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한 배우였던 제임스 딘은 이러한 명언을 남겼다.
“영원히 살 것처럼 꿈을 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아라.”
꿈을 향해 도전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청소년들에게 잘 어울리는 좌우명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좌우명에 공감하고 도전하는 청소년들은 몇이나 될까.
사전적 정의로 청소년은 청년과 소년을 이르는 말로 만 9세에서 24세까지를 의미한다.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돌도 씹어 먹을 수 있는 나이’로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며 인생의 프라임 타임이기도 하다. 젊음을 무기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거침없이 도전하며, 인생에서 가장 열정이 넘칠 나이가 바로 ‘청소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인생의 프라임 타임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고 있다. 사회가 정해준 ‘대학’과 ‘취업’이라는 굴레 앞에 복종하며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무엇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정체성 확립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어른들에 복종하고 사회에 순종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하여 일부 청소년들은 사회에 대한 반항으로 일탈을 하기도 한다. 일탈 수준은 상상 이상으로 악해지고 있으며 단순한 청소년들의 문제로 취급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청소년들을 마냥 범죄자 취급하며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청소년들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정체성을 찾고 꿈과 희망을 향해 전진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산 대진고등학교 환경생태반에서 준비한 체험 프로그램. ⓒ 성지훈 기자
지난 2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는 이러한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고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제시하는 ‘제10회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가 열렸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청소년 박람회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창의마당, 진로마당, 상상마당, 건강마당, 참여마당 총 5개 섹터로 진행됐다.
DIY 냅킨 만들기 체험을 진행 중인 안용중학교 DIY 동아리. ⓒ 성지훈 기자
노래 부스에서 한 청소년이 자신의 노래 실력을 뽐내고 있다. ⓒ 성지훈 기자
창의마당은 창의적 체험을 통해 청소년들의 능력과 인성을 개발할 수 있는 부스로 학교 동아리, 청소년복지관 등이 참여해 저금통, 에코백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진행했다. 청소년들의 관심과 인식을 높이기 위한 ‘독도 지킴이’ 동아리, ‘역사’ 동아리 등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관중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 부스는 끼와 열정이 넘치는 청소년들의 인기를 끌었다.
진로마당에서 청소년들이 설문조사지를 작성하고 있다. ⓒ 성지훈 기자
진로마당은 청소년들의 진로탐색을 위한 멘토링과 직업체험 프로그램 부스로, 진로 때문에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상담을 제공했다.
상상마당은 청소년들의 상상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코너로, ‘청소년 우주체험’, ‘로봇 만들기 체험’ 등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분야의 체험이 마련되어 인기를 모았다.
미니 유수풀에서 안전체험을 하고 있는 한 여고생. ⓒ 성지훈 기자
건강마당은 청소년들의 안전교육과 건강에 기여하는 체험활동 중심의 프로그램 운영으로 이목을 끌었다. 최근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세월호 침몰사고’ 등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청소년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미니 유수풀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미니 카누를 타보는 체험이 진행됐다. 또한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캐치볼, 뉴스포츠 등 다양한 운동체험도 준비됐다.
이번 청소년 박람회에서 만난 청소년들은 모처럼 학교와 학원, 입시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하고 싶은 체험들을 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이었다.
마라톤 경기에는 선수들을 이끌어주기 위해 먼저 30km 지점까지 전력질주한 뒤 빠지는 ‘페이스메이커’가 있다. 이 페이스메이커처럼, 요즘 청소년들은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에서 완주가 아닌 선두를 목표로, 당장 눈앞의 3년, 5년을 위해 전력질주 하고 있다.
그러한 청소년들에게 이제는 어른들이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어야 한다.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에서는 너무 빠르게, 치열하게 초반부터 달리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달려야한다고, 넘어지더라도 주변을 살피면서 뛸 필요가 있다고 알려줘야 하는 것이다.
이번 청소년 박람회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페이스메이커’가 되었기를, 또 앞으로 대한민국과 경기도에서 많은 페이스메이커들이 청소년들의 꿈과 열정을 지켜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