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365열린도서관 ⓒ 김상근 기자
관공서가 변화하고 있다. 민원업무가 있을 때나 찾는 곳으로 여겨지다 최근에는 각종 여가활동을 즐기기 좋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경기도청 역시 봄철이면 흐드러진 벚꽃의 향연으로 도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가 하면,푸른 잔디운동장은 가족 나들이 장소로 인기 만점이다. 주말이면 잔디운동장에서 공놀이나 달리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청 365열린도서관이 인기다. 잔디운동장에서 실컷 뛰어 놀다 지치면 도서관에 들러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저마다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씩 집어 들고 독서 삼매경에 빠진다.
경기도청 365열린도서관에는 1960년대부터 발간된 경기도 관련 행정자료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 김상근 기자
직원 업무 위한 정보제공처에서 도민 문화쉼터로
주말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 평일에는 인근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경기도청 365열린도서관. 이 도서관에 일반인들의 발길이 자연스러워진 것은 불과 4년에 지나지 않는다. 365열린도서관은 1963년 8월, 경기도청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업무지원과 교양함양을 위한 행정자료실로 처음 문을 열었다. 일반인의 출입이 어려웠던 행정자료실이 도민들에게 문을 활짝 연 것은 2011년부터다. 현재는 국경일이나 명절연휴를 제외한 주말에도 개관하며 지역주민을 비롯한 경기도민의 문화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365열린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장서는 총 9만여 권.
전문도서관을 목적으로 설립된 곳이 아니라 협소한 공간과 장서의 부족 등 단점도 안고 있다. 하지만 9만여 권의 장서 중 전문도서인 행정자료가 약 4만 권에 달해 일반 도서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장서의 깊이와 전문성은 뒤지지 않는다. 또 정보의 홍수시대에 매일같이 쏟아지는 수많은 자료들을 모두 소장할 수 없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도 마련했다. 바로 도서관 홈페이지의 보강이다.
행정분야 포털사이트 수준 도서관 홈페이지 구축
지난 9월, 365열린도서관은 그간의 노하우와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경기도 관련 최신정보를 신속하게 입수하고 제공할 수 있는 행정분야 포털사이트 수준의 도서관 홈페이지를 구현해냈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365열린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도서관이 보유한 정보와 자료뿐만 아니라 전문정보센터, 포털사이트 등의 정보까지 원스톱으로 검색할 수 있게 됐다. 경기도청 365열린도서관의 이송자 주무관은 “우리 도서관 홈페이지를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국립중앙도서관, 온라인서점, 법규집, 법령까지도 통합검색이 가능한 수준으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검색기능 강화와 더불어 홈페이지의 ‘collection’(컬렉션) 코너에는 1960년대부터 발간된 경기도 관련 행정자료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각 행정자료들을 전자책(e-book)으로 제작돼 홈페이지에서 원문 열람과 출력 등이 가능하다.추후에는 도의회, 북부청, 인재개발원 도서관 등이 소장한 자료들까지도 수집, 제공할 계획이다.
365열린도서관 홈페이지는 행정분야 포털사이트 수준으로 개편됐다. ⓒ 김상근 기자
경기도청 직원 위한 자료제공 서비스도 충실
이제는 일반인들에게 문을 활짝 열고 이름처럼 열린 도서관을 지향하고 있지만 경기도청 직원들의 업무지원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버린 것은 아니다. 여전히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이런 자료 찾아주세요’이다. ‘이런 자료 찾아주세요’는 도청 직원이 새로운 정책 등을 세우는 데 필요한 주제를 알려주면 도서관 사서가 중앙부처 자료나 논문 등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비슷한 맥락의 최신정보 제공 서비스도 있다. 회원정보에 관심분야를 체크해두면 해당 분야의 자료나 신간이 입고됐을 때 메일을 통해 알려주는 서비스이다. 365열린도서관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원거리 직원들에게는 책배달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송자 주무관은 “언뜻 보아서는 경기도청 직원만을 위한 서비스 같지만 이러한 자료제공서비스 덕분에 도민을 위한 좋은 정책이 수립되고, 보다 살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어간다면 결국 도민을 위한 서비스나 다름없기에 자부심을 갖고 근무한다”고 말했다.
Interview 이대직 경기도 총무과장
이대직 경기도 총무과장 ⓒ 신승희 기자
“장서 규모는 일반 도서관보다 작지만 행정자료를 찾는 도민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365열린도서관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대직 경기도 총무과장은 경기도청 365열린도서관을 향한 애정과 자부심이 남다르다. 365열린도서관은 최근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편의성이 향상됐다. 행정자료는 대출이 되지 않는 특성상 과거에는 행정자료가 필요할 경우 직접 방문해 자료를 찾고 일일이 복사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던 것. 하지만 최근 도서관 홈페이지 개편과 함께 각 가정에서도 열람과 출력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게 됐다.
이 과장은 “경기도 행정자료 컬렉션에는 경기도의 역사나 문화, 통계를 살펴볼 수 있는 유용한 자료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365열린도서관은 끊임없는 발전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청까지 직접 방문할 수 없는 도민들도 인터넷만 접속하면 정보와 자료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분야를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이 과장의 개인적인 바람을 하나 더 보탠다면 도서관의 오프라인 공간까지 확장해 북카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다. 보다 쾌적한 공간에서 도민들이 책을 읽고 그 감상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문화교류의 장이자 사랑방으로 완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마지막으로 이 과장은 올바른 도서관 이용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도서관이나 도서 미반납이나 분실이라는 공통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분실이나 미반납 도서의 대부분이 인기도서이거나 소장가치가 있는 책들이다. 좋은 책일수록 많은 도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도서의 대여기간을 꼭 지켜주시고 반납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