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학 매송농협농기계센터장
“농기계 배우려는 학생이 없어 고민”
정재학(40) 매송농협농기계센터장 ⓒ 김상근 기자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농업기계정비 분야 금메달 2연패를 목표로 열심히 훈련 중입니다. 연속해서 금메달을 따는 것은 정말 어렵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져봅니다.” 정재학 매송농협농기계센터장이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는 경기도 대표선수이자 제자 겸 후배인 수원농생명과학고 2~3학년 학생들을 마음으로 응원하는 목소리다. 그의 제자인 수원농생고 안정현(3학년) 학생이 지난해 강원도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농업기계정비 분야 금메달을 땄기에 은연중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 정재학(40) 센터장은 “하지만 2년 연속 금메달은 쉽지가 않다”며 “우승을 하면 경쟁자인 다른 시·도 선수와 지도자들이 타깃으로 잡고 집중 연구, 노력하기 때문이다”라고 속내를 말했다. 정 센터장은 2008년 43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농기계정비 분야에서 일반인으로 참가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이후 2010년부터 경기도와 전국대회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수원농고 농기계과를 졸업한 이후 20년간 한 우물만 파온 정 센터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농업기계정비 분야의 베테랑 숙련기술인이다. 비록 고교 재학 시절에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그 대신 영농학생전진대회(FFK)에서 금상을 차지한 실력파이다. FFK는 농업계열 고교의 연중 가장 큰 행사로 중요한 기능대회이다. 정재학 센터장은 “일반인은 기능 쪽으로 뛰어나 오히려 대회에 출전해 입상하기 쉽다. 대회 출전 선수 중 학생이 30명이면 일반인은 5명 된다”며 “다만 직장인은 학생들과 달리 시간적으로 어렵다. 농번기에 대회가 열리는 데다 사무실에서 배려해주지 않으면 어렵다”고 대회 출전의 난제를 토로했다.
정재학(40) 매송농협농기계센터장 ⓒ 김상근 기자
“예전에는 경운기를 다뤘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지고 보행 관리기를 사용해 격세지감을 느낀다. 트랙터·콤바인·이앙기등 최신 농기계가 전자·유압식이라 일반 수요자들이 수리하기 힘들다.”
농기계도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종류만 해도 100종이 넘는다. 그래서 정 센터장은 신제품에 대한 정비 기술 습득에도 만전을 기한다. 지금은 경운기를 사용하지 않아 명맥만 유지하는데도 그 유지비용이 600만원에 달한다. 정재학 센터장은 “예전에는 경운기를 다뤘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지고 보행 관리기를 사용해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트랙터·콤바인·이앙기 등 최신 농기계가 전자·유압식이라 일반 수요자들이 수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직장 근무가 끝나면 산학 취업담당관으로 방과후 교육을 위해 거의 매일 모교로 달려간다. 20여 년 전에 매송에서 수원으로 버스를 타고 통학했듯이 지금은 승용차로 통학을 한다. 그만큼 후배들 사랑이 극진하다. 그가 다닌 수원농생고 농기계과가 사라지고 코스제로 뽑다가 5년 만인 지난해부터 산업기계과로 다시 자리 잡았다. 정 센터장이 노력한 결과 올해 졸업 예정자 5명의 취업이 확정됐다. 정 센터장은 “농기계를 배우는 학생이 없는 데다 학교 교육이 깊지 않아 취업이 어렵다. 자동차, 용접 등 분야는 삼성이 스카웃하는 반면 우리 분야는 기능대회 입상자조차 스카웃이 안 된다”며 취업의 어려움을 고백했다. 정재학 센터장은 그래도 조심스럽게 경기도의 대회 3연패를 점치고, 자신의 제자에게도 좋은 성적이 따르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기능대회 입상자의 금·은·동메달은 1점 차로 색깔이 구별될 만큼 큰 차이가 없다”며 “그래도 누가 더 많이 연습했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난다. 올해부터 점수를 공개해 심사위원의 부담감도 가중된다”고 귀띔했다.
