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from Korea.”
해외여행 시 위 문장에 대한 대답으로 들을 수 있는 것은?
(1) “Oh, Japan?” (2) “Oh! SAMSUNG!"
시대에 따라 위 문제에 대한 답은 달라져왔다. 2000년 초반만 해도 세계화와 글로벌기업을 외치면서도 실상은 일본 옆에 있는 아시아 국가로 소개되던 한국이었다. 표정은 굳어도 한국을 소개하려면 어쩔 수 없이 “Yes, near Japan.”을 외쳐야했다. 그러나 외국에서도 우리나라 기업의 광고를 볼 수 있는 요즘, 글로벌기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까지 급속도로 성장했다. 삼성으로 한국을 소개하며 우리 기업에 뿌듯함을 느낀 여행자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6년 전 ‘경기도-텍사스주립대학교(UT) 기업지원 프로그램’(이하 UT프로그램)이 생기며 해외진출은 대기업 독점분야라는 도식마저 사라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꼭 삼성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탄탄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중소기업의 눈물 나는 해외진출기에 발판이 되어줄 UT프로그램이 지난 20일 6차 수출 협약을 맺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UT프로그램 6차 수출 협약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23125759508929585.jpg)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UT프로그램 6차 수출 협약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백승지 기자
UT프로그램은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경기도 내 중소기업의 미국 시장진출을 지원하는 해외 마케팅 사업이다. 대기업은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소비자 분석, 판로 마련이 용이한데 반해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해외시장에 진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해외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어려우니 중소기업에게 해외시장 진출은 달나라에 가서 물건을 팔라는 이야기와 똑같이 들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UT프로그램은 미국 현지에 위치한 텍사스주립대학교(UT)의 기술상용화 프로그램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소기업 제품의 현지화를 돕는다. 한국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법. 현지 법에 저촉되는 사항은 없는지, 제품 규격이 현지에서 사용하기에 적당한지 등 수출품에 적용되는 각종 스탠다드에 부합하기 위한 과정을 거친다.
![(주)휘일의 유태승 대표가 졸업·성공기업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23125759506947219.jpg)
(주)휘일의 유태승 대표가 졸업·성공기업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 ⓒ 백승지 기자
또한 텍사스주립대학교의 인적 네트워크는 미국 전역 각계각층에 광범위하게 뻗어있어 초기 판로 확보에 도움이 되는 파트너를 소개해준다. 말도 통하지 않고 연고도 없는 외국에서 오직 제품력 하나만으로 승부를 볼 수 없다. 내 제품을 구매해 줄 현지 기업인 등 관계자, 담당자를 만나 수출 루트를 뚫어야 하는데 이 담당자들을 만나기가 하늘에 별 따기와 같다. 무작정 외국으로 가 무려 6개월간 관계자를 만나려 노력하다 결국 허탕을 치고 돌아온 중소기업이 허다하다.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미팅주선은 UT프로그램의 꽃이라 할 만큼 중소기업에게 아주 절실한 기회가 된다.
이 날 수출협약식에서는 UT프로그램이 시작된 첫 해인 2008년 제1차년도 지원에 선정된 (주)휘일의 졸업·성공기업 사례 발표가 있었다. 유태승 대표는 “카널이란 회사와 수출 계약을 맺기 위해 3년이나 공을 들였으나 웬만한 회사가 아니면 만나주지도 않더라.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미팅기회가 생기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미국 문화를 교육해주고 조심해야 할 부분 등을 세심하게 챙겨줘 올해는 매출이 1000만불을 돌파했다”며 UT프로그램의 장점을 설명했다.
![광테크노마그네트 최태광 대표와 NASA대표 Sean Carter가 서명한 수출 협약서를 들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23125759501504102.jpg)
광테크노마그네트 최태광 대표와 NASA대표 Sean Carter가 서명한 수출 협약서를 들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백승지 기자
올해 제6회를 맞는 UT프로그램 협약에는 15개 사가 선발되어 그 중 4개사가 미국 내 사업파트너와 수출 협약을 맺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사업파트너는 단연 ‘NASA’가 꼽힌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우리 기업인 ‘광테크노마그네트’사의 수출 협약이 맺어진 것이다. 광테크노마그네트의 워크홀딩 기술을 NASA프로젝트에 적용 및 테스트하는 것이 협약 내용이다.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미 항공우주국 국제정거장(ISS)의 최첨단 기기에 사용될 날이 머지않았다.
경기도 안양시 소재의 광테크노마그네트는 영구자석 에너지를 이용한 영구적 흡착제어기술인 ‘워크홀딩 기술’을 미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인정받아 현재 기술 검증을 위한 최종 테스트 단계에 있다. ‘워크홀딩 기술’을 이용하면 전기 소비 없이 영구적인 흡착제어가 가능하며, 물체를 붙이거나 떼어낼 때에만 1초 미만으로 낮은 전류를 사용하면 돼 환경 친화적이다. 중소기업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미 항공우주국의 까다로운 우주인증시험을 통과해 최종 단계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UT프로그램의 중간다리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유엠티랩스 신형철 대표가 성공기부금 1000만원을 건네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23125759508833453.jpg)
(주)유엠티랩스 신형철 대표가 성공기부금 1000만원을 건네고 있다. ⓒ 백승지 기자
이 날 협약식에는 6차년도 선정기업인 (주)유엠티랩스가 그동안의 지원 및 협조에 대한 감사와 함께 경기도 수출산업 육성을 위해 1000만원의 성공기부금을 전달했다. (주)유엠티랩스는 2013년 UT프로그램의 지원으로 Speck사를 만나 미국 전역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협약한 바 있다.
UT프로그램은 2008년부터 6년여 동안 총 81개사를 지원해 실수출액 4157만불과 324명의 고용창출 성과를 거뒀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사업이 종료되는 UT프로그램은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의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