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의 분위기를 고조시킨 식전 행사.](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22850804542332.jpg)
대회의 분위기를 고조시킨 식전 행사. ⓒ 유재민 기자
지난 9일 경기도 여성비전센터에서 ‘2014 전국 다문화가정 말하기대회’가 열렸다.
대회 시작에 앞서 마술, 비누방울, 풍선쇼와 같은 부대행사가 진행돼 참가자들의 흥을 돋웠다. 한국도예고등학교가 마련한 도자기 체험행사도 인기를 끌었다. 참가자들이 컵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색을 입히면 도자기를 구워 집으로 보내주는 체험행사였다.
식전 부대행사로 행사의 활기를 더한 가운데 대회 참가자들의 국기가 펄럭이는 오프닝 공연이 이어졌다. 이 공연은 다문화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로, 이날 행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연이기도 했다.
이어 김광철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장이 다문화가정의 행복한 정착을 지원하는 이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축사를 시작했다. 그는 국내 거주 외국인 160만 명 중 25만 명을 차지하는 다문화가정의 보편성을 설명하면서 “이제 한국은 더 이상 단일민족이라는 틀을 버리고 다문화민족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여야한다”며 “이번 대회가 대한민국의 다문화가정을 받아들이는 단초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을죽 경기도 여성가족국장도 “다문화가정 말하기대회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 언어 모두를 배우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글로벌 리더로써 대한민국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밝혔다.
![‘2014 전국 다문화가정 말하기대회’ 참가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현수막.](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22850802559966.jpg)
‘2014 전국 다문화가정 말하기대회’ 참가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현수막. ⓒ 유재민 기자
대회는 이중언어 말하기대회와 한국어 말하기대회, 두 파트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각각 7명의 참가자가 본인의 역량을 마음껏 뽐냈다. 먼저 이중언어 말하기대회에는 박가영, 유은정, 이소현, 이송광, 황영연, 임하늘, 이수연 학생이 참가하였다. 이들은 한국어로 발표를 하고 이어서 중국어, 일본어, 헝가리어 등 다른 국적을 가진 부모님의 언어로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황영연(경기도 화성시) 학생은 ‘용용짱’이라는 제목의 발표했는데,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본인의 이름과 발음에 얽힌 이야기를 토대로 자신감 있게 연설했다. 황영연 학생은 발표 직후 “많이 연습을 하지 못했고, 생각보다 빠르게 말한 것 같아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중언어 중 어떤 언어가 더 편하냐는 질문에는 “집에서 어머니는 일본어로 이야기하고 나는 한국어로 대답하기 때문에 일본어가 발표하기에 더 편했다”고 밝혔다.
한국어 말하기대회에서는 베트남, 네팔, 필리핀, 캄보디아 등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인보다 더 유창하게 말하기 실력을 뽐냈다. 특히 장려상을 수상한 펜부티(경기도 의왕시) 씨는 ‘나에 대해서’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그리워 국제전화를 과하게 쓰다 보니 전화요금만 자그마치 200만원이 나왔던 이야기를 전하며 향수, 남편과의 이야기 등 소소한 에피소드를 위트 있게 풀어냈다.
몽골에서 온 바트델게르 벗드갈(서울 광진구) 씨는 ‘재미난 한국문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한국의 말하기 중 반어법과 존댓말이 문화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민 여성에게는 문화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도 힘들고, 문화 차이를 설득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본인이 타 문화를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2014 전국 다문화가정 말하기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22850806116850.jpg)
‘2014 전국 다문화가정 말하기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유재민 기자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 가운데서 태어난 다문화 2세들은 한국어와 부모의 모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 이중언어는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특별한 경쟁력이다. 앞으로는 이들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보다는 이들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응원의 박수를 쳐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