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킨텍스 제1전시장 2홀에서 열린 ‘제10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에 청소년 관람객들이 참석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27103130022097599.JPG)
23일 킨텍스 제1전시장 2홀에서 열린 ‘제10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에 청소년 관람객들이 참석했다. ⓒ 백승지 기자
어릴 때 제일 듣기 싫었던 말은 “꿈이 뭐야?”였다. 하루 종일 학원에 숙제에 떡볶이 사먹을 시간도 부족한데 꿈을 생각할 시간이 있었을까. 말 잘한다고 다 변호사가 되나. 실제로 자료를 모으고 판례를 따지고 진짜 ‘해봐야 아는 것’ 아니냐 말이다. 진로니 적성이니 말만 번지르르하다고 생각하다 결국 어느 것 하나 선뜻 선택하지 못하니 대학 전공을 택할 때 까지도 내 꿈과 적성은 미제로 남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청소년의 진로 탐색에 대한 교육과정상의 지원이 아직도 미비하다는 것이다. 지금, 확신에 차 꿈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청소년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까.
본 기자처럼 진로와 꿈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청소년을 위해 독일은 직업교육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의 실상을 체험하고 적성과 꿈을 보다 본격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적성평가가 학생의 성향을 파악해 대체적으로 부합하는 진로를 추천하는 막연하고 일방향적인 진로탐색임에 비해 실제로 체험해보고 적성을 파악하는 교육방식을 택했다. 기자가 그토록 바라던 진로는 진짜 ‘해봐야 아는 것’이라는 방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독일의 직업교육처럼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을 적극적으로 경험하고 탐색할 수 있게 하는 ‘제10회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소재 킨텍스에서 열렸다. 학생들은 전시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각종 활동을 체험하면서 꿈을 찾는 귀중한 시간을 보냈다.
![영등포청소년문화의집 ‘SOUL STUDIO’ 부스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학생.](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27103130029115234.JPG)
영등포청소년문화의집 ‘SOUL STUDIO’ 부스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학생. ⓒ 백승지 기자
제10회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는 ‘꿈을 만나 행복을 만들다!’라는 주제로 킨텍스 제1전시장 2홀에서 개최되었다. 여성가족부, 경기도가 주최하고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경기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가 주관했다. 2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상상마당·창의마당·진로마당·건강마당·참여마당으로 나눠진 체험 프로그램이 전시장 곳곳에서 진행되었다. 다양한 테마와 활동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 총 240여 부스로 150개 청소년시설과 단체가 참여했다.
창의마당쪽으로 발길을 돌리니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노래를 듣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노래가 흘러나오는 진원지는 바로 영등포청소년문화의집에서 마련한 부스. 흡사 TV처럼 생긴 부스 안에 한 학생이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SOUL STUDIO’라는 이름의 이 부스에서는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MP3 파일을 만들어 준다. 노래를 선곡하고 부르면 레코딩 작업을 거쳐 믹싱에 마스터링까지 전문가 수준의 작업을 거쳐 나만의 음악이 탄생하는 것.
이처럼 청소년 박람회는 청소년이 직접 만들고 청소년이 즐기는 청소년들의 축제다. 박람회 부스를 즐기는 관람객뿐만 아니라 기획 또한 학생 스스로의 아이디어로 모든 것을 준비해 또 다른 형태의 진로탐색이 된다는 장점이 눈에 띄었다.
![개막식 식전행사인 전년도 동아리 오디션 대상팀 공항초등학교 풍물동아리 한울의 풍물놀이.](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0/20141027103130023672117.JPG)
개막식 식전행사인 전년도 동아리 오디션 대상팀 공항초등학교 풍물동아리 한울의 풍물놀이. ⓒ 백승지 기자
23일 개막식 식전행사는 전년도 동아리 오디션 대상팀인 공항초등학교 풍물동아리 한울의 풍물놀이로 꾸며졌다. 공연 시작 전에는 ‘초딩 티’가 팍팍 나던 아이들이 장구와 북, 꽹과리를 치면서 몰입하는 모습이 꽤나 진지하다. 친구들과 놀면서 재미있게 배우는 동아리 활동이 꿈을 키우는 요람이 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줬던 무대였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청소년은 대한민국 재산목록 1위다. 청소년 박람회는 청소년이 자신의 과거와 미래의 꿈을 보는 타임머신과 같다. 적성과 꿈을 찾는 소중한 시간을 즐겼으면 한다”며 청소년 박람회의 성격을 밝혔다. 또한 “청소년들이 장래희망을 적어내는 자리에 여성가족부 장관을 적어낸다 한다. 그런데 선정 이유가 장관이 돼서 여성가족부를 없애고 싶다는 것을 듣고 많이 반성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가 많은 반감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의 꿈과 끼를 펼치기 위한 여러 노력도 한다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며 청소년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진심을 이야기했다.
대학생인 기자에게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각종 미디어와 SNS, 친구들, 공연, 강연회 등을 통해 ‘꿈을 가져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청소년 시기에 꿈에 대한 고민과 탐색 없이 어른이 되었다고 대번에 꿈을 찾기란 힘들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꿈 꿀 수 있는 시기에 있는 청소년은 다양한 경험과 기회로 자신을 알아가야 한다. 꿈 없는 어른이 되어 길을 잃고 방황하기 전에 사방팔방으로 나있는 길을 최대한 많이 가보고 나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 청소년 박람회에서 청소년들이 다양한 갈래의 길을 맛보고 자신의 꿈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