자들. ⓒ 허필은 기자
현대 사회는 통섭, 공유, 협업이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이 1998년 통섭(consilience)의 시대를 주창한 이래로 학계에서는 학제적인 연구가 유행하게 됐고 이러한 현상은 사회 전반으로 확대돼 공유와 협업 능력이 중요한 소양으로 여겨진다.
통섭의 시대 속에서 경기콘텐츠코리아랩에 모인 창작자들은 모두 공유와 협업을 위한 항해를 하고 있다. 경기콘텐츠코리아랩의 캐릭터인 ‘아이디어 상상고래’처럼 아이디어 세계를 항해하는 것이다. 해외의 유튜브스페이스, 라운드하우스, MIT 미디어랩을 통해 외국의 창작자들이 활발하게 자신의 창의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시대에 한국의 상상고래들은 이제 막 헤엄을 치고 있을 뿐이다.
통섭과 공유, 협업이라는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는 시기에 태풍을 만난 고래들은 이제 항해에서 벗어나 날 준비를 해야 한다. 돼지를 날게 한 태풍, 이제는 아이디어 상상고래들을 날게 할 차례인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콘텐츠코리아랩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급수 생각 안에서 헤엄치는 아이디어 상상고래들이 태풍을 타고 하늘로 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