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리극장 연극을 안내하는 포스터. ⓒ 이우원 기자
“달빛이 떠오르면 생각해 내가 온 거라고, 호수가 반짝이면 생각해 내가 온 거라고, 우리가 만난 거라고…”
경기도문화의전당 재단 출범 10주년을 기념하며 마련된 경기도립예술단 페스티벌 중 경기도립극단(GYEONGGI PROVINCIAL DRAMA COMPANY)의 연극 ‘매화리극장’에서 고인이 된 사람들을 향해 외치는 엔딩부분의 대사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크고 작은 이슈들이 많았다. 그로 인해 목숨을 잃는 등 희생자도 많았으며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과 걱정은 처음과 달리 점점 식어가고 있다.
매화리극장 연극이 열린 공연장 전경. ⓒ 이우원 기자
지난 9일 막을 올린 경기도립극단의 매화리극장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일련의 이슈들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의 생각까지도 돌아보게 한다.
매화리극장은 강제 철거에 저항하던 주민들의 이야기와 그곳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뒤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극장이 만들어지면서 개관식 연극 준비를 배경으로 한다. 극장 개관식을 준비하면서 매화리에 산사태가 발생, 아파트 4층까지 매몰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피해자와 희생자들이 생겨나고, 유족들은 그들을 잊지 못해 그들이 사용하던 물건들도 버리지 못한다. 그리고 그 유품들을 극장의 소품으로 기증한다는 내용이다.
이수민 PD가 로비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 이우원 기자
이번 페스티벌에서 신작은 공연 30분 전, 로비토크를 통해 관객들과 워크숍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립극단의 매화리극장 로비토크에는 이수민 제작PD가 참여해 ‘연극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라는 주제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PD는 “한국 사회가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기본적으로 안착되어야 할 부분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불거지는 사고들을 연극을 통해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매화리극장은 9일부터 12일까지 관객들과 만났으며 경기도립극단은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연극 매화리극장을 통해 그려냈다.
경기도립극단은 1990년 창단 이후 삶에 대한 이야기, 우리 곁의 이야기를 보다 성숙하고 진솔하게 작품에 담아내 왔다. 100여회의 정기공연과 특별공연, 수백 회에 이르는 순회공연 등을 통하여 서울에 집중되어 있던 극예술을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하고 도민과 함께하는 예술단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도립예술단 페스티벌이 9일부터 18일까지 계속된다. ⓒ 이우원 기자
한편 오는 18일까지 계속되는 경기도립예술단 페스티벌에서는 연극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들을 즐길 수 있다. 경기도립예술단 명품 레퍼토리 갈라쇼 ‘페스티벌 갈라나잇’,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만나 펼치는 실험 무대 ‘디 아티스트’, 경기도립국악단의 ‘和_환상, 그 울림’, 경기팝스앙상블의 ‘재즈디바’ 등 다양한 예술의 향연을 만나볼 수 있다.
앞으로 남은 공연들의 무대에서 에너지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나에게 오는 벅찬 감동들을 자신의 가치대로 즐겨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