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의 코러스코리아는 휴대폰 보호 필름 유통·수출 벤처기업이다. 휴대폰 액정의 파손을 막기 위한 충격 흡수 필름이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한 컬러 필름, 지문 방지 필름, 항균(抗菌) 필름 등을 생산해 국내 외에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이정신 대표는 “코러스 코리아의 ‘코러스’는 ‘우리를 찾아달라’는 의미의 ‘콜 어스 (Call us)’와 전체적인 노래의 화음을 맞추는 무대 뒤의 ‘코러스(Chorus)’처럼 ‘힘이 되는 존재’라는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2009년 12월 코러스코리아를 설립하기 전 선경그룹(현 SK그룹)의 계열사인 선경매그네틱에서 일하며 필름에 대해 배웠다.
“시장의 트렌드는 계속해서 변하지만 필름의 경우 어떤 휴대폰을 사용하건, 어떤 기계를 사용하건 무조건 수요가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했어요.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이 다르고, 모두가 똑같은 모양의 필름을 쓰고 싶어 하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향후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할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했죠.”
코러스코리아의 대표 제품인 충격 흡수 필름 ‘뱅가드 (Banguard)’는 필름을 부착한 휴대폰에 1.5m 높이에서 110g과 260g의 쇠구슬을 떨어뜨리는 엄격한 성능 실험을 거쳐 탄생했다.
이정신 대표는 “사생활 보호 필름, 김 서림 방지 필름 등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국내외 시장을 더욱 넓혀 올해 매출 1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김상근 기자
지자체 지원사업 통해 각종 전시회 부스 확보
이 대표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창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창업 초기 3년 동안 회사의 기반을 다지는데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자본금이 부족했기 때문에 사무실 공간을 확보하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상가건물의 10평 정도 되는 사무실에서 시작해 외부 바이어를 맞을 수 있는 지금의 사옥으로 이전하기까지 3년 반의 시간이 걸렸다. 홍보 및 마케팅을 할 여력도 없었고 무조건 발로 뛰어다니며 바이어를 확보했다.
이 대표는 “작은 규모의 기업에서는 해외 전시회 참여를 위해 출장을 가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크다”면서 “지자체 지원사업에 선정되면 그 지원금으로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지만 시장을 넓히기 위해 자체 투자로 동남아시아나 중국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도 나간다”고 말했다. 해외 전시회를 돌며 바이어들을 공략했지만 계약 성사는 쉽지 않았다. 필름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선 2011년 10월 부터 2012년 4월까지 6개월간 아시아 시장에서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던 것. 긴 침체기를 끝낸 것은 해외 전시회에서 만난 루마니아의 바이어를 통해서였다.
“루마니아의 바이어와는 2011년 10월에 처음 만났어요. 그쪽은 가정용품을 주로 유통하다가 신규 사업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비즈니스와 관련된 얘기뿐만 아니라 양국의 문화나 서로의 인생, 삶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많이 친해졌죠. 이후에 개인적인 메일만 주고받다가 홍콩에 올 일 이 있는데 온 김에 1박 2일로 한국에 와서 저희와 만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1박 2일 동안 재밌게 놀고 돌아간 후 주문이 시작됐어요. 올해는 약 10만 달러 어치의 필름을 루마니아로 수출했어요.”
이 대표는 “전시회에 아무리 많이 나가도 실제 계약을 맺을 확률은 1%에 가깝다”며 “루마니아 시장의 경우 우리에겐 자랑스럽게 생각되는 좋은 개척 사례”라고 설명했다. 현재 코러스코리아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60~65% 수준이다. 미국, 루마니아, 호주, 일본, 홍콩 등의 국가에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을 OEM(주문자 상표 부착)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두바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인도 진출도 앞두고 있다.
코러스코리아와 같이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이 지자체를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형식은 크게 두가지다.
첫 번째는 자비로 전시회에 참가한 뒤, 나중에 지자체를 통해 부스 비용을 지원받는 방식이다. 참가업체가 개별 부스를 확보하는 형태 외에도 시·도 차원에서 ‘한국관’이나 ‘용인관’ 등 단체관에 개별업체의 부스를 마련해 주는 형태가 있다. 현재 용인시는 해외전시회 개별 참가 지원사업, 해외 전시회 단체관 참가 지원사업, 해외 통상 촉진단 지원사업 등 다양한 기업활동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는 도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GSBC)를 운영하고 있으며 G-페어 코리아, 해외 비즈니스센터, 수출상담회,시장개척단을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돕고있다.
