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융합이 이뤄질 경우 농촌의 경관, 생태, 문화자원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소비자들에게는 농촌의 안전한 먹거리가 공급되며, 농업인은 물론 귀농·귀촌들에게도 새로운 일자리가 마련된다. 농산물의 가공, 마케팅 등 지역 경제활동의 다각화로 농촌경제가 활기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농업은 세계 각국과 FTA 체결이 잇따르면서 커다란 변화의 물결을 맞고 있다. 농산물시장 개방이라는 대형 파도에다 내부적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요구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흐름도 거세지고 있어 더 이상 기존의 농업정책으로는 생존을 기대 할 수 없게 됐다. 여기서 정부는 ‘농업 6차산업화’라는 생소한 키워드를 앞세운 정책을 뽑아 들었다.
농업 6차산업이라는 것은 1차산업인 농업을 단순히 농산물 생산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2차산업(농산물 가공) 및 3차산업(유통, 관광 등)까지 영역을 넓혀 종합산업화(6차산업)로 유도하는 것이다. 숫자로는 모든 산업을 더한다는 의미로, 1차+2차+3차=6차 또는 각 산업 간 승수효과를 높이자는 의미에서 1×2×3=6이라고도 표시한다. 이런 융합이 이뤄질 경우 농촌의 경관, 생태, 문화 자원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소비자들에게는 농촌의 안전한 먹거리가 공급되며, 농업인은 물론 귀농·귀촌자들에게도 새로운 일자리가 마련된다. 농산물의 가공 및 마케팅 등 지역경제 활동의 다각화로 농촌경제가 활기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6차산업 활성화 전략이란 농가소득 향상,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3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미듬영농조합의 자체 가공공장에서는 라이스칩, 라이스바 등 50개 품목의 쌀과자를 가공, 생산한다. ⓒ G-LIFE 편집팀
장단콩 초콜릿을 포장하던 공지예 대표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채 활짝 웃고 있다. ⓒ G-LIFE 편집팀
은아목장은 우유생산 및 가공제품의 온·오프라인 판매, 체험목장 운영까지 병행하고 있다. ⓒ G-LIFE 편집팀
농업인, 경영체, 마을공동체 등에 중점 지원
정부는 6차산업의 지원을 위해 지난 6월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다. 중심사업의 유형에 따라 가공, 유통, 음식, 관광으로 분류하고 지원할 수 있는 대상을 사업 주체의 참여 범위별로 개별농가부터 법인 및 경영체, 마을공동체, 지자체 등으로 구분했다. 대표적 사례를 들면, 개별농가로는 서산 참샘골호박농원(가공), 안동 화련(음식), 봉화파머스마켓(유통), 여주 은아목장(관광) 등을, 법인 등 단체로는 평택 미듬영농조합(가공), 함양 상림영농조합 옥련가(음식), 파주 장단콩연구회(유통), 예산 사과와인(관광), 마을 단위로는 양양 송천떡마을(가공), 남원 흥부밥상(음식), 상주 승곡마을꾸러미(유통), 아산 외암민속마을(관광), 시군 및 광역 단위로는 김포 인삼쌀맥주(가공), 제천 약채락(음식), 완주 로컬푸드협동조합(유통), 양평 농촌나드리(관광) 등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 내용은 산업화지구로 지정되는 지자체 등에게는 3년 사업으로 개소당 15억원,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법인 및 경영체, 마을공동체 등에게는 2년 사업으로 개소당 1억5000만원, 복합농장 등으로 개별사업을 추진하는 농업인 등 경영체에게는 국비 50%에 자부담 및 지자체 50%의 비율로 지원된다. 이밖에 시설디렉토리를 구축하거나 유통업체 판매플랫폼 구축, 6차산업화 지원프로그램 운영 및 평가를 하는 사업, 우수제품에 대한 판촉지원도 이뤄지고 융자액 규모 300억원, 이자율 2.5%의 창업자금도 지원된다.
