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 있는 화장품가게에 가면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잠시 헷갈리는 경험을 할 것이다.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 영어에 심지어 제3외국어까지 능숙하게 구사하며 제품을 선전하는 알바의 모습에 도대체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몇 개 국어를 해야 할까 감탄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관광 코스에는 화장품 구매가 필수로 들어간다. 외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높은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단적인 예다.
지난 10월 30일부터 11일 2일까지 4일 동안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는 국내 뷰티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뷰티박람회 ‘제6회 대한민국 뷰티박람회(K-BEAUTY EXPO 2014)’가 열렸다.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부터 해외시장진출전략 세미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한국 화장품의 최신 트렌드와 우수성을 알렸다.
10월 30일 제6회 대한민국 뷰티박람회에 마련된 한국헤나협회 부스에서 관람객이 타투를 새기고 있다. ⓒ 백승지 기자
뷰티박람회는 경기도가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인 뷰티산업 지원을 위해 2009년부터 개최해 온 행사이다. 화장품·헤어·네일·에스테틱·패키징·헬스·슬리밍케어관 등 다양한 뷰티의 세상을 맛볼 수 있다. 350개사 530부스가 참가해 국내 뷰티사업을 소개했다.
가장 인기가 좋았던 부스는 한국헤나협회에서 주관한 타투 시연 부스였다. 저렴하게는 1000원부터 시작해 원하는 부위에 손쉽게 타투를 새길 수 있어 특히 고등학교 여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타투를 처음 새겨봤다는 고등학교 1학년 김예진 양은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고 그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 친구들이랑 뷰티 관련 얘기도 많이 나눠 굉장히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정말 다양하다.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도 있어 신기하고 재미있다”라고 참가소감을 밝혔다.
최근 비만인구의 증가로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를 반영해 헬스&요가관에서는 피트니스, 요가, 필라테스, 스파, 근력강화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슬리밍케어관은 비만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체형 관리프로그램, 반신욕, 얼굴라인 케어에 대한 상담도 받아볼 수 있으며 인바디기구를 비치해 체형을 손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뷰티박람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부스에서는 제품을 할인가로 내놓았다. 시장에서 정가를 주고 사려면 부담되는 가격의 상품도 반 이상 할인이 들어가 단순한 전시가 아닌 활기 넘치는 물품구매로 이어졌다.
개막식에 참석한 최현덕 경기도 경제실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백승지 기자
개막식에 참석한 최현덕 경기도 경제실장은 “우리나라는 현재 화장품을 사러오는 동남아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경기도는 성장가능성이 무한한 뷰티산업을 경기도의 핵심 산업으로 키워 경기도를 아시아 최고의 뷰티산업 요람으로 키울 것”이라며 미래 신성장분야인 뷰티 산업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 사격을 약속했다. 특히 “대한민국 뷰티박람회가 중소기업들의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판로개척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중소 뷰티업체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를 밝혔다.
실제로 뷰티 사업 시장은 로드샵부터 백화점 1층에 주로 자리하는 명품 브랜드까지 대기업 위주의 체제를 공고히 구축하고 있다. 막대한 연구자금과 마케팅으로 승승장구하는 그들에 밀린 중소기업에게 해외 시장이란 또 다른 탈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먼저 나서 중소기업의 뷰티 상품과 해외 바이어의 만남을 추진하는 이번 박람회가 중소기업 뷰티시장에는 해외 시장 판로를 뚫어줄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 백승지 기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친인척이 해외에 갔다 오면 귀국선물은 무조건 외국 화장품을 들고 오곤 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화장품의 높은 질을 해외에서도 인정하면서 이제는 오히려 외국인이 한국 화장품을 손에 들고 돌아가는 모습을 본다. 이처럼 앞으로도 뷰티 산업이 대한민국의 성장분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국내 뷰티 제품을 해외에 지속적으로 알려야한다. 제6회 대한민국 뷰티박람회는 막을 내렸지만 세상을 아름답게 하려는 한국의 뷰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