두 번째는 해외 통상 촉진단과 수출상담회와 같은 제도를 통해 현지의 코트라 무역관이나 해외 지사 측이 섭외한 바이어들과 상담회에서 1:1 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용인시의 ‘해외전시회 단체관 참가 지원사업’을 통해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한국관(단체관) 부스를 확보했습니다. 전시회 첫날 미국 바이어와 30만 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사실 이 바이어를 처음 만난 것은 2012년 10월에 열린 G-페어 코리아에서였어요. 첫 상담 후 충분한 검토를 진행한 끝에 3개월 만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계약을 맺은 거죠. 저희에겐 G-페어가 굉장히 중요한 자리입니다.”
현재 코러스코리아는 미국, 루마니아, 호주 등의 국가에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을 OEM방식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두바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인도 진출을 앞두고 있다. ⓒ 김상근 기자
설립 이후 3년 동안 100% 성장
코러스코리아는 매년 G-페어에서 놀라운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월 1일부터 4일까지 4일간 고양 킨텍스에서 진행된 ‘2014 G-페어 코리아’에서도 단연 독보적이었다. 말레이시아의 휴대폰 액세서리 유통사와 50만 달러 규모의 상담을 진행한 것. 이 대표는 10월 말과 오는 12월 개최 예정인 ‘G-페어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추가 상담을 통해 계약을 매듭지을 예정이다.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에 대형 창고형 할인매장 90여 곳을 두고 있는 스웨덴 업체와 2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맺은 것도 큰 성과다.
이 대표는 “첫 G-페어 참가를 통해 얻은 성과가 회사 발전에 큰 계기가 됐기 때문에 매년 G-페어에 참가하고 있다”며 “예비 창업자들이 이러한 기회를 효과적으로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코러스코리아는 2009년 설립 이후 3년 동안 100% 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매출은 전년 대비 30%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대표의 올해 목표는 무엇일까.
“사생활 보호 필름, 김 서림 방지 필름, 블루라이트(Blue light; 모니터, 스마트폰, TV 등에서 나오는 파란색 계열의 광원) 차단 필름 등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국내외 시장을 더욱 넓혀 올해 매출 10억원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사회적 기업으로 법인 전환해서 다른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일도 하고 싶고요.”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열어주는 ‘G–페어 코리아’
지난 10월 1일부터 4일까지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진행된 ‘2014 G-페어 코리아’를 찾은 관람객들이 참가기업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김상근 기자
경기도와 전국중소기업지원센터협의회(SMBCA)가 공동 주최하는 ‘G-페어 코리아(G-FAIR KOREA)’는 중소기업의 국내외판로 개척과 수출기업화(化)를 돕는 중소기업 전문 종합전시회다. 해외 바이어를 적극 유치해 국내 중소기업들을 알리고 전시회 참가기업들을 위한 온·오프라인 홍보를 진행한다. G-페어 코리아 참가기업의 제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온라인 숍(www.gfair.co.kr)도 운영한다. 또 일반인 참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월 1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 제17회 ‘2014 G-페어 코리아’ 는 국내외 바이어 900여 명과 7만20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참가기업들은 국내외 바이어와 1:1 수출·구매상담회를 진행해 약 8억5000만 달러의 수출 상담과 886억원의 구매상담 실적을 올렸다. 수출·구매상담회는 공식적으로 개막 첫날인 10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바이어들이 참가기업의 제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여 3일과 4일에도 추가 상담이 이뤄졌다. 이번 수출상담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6개국 540명의 해외바이어가 참가했다. 특히 러시아·CIS(독립국가연합) 및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 바이어들의 참가 비중이 확대돼 해당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G-페어 코리아를 위해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 지원센터가 운영하는 해외 통상사무소 ‘경기비즈니스센터(GBC)’는 각 지소를 통해 한국 제품에 대한 구매 의사가 높은 300여 명의 바이어를 초청했다. 뿐만 아니라 코트라(KOTRA) 해외무역관과 세계한인무역협회 (OKTA)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보다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를 섭외했다. 모스크바 GBC를 통해 방문한 러시아 바이어 스베트라나 즈베레바는 “한국제품은 품질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뛰어나 G-페어 코리아가 있을 때마다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며 “지난해 전시회에서는 10개사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올해도 LED 제품이나 여성용품 등 눈에 띄는 제품들이 많아 추후 미팅을 통해 좋은 거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구매상담회에는 국내 제조 및 유통대기업, 공공기관 구매담당자 360명이 참석했다. 참가한 기업은 인터파크, G마켓, 롯데홈쇼핑, 이마트, 롯데마트 등 유통사와 두산건설, 필립스,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KT커머스 등 제조대기업을 포함해 총 150여 곳이다. 1999년부터 개최된 G-페어 코리아는 지난해까지 총 5902개사가 참가했으며 참관인원 49만 명, 상담5만5731건의 성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