최인호 뺑오르방 대표
“특성화고 졸업생, 군대로 경력단절 아쉬워”
“모 특성화고 교장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자기적성에 맞아 졸업 후 취업할 아이들이 들어와야 하는데 성적으로만 선별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하더군요.”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 최인호(49) 뺑오르방 대표가 특성화고의 현실을 빗대 한 말이다. 26년째 빵을 구워온 최인호 대표는 2008년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일반인으로 참가해 제과제빵 2위를 차지했다. 2006년 용인시에 빵집 ‘뺑오르방’을 차린 후 차지한 쾌거로 많은 제과제빵 기능인들에 회자됐다. 최 대표는 2010~2012년 지방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최인호 대표는 “군 제대 후 평생직장 선택을 고민하던 중 저에게 제과제빵이 잘 맞고 재미있어 한국제과고등기술학교에 들어가면서 인연이 시작됐다”며 “1989년 기능사 시험을 본 후 서울에서 빵집을 운영해 잘됐는데 점포 주인의 횡포로 쫓겨나 경기도로 내려왔다”고 용인시와의 인연을 말했다.
최인호(49) 뺑오르방 대표 ⓒ 김상근 기자
최 대표는 나이 들어 그간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2008년 경기도 대표 선발전 1위로 전국대회에 출전해 숙련기술인으로서의 영광을 안았다. 경동대학교 조리외식과와 경희대대학원을 졸업한 그로서는 그야말로 대기만성의 표본을 선보인 셈이다. 게다가 주니어만 출전하는 국제기능올림픽에 나갈 수 없어 2005년 꾸쁘드 몽(프랑스 리용 세계제과 월드컵) 대회에 출전해 초콜릿 부문 2위를 수상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사실 그가 제과월드컵에 출전한 이유는 아들 최찬욱(중3) 군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채점과 테스트를 한 것. 최 대표는 “미시령의 초당두부 집을 갔더니 4대째 대물림으로 갓난아기 손자 사진을 붙여놓았더라”며 “외아들에게 슬쩍 떠봤더니 관심을 가져 조리 특성화고에 보낼 작정이다. 물론 한국 대표로 국제기능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면 더없이 좋겠지만…”이라고 웃어 보였다. 뺑오르방은 용인에 4개의 직영점을 가진 명품 유기농 핸드메이드 제빵 브랜드로 유명 대기업 제빵업체를 제치고 지역주민에 친숙하게 ‘건강한 먹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최인호(49) 뺑오르방 대표 ⓒ 김상근 기자
“미시령의 초당두부 집을 갔더니 4대째 대물림으로 갓난아기 손자 사진을 붙여놓았더라. 외아들에게 슬쩍 떠봤더니 관심을 가져 조리 특성화고에 보낼 작정이다. 물론 한국 대표로 국제기능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면 더없이 좋겠지만….”
최 대표는 이런 비결에 대해 “대기업은 기계로 대량 배합해 냉동한 빵을 굽는 반면 우리는 오랫동안 저온 냉장으로 발효시켜 깊은 맛이 난다”며 “인건비 지출이 많아 높은 퀄리티와 서비스는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인호 대표는 바쁜 시간을 쪼개 연암대, 수원여대, 청강문화산업대 등 대학에도 출강해 후학들을 키운다. 지난 3월 벤처기업과 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제조업 인가를 받고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이 과정에서 부딪친 각종 규제 혁파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최인호 대표는 이에 대해 “특성화고 졸업생들을 많이 채용하는데 열심히 일하다가 군대에 가야 해 경력단절이 되는 것이 아쉽다”며 “대학 특례 기업으로 신청할 수 없는 점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1998년 일본 유학 중 만난 아내가 독특한 프로방스풍의 4개 매장을 관리하고 최 대표는 오로지 제품 생산에만 몰두한다. 최 대표는 내년에 대한민국 명장 신청을 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제과기능장인 뺑오르방 최인호 대표는 관내 저소득층가정, 미혼모시설 등에 매월 갓 구운 빵을 제공해 나눔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