6차 산업화의 개념 ⓒ G-LIFE 편집팀
경기도의 6차산업화 활성화 전략
경기도는 지난 4월 경기농업 6차산업화지원센터 출범식을 갖고, 지난 8월부터 맞춤형 농업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2007년부터 ‘체재형 주말농장’과 체험마을 지원, 후계농업인 육성 등 농업의 6차산업화와 같은 방향의 정책을 추진해온 경기도는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 일자리 창출,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력 증진을 선도해왔다. 경기도는 향토산업 육성과 농촌자원 복합화, 농촌종합개발사업 등과 더불어 주민주도형의 체재형 주말농장, 자발적인 체험마을 활성화 등 1차 생산과 판매, 문화체험, 관광서비스를 연계한 주민참여형 농업의 융복합산업화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경기농업 6차산업화지원센터’는 농정 분야 29개 사업에 대한 컨설팅과 주민중심, 주민참여의 3개소 신규모델로 포천 지동산촌마을(잣 체험관광), 양평 가루메마을(배 체험관광), 평택 밝은세상영농조합법인 막걸리 체험학교를 발굴하고 6차산업화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 9월부터 11월까지 4개 권역별로 유형별·맞춤형 설명회 및 컨설팅을 실시하여 6차산업화 유형별 추진 전략을 소개하고, 현장의 애로사항 청취와 연구기획, 기술지도, 유통판매, 사업화 각 부분의 전문가와 우수농업 경영인이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는 지난 6월 18일 ‘제1회 6차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개최하여 지자체 간 벤치마킹의 기회 제공과 성공적인 농업의 6차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2015년에도 경기도는 농가소득 향상과 농업 경영체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4개소의 ‘향토산업 육성사업’과 ‘도 단위 로컬푸드 직매장 화성시 건립’을 통해 다양한 품목을 연중 생산, 가공하고 유통, 관광 등을 연계하는 융복합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별 특화품목 육성을 위한 ‘선택형 맞춤농정사업’, ‘G FOOD SHOW 2015년 개최’로, 우수농특산물 전시, 홍보 체험, 판촉프로모션 등을 통해 농식품 판매촉진과 ‘농촌체험 관광프로그램 컨텐츠 개발보급’, ‘6차산업화 우수경영체 예비인증제를 확대 실시’ 하고, ‘로컬푸드 참여농가 조직화 교육’ 실시, ‘농촌체험·축제개최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관광 활성화를 모색할 예정이다. 또한 ‘체험마을 관리의 일원화 및 홍보지원 강화’와 ‘대학생 인턴 활용 사업’ 추진으로 홍보 및 마케팅에 대한 인턴의 강점을 활용하여 농촌 인력 문제를 지원하고 농촌체험관광 인프라 구축을 강화할 계획이다.
TIP 경기도 농업 대표적 성공사례
평택 미듬영농조합
전대경 대표
2007년부터 우렁이 농법을 도입, 친환경 벼를 직접 재배 및 도정해서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은 쌀가공품을 만들어 국내 및 세계 시장에 알리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와 ‘쌀가공품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 및 해외판매 확대’를 위한 협약을 맺고 쌀과자를 비롯, 쌀가공품을 해외점포에 납품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에도 쌀과자를 납품하고 있다.
현재 150여 농가에 300ha 규모로 친환경 벼를 계약재배하고 있으며 여기서 생산된 쌀은 일반미의 경우 평택시 초등학교의 학교급식용으로 공급되고, 친환경 가공쌀은 가공업체에 판매한다. 500t 안팎은 자체 가공공장에서 쌀과자로 가공돼 라이스칩, 라이스바 등 50개 품목으로 공급된다. 지난해 쌀과자류로만 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향후 종자사업에도 진출키로 했고 푸드마켓을 개점할 예정이며, 축산물과 연계된 스토리메이킹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DMZ 드림푸드(주)
공지예 대표
2009년 창업한 DMZ 드림푸드는 파주시의 특산물인 장단콩을 지역농가와 연계하여 내외국인이 대중적으로 선호할 수 있는 DMZ 파주장단콩초콜릿과 안보관광지인 DMZ 파주를 알리기 위한 DMZ 새알초콜릿을 출시하여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들 제품은 시중 초콜릿과 달리 장단콩이 함유된 웰빙식품인 데다 뛰어난 맛까지 지녀 남녀노소 누구나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회사는 또 DMZ스토리텔링 및 장단콩초콜릿체험으로 2011년 한국관광공사의 창조관광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현재는 민통선 안에 있는 캠프그리브스 병영체험장과 연계하여 임진각 내의 초콜릿 체험장 및 찾아가는 체험으로 체험인원 및 매출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초콜릿 제품도 신세계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등 판매영역을 넓히고 있다.
여주 은아목장
조옥향 대표
연세우유에 우유를 납품해온 여주 은아목장은 2006년 낙농진흥회의 체험목장으로 선정되면서 낙농체험 목장을 시작했다. 조옥향 대표 부부와 두 딸이 협력하여 가족기업으로 운영되는 은아목장에서는 우유 생산은 물론, 치즈, 요거트, 제과제품의 생산·판매를 온라인과 목장에서 직판하고 있으며 체험목장도 병행, 2012년 우유 생산 3억8000만원, 낙농체험 2억1000만원, 유제품 판매 1000만원, 제과 100만원, 펜션수익 700만원 등 총 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향후 오락기능 위주의 체험목장을 교육 및 식생활 위주로 다양화시키고 목장 안에 레스토랑을 개업하여 피자, 라클렛, 퐁듀, 아이스크림과 유청으로 키운 돼지의 바비큐 햄 소시지도 판매할 계획이다. 또 온실도 마련하여 체험의 범위를 넓히고 김치정원을 만들어 서양의 발효 치즈와 한국의 김치문화를 비교체험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