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음터공원 ⓒ 김상근 기자
가파른 산행 코스가 힘겨웠다면, 이번엔 걷기 수월한 평탄한 코스를 소개한다. 자연이 맞닿아 있는 오나리길은 생태하천인 오산천과 맑음터공원으로 이어진다. 오산천과 함께 오산의 자랑으로 꼽히는 맑음터공원은 오산 시내 문화와 소통의 장이다.
아이들과 가벼이 걷기 좋은 제8길 오나리길
오산 세교지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시작하는 오나리길은 다른 삼남길 구간에 비해 비교적 평탄하다. 아이들과 함께 가벼이 걷기에 좋을뿐더러, 코스는 짧지만 중간중간 사찰과 고인돌, 생태하천과 공원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갖춰져 있다. 구간 초반에 맞닥뜨리는 고인돌공원은 고인돌 외에도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공원 뒤로 아파트가 보이고 중간중간 실개천이 흐른다. 시민들의 자전거 산책로로도 이용되며 가을에는 곳곳에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름답다. 조금 더 걷다 보면 산길로 이어진다. 그 중간에 2006년 문을 연 물향기수목원이 위치한다. 약 10만 평 부지의 물향기수목원에는 1600여 종, 42만500여 본의 식물이 전시되어 있다.
수목원을 지나 오산의 명물 궐리사에 다다르면, 입구에는 공자의 후손 공서린이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자태를 뽐낸다. 270년에 심었으니 무려 1700년이 훌쩍 넘은 셈인데, 과거 공서린이 이 나무에 북을 걸고 두드려 제자들의 학업을 독려했다. 공서린이 죽은 뒤 정조가 멀리서 이 은행나무를 바라보자 새들이 슬피 울며 은행나무 곁으로 모여들었는데, 이를 괴이하게 여긴 임금이 가까이 가서 보니 죽은 은행나무에서 새싹이 돋아났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하마터면 그렇고 그런 터로 남았을 이곳은 유교 진흥을 중요시 한 조선 정조에 의해 궐리사가 설립되며 현재까지 보존되게 되었다.
공자의 영정을 모신 궐리사
궐리사 ⓒ 김상근 기자
1792년 정조 때 세워진 궐리사는 우리나라 유일의 관립 사당이다. 공자의 영정을 모신 사당으로 ‘궐리’는 공자의 고향 지명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진다. 궐리사는 조선 중종 때 문신이자 공자 64 대손인 공서린이 낙향해 서재를 세우고 후학들에게 강의를 했던 곳이다. 당초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소 유교 진흥에 관심이 많았던 정조가 우연히 이 이야기를 듣고 이곳에 궐리사를 세웠다. 사당 안쪽에는 1993년 중국에서 공수해왔다는 공자상을 중심으로 4제자 상이 있다. 특히 가을이 되면 공서린이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장관을 이룬다.
청동기시대 지배층의 무덤 고인돌공원
고인돌공원 ⓒ 김상근 기자
금암동 일대 야트막한 구릉지대와 논에 총 9기의 바둑판식 고인돌이 분포한다. 덮개돌은 땅 위에 드러나 있지만 하부구조는 흙속에 묻혀 있어 자세하게 알 수 없다. 고인돌 가운데 규모가 큰 것은 덮개돌의 길이가 6m 정도이다. 금암동 지석묘군 일대에 조성된 고인돌공원은 잘 조성된 산책로와 게이트볼장, 농구장 등을 갖춘 전통과 자연중심의 공원으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생태와 문화의 장 오산천
오산천 ⓒ 김상근 기자
최근 새로이 정비에 들어간 오산천은 오산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문화의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산시는 오산천과 궐동천, 가장천 지류천을 생태계가 살아 있는 하천으로 복원하겠다는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결과 오산천은 스토리와 볼거리가 있는 소통과 문화의 장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에코리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오산천과 시내 전경도 아름답다. 오나리길의 종착지인 맑음터공원으로 가기 직전, 긴 징검다리가 놓여 있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맑음터공원
맑음터공원 ⓒ 김상근 기자
오산천과 함께 오산의 자랑거리로 꼽히는 맑음터공원은 2009년 개장한 생태공원이다. 오산천을 중심으로 조성된 공원은 무려 8만2269㎡ 규모를 자랑한다. 근처에는 지상 4층짜리 생태학습체험관 ‘에코리움’이 위치해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인기가 좋다. 나비정원에서는 나비알과 애벌레, 번데기 등을 관찰할 수 있고, 2층에서는 병아리, 토끼, 암탉등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오산천의 어류를 관찰할 수 있는 수족관, 곤충관 등이 있다
오나리길 따라 걷는 길
세교지구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시작하는 오나리길은 일곱 번째 삼남길인 독산성길에 비해 한결 수월한 코스다. 초반의 포장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산길로 들어서 궐리사에 당도한다. 공자를 모신 사당인 궐리사는 우리나라 유일의 관립 사당. 사당을 뒤로한 채 도심지를 지나면 오산천길을 만날 수 있다. 오산 시민들의 산책로인 오산천과 징검다리를 지나면 평택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맑음터공원에 도착한다.
오나리길, 어떻게 가나요?
오나리길 ⓒ G-Life 편집팀
교통 안내
(오나리길의 종착지인) 맑음터공원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걸으면 지하철 1호선 오산역이나 오산시외버스 터미널로 갈 수 있다.
문의
삼남길 공식 홈페이지(www.koreatrail.org), ㈔아름다운도보여행(070-8269-6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