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 경기도립예술단 276명의 단원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65112653483917.jpg)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 경기도립예술단 276명의 단원들. ⓒ 경기도립예술단 제공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 ‘10년’.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2004년 6월 출범한 이곳에서는 그 동안 수많은 예술 공연들이 펼쳐져왔고 지금까지도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도립예술단은 경기도문화의전당 10주년을 맞아 ‘제2회 경기도립예술단 페스티벌’을 10월 9일부터 10월 1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페스티벌의 슬로건은 ‘10년의 사랑, 100년의 설렘’으로 경기도립예술단 산하의 경기도립극단, 경기도립국악단,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경기도립무용단, 경기팝스앙상블 등 5개 예술단과 단원 276명이 총출동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 전경.](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65112655466282.jpg)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 전경. ⓒ 조만기 기자
이번 페스티벌에서 선보일 여러 작품 중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경기도립극단의 신작 ‘매화리 극장’에 대해 알아보자. ‘매화리 극장’은 10월 9일부터 10월 12일까지 4일간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 소극장에서 5회 공연했다. 공연은 모두 성황리에 막을 내렸으며 많은 관객수를 기록하며 페스티벌의 순조로운 시작을 알렸다.
공연 시작 30분 전에는 제작자와 관객들 간의 소통을 위한 ‘로비 토크’가 진행됐다. 매화리 극장의 제작을 맡은 이수민PD가 로비 토크에 참여해 관객들에게 작품 배경과 부연설명 등을 전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공연 전 로비토크를 진행 중인 이수민PD.](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65112657040800.jpg)
공연 전 로비토크를 진행 중인 이수민PD. ⓒ 조만기 기자
이 PD는 “한국 사회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그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지금에서야 문제가 되어 나타나는 것들이 있다. 그런 문제들을 매화리 극장 속에 담고 싶었다”고 제작의도를 밝힌 뒤 “여기 계신 관객 분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어떤 사건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처음에만 관심을 가지고 나중에는 방관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마무리 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본 공연은 극장 안의 조명이 채 꺼지지도 않은 채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관객들은 연극이 시작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했다. 배우들도 관람석 쪽에서부터 대사를 하며 등장해 신선한 분위기로 관객들의 주의를 사로잡았다.
![매화리 극장 홍보 현수막.](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13165112674809298.jpg)
매화리 극장 홍보 현수막. ⓒ 조만기 기자
매화리 극장은 어느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이 마을에 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서게 되면서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거나 철거를 반대하며 싸우기도 했는데 이 와중에 생사를 달리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극장을 하나 짓게 되는데 이곳이 매화리 극장이다.
그러던 중 신축아파트의 무리한 공사로 인해 마을에 산사태가 일어나게 되는데 토사가 아파트 4층까지 덮치고 매화리 극장은 임시대피소로 쓰이게 된다. 부상당한 환자와 시체가 한 공간에 있으면서 이곳이 극장인지 구조현장인지 알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운 와중에 피해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그들의 물건을 하나 둘씩 극장 소품으로 기부한다는 내용이다.
공연 자체가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내용은 아니다. 로비토크를 함께하지 않았다면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매화리 극장은 한 순간도 눈을 떼기 힘들만큼 흡입력이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작품에 집중하는 데 도움을 줬다. 웃게 했다가 눈시울을 붉히게도 하면서 가슴 한구석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특히 모든 배우가 모여 산사태 피해자들의 유품을 보며 “달빛이 떠오르면 내가 온 거라고, 호수가 반짝이면 생각해 내가 온 거라고, 우리가 만난 거라고” 말하는 마지막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눈물을 닦는 관객들도 적지 않았다. 또한 지상 4층이 산사태로 인해 지상 1층, 지상 3층이 지하 1층, 지상 2층이 지하 2층, 지상 1층이 지하 3층으로 불리게 되는데 지상 1층과 지하 3층이 같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울부짖는 피해자 가족들의 연기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경기도립예술단 페스티벌의 첫 번째 주자로 매화리 극장은 적절했다. 아니 기대 이상이었다. 이미 막을 내린 공연이지만 다른 예술단의 무대를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이미 페스티벌의 절반 이상이 지났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공연들은 많다. 평소 공연장에 궁금한 것들이 많았던 사람들에게는 ‘오픈하우스’가 도움이 될 것이다. 한 번에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볼 수 있는 ‘페스티벌 갈라나잇’도 추천해 주고 싶은 공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