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이글팀이 하늘 위에 태극문양을 그리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52931945234196.jpg)
블랙이글팀이 하늘 위에 태극문양을 그리고 있다. ⓒ 유현아 기자
하늘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어렸을 적 하늘에 길게 늘어진 흰 구름 같은 줄을 보면서 “엄마, 저게 뭐야?”라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엄마는 “음, 방금 비행기가 지나갔나보다. 비행기가 그림 그리고 갔네”라고 대답해주셨다. 이후로 그 흰 줄이 비행기의 흔적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곤 생각했다. 비행기가 하늘 위에 일직선만 그리지 말고 예쁜 그림도 그려줬으면 좋겠다고.
지난 9일 ‘공군과 함께하는 2014 경기항공전’에서 어린 시절 막연히 품었던 생각이 실현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하얀 도화지가 아닌 푸른 하늘 위에 비행기들이 멋진 그림을 그려내고 채색까지 하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경기항공전은 이미 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기안산항공전은 5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유치한 바 있다. 수많은 명성과 기록을 쌓은 경기항공전이 올해 수원 공군기지로 행사 장소를 옮기면서 개최 전부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불러 모았다.
![경기항공전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52931943251830.jpg)
경기항공전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 ⓒ 유현아 기자
경기항공전의 개막일인 9일, 지하철 1호선 세류역에서 공군10전투비행단으로 향하는 길목은 이른 아침부터 남녀노소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한글날 공휴일을 맞아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운집한 가운데 ‘2014 공군과 함께하는 경기항공전’이 개막했다.
![경기항공전 개막식에 참석한 내빈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52931967369566.jpg)
경기항공전 개막식에 참석한 내빈들. ⓒ 유현아 기자
개막식 당일,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주를 이뤘다. 부모님의 손을 잡은 아이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어린이들은 TV나 책에서만 보던 전투기를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만져보거나 직접 탑승하기도 하면서 호기심을 풀어나갔다. 각종 체험 프로그램과 관람객들에게 오랫동안 추억이 될 항공기 포토존 등 다채로운 행사가 함께했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후 2시에는 관람객 모두가 일제히 하늘 위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에어쇼를 보며 감탄을 자아냈다. 공군의 고공강하 에어쇼부터 휴비톨슨 에어쇼까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쇼들이 이어졌다.
![블랙이글이 하늘 위를 형형색색으로 물들이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52931965698916.jpg)
블랙이글이 하늘 위를 형형색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 유현아 기자
특히 개막 전부터 소문이 자자했던 ‘블랙이글 에어쇼’는 조직적인 팀워크와 고도의 비행기량으로 장관을 선사했다. 든든한 아빠의 어깨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동자는 맑은 하늘에 그림을 그리는 전투기들을 쫓았다.
‘블랙이글 에어쇼’에서는 기체가 지나간 흔적으로 푸른 하늘에 하트, 난초, 태극문양을 그렸다. 기체 하나로는 흰 줄 밖에 못 그리지만 2대, 5대 등 여러 기체가 함께 협력하여 만들어낸 예술작품은 시각적인 만족감과 더불어 관람객들에게 배려와 협동이란 단어들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8대의 비행기가 무리를 이뤄 화려한 에어쇼를 선보이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52931964101078.jpg)
8대의 비행기가 무리를 이뤄 화려한 에어쇼를 선보이고 있다. ⓒ 유현아 기자
에어쇼를 선보일 때마다 이어진 사회자의 설명에 따르면 상공에서 기체를 운전하는 조종사들은 중력의 가중화 때문에 지면에서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무게를 온몸으로 이겨내야 한다.
에어쇼가 진행되는 동안 “엄마, 나도 저거 타고 싶어. 정말 멋지다”, “저 비행기를 운전하는 사람을 조종사라고 한단다. 공부도 잘해야 하고 참을성도 있어야 해. 네가 열심히 하면 조종사가 될 수 있어”라는 어느 모자의 대화가 들렸다.
문득 개막식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전했던 축사가 생각났다. 남 지사는 “항공전을 통해 어린이들은 꿈과 희망을, 어른들은 잊지 못할 추억을 쌓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꿈나무들에게 항공분야에 대한 관심의 기회를 제공하고 ‘꿈’을 만들어주는 장면을 보며 이번 항공전은 취지에 맞게 대성공이라고 생각됐다.
![경기항공전 홍보대사인 캐릭터 윙키와 기념촬영을 하는 어린이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52931966504378.jpg)
경기항공전 홍보대사인 캐릭터 윙키와 기념촬영을 하는 어린이들. ⓒ 유현아 기자
국내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은 세계시장에서도 최상의 수준을 달리고 있다. 이제는 항공분야도 기술력을 향상시켜 최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항공 산업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국민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5년 전부터 ‘경기항공전’을 준비한 경기도는 미래의 비전에 대한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이다.
올해로 6년의 역사를 써내려간 ‘경기항공전’은 70여대의 항공기와 300여점의 공군 무기의 등장으로 사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웅장한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동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에어쇼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했다. 뿐만 아니라 하늘에 그려지는 그림을 보고 한 아이는 조종사를 향한 꿈을 품었다. 또 대한민국은 항공 분야의 세계시장 최상을 위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 모든 꿈들이 모두 경기항공전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아이들의 꿈을 넘어 국가의 꿈까지 키워나가는 경기항공전의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