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한-중 청소년 교류 첫 번째 이야기>
지난 10월 11일, 수원의 청소년 10명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제남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중 청소년 교류를 위해 수원시청소년대표단으로 선발된 이들은 수원시 청소년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중국 제남시를 방문했다.
그동안 러시아, 터키, 일본,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의 도시들과 교류해온 수원시는 청소년들의 국제적 감각을 키우고, 양국의 우정과 협력을 다지기 위해 중국 제남시와 교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교류는 작년에 수원시를 방문했던 제남시 청소년궁의 초청으로 이루어졌으며, 꿈기자도 수원시청소년대표단의 한 사람으로 뽑혀 제남시를 찾았다.
꿈기자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한-중 청소년교류활동을 일정에 따라 총 4회의 기획기사를 구성했다. 중국 제남시의 아름다운 관광지와 유적지를 소개하고, 제남시에서 만난 중국 청소년들과 교사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홈스테이를 하며 꿈기자가 직접 보고 느낀 중국 가정의 평범한 일상도 생생히 전할 예정이다.
제남국제공항의 입국심사 모습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제남시는 어떤 도시일까?>
지난시라고도 불리는 제남시는 황하강의 하류, 산둥성에 위치하고 있다. 예로부터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였던 제남시는 북쪽에 지수이[濟水] 강이 흐르고 있어 ‘지난‘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인구 680만 명의 지난시는 중국 10대 도시 중 하나로서, 산둥성의 심장과 같은 도시다. 산둥성의 성도인 제남시는 산둥성의 고등교육기관이 몰려 있고, 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아 대부분의 어린이가 하교 후 청소년궁을 찾아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제남시는 72개의 맑은 샘물이 솟아나는 ‘물의 도시’로 알려져 있는데, 대표적으로 대명호, 표돌천 등이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샘물의 도시, 제남시에서의 그 설레는 여행을 지금부터 시작한다.
깔끔하게 정돈된 제남시의 거리 풍경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니하오, 제남시! – 제남시의 첫인상>
1시간 30분간의 비행을 마치고, 오후 3시 제남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제남시의 가을 날씨는 생각보다 따뜻했다. 하지만 날씨와는 달리 입국심사대의 분위기는 냉랭할 정도로 엄격했다.
참가자 중 몇몇이 공항 내부 사진을 찍자, 공항 경비를 서던 경찰들이 사진을 삭제하라고 요구하여 참가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중국이 개방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 대목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우리 일행이 버스에 오르자 한국의 청소년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제남시 청소년궁의 교사들 덕분에 중국에 대한 경직된 첫인상은 이내 바뀌었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제남시의 거리는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이었고, 자동차만큼이나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이채로웠다.
산둥성박물관과 화려하게 꾸며진 박물관 내부(옥으로 장식된 천장)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중국의 역사를 한눈에! – 산둥성박물관>
제남국제공항에서 40여 분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산둥성박물관. 1950년대에 지어진 이곳은 중국의 1급 종합박물관으로, 산둥성의 자연 표본과 각종 역사문물이 전시되어 있다. 표본만 20만 건이 넘으며, 산둥성 수장품의 30%가 이곳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보급 물건은 3건, 1급 수장품이 1,300여 건, 고서적이 12만 권에 달하는데, 수장문물의 양으로 판단할 때 중국 전체에서 7위를 차지한다.
수장품 중에는 4~50만 년 전 원시 시대 사람의 뼈와 치아 화석, 신석기 시대의 채석기와 백기를 비롯해 갑골문자와 중국의 10대 고서도 눈에 띄었다. 광대한 전시품의 양과 역사적 가치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박물관 입구부터 방문객의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하는 등 보안이 철저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이라면 방대한 전시품뿐 아니라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 내부 장식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대리석으로 지어진 내부 계단과 초록빛 옥으로 반짝거리는 천장은 박물관이라기보다 중세의 성처럼 느껴졌으며, 중국인들 스스로도 이곳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산둥성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토우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중국인의 생활은 어떨까? – 홈스테이 이야기>
산둥성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수원시청소년대표단이 향한 곳은 제남시 청소년궁이었다. 이곳 청소년궁은 한국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청소년문화센터나 수련관과 비슷한 청소년전문기관으로,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방과 후 활동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제남시 청소년궁에 도착하자 홈스테이 가정의 중국 가족들이 수원시 청소년들을 환영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환영식에 대한 답례의 뜻으로, 한국에서 연습한 태권도 시범과 한국 아이돌 그룹의 춤을 선보였다. 특히 태권도 공연에서 기합 소리와 함께 송판이 갈라지자 중국 어린이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공연에 이어 이연호 수원시청소년문화센터 이사장과 마홍 제남시청소년궁 청소년창업센터장의 축사가 있었다. 이연호 이사장은 “제남시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며 ”이번 교류를 통해 한-중 청소년들이 깊은 우정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제남시 청소년궁에 도착한 수원시청소년대표단과 이연호 수원시청소년문화센터 이사장의 축사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제남시 측에서 준비한 환영식과 한국 청소년들의 공연이 끝나고 드디어 중국 홈스테이 가족들과 만나는 대면식이 시작되었다. 홈스테이를 신청한 중국의 가정에서는 4박 5일간 한국 청소년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고, 아침과 저녁 식사, 그리고 자동차 픽업까지 맡아주었다.
중국의 한 가정에 한 명, 또는 두 명의 한국 청소년이 배정되었는데, 이들의 첫 만남은 다소 어색해 보였지만, 환한 미소로 환영해주는 중국 가족들의 표정으로 이내 긴장감이 풀렸다.
청소년대표단의 태권도 시범과 한류문화를 알리기 위한 춤 공연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꿈기자는 펑 후이 통 (peng hui tong)이라는 2학년 중국 어린이의 집에서 4박 5일을 지내게 되었다. 대면식이 끝나고, 후이 통의 어머니 차로 홈스테이 가정에 도착했다.
좌식 생활을 하는 한국과는 달리 중국은 입식 생활을 하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꼭 실내화를 신고 다녔다. 후이펑의 어머니는 다른 중국의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바쁘지만 딸의 새로운 경험을 위해 홈스테이를 신청했다고 한다.
그녀는 꿈기자의 어머니도 직장을 다니는지 궁금해하며 중국의 여성들은 일하지 않으면 생계를 꾸리기 어렵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말 속에서 집안일과 직장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중국 여성들의 성실함과 고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제남시 청소년궁에서 진행된 홈스테이 가족 대면식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그래서인지 중국에서는 남성들이 육아와 가사를 돕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었고, 후이펑의 아버지 역시 요리와 설거지 등 집안일을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이었다.
중국 가정에서 먹는 첫 번째 식사는 후이펑의 어머니가 직접 요리해주신 음식들로, 닭꼬치, 새우, 해파리오이냉채, 전어구이 등 금방 푸짐한 상이 차려졌다. 중국 음식에 들어가는 향신료 때문에 힘들어하는 참가자들도 있었지만, 꿈기자는 다행히 중국 어머니가 해주는 요리들이 입맛에 잘 맞았고, 그 덕분에 4박 5일 일정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주로 밥과 반찬으로 이뤄지는 한국 식탁과 달리 중국인들은 서너 개의 메인 요리를 만들고, 각자 접시에 떠서 먹는 방식으로 식사를 한다.
홈스테이 첫날의 저녁 식탁과 홈스테이 가족과 함께한 꿈기자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수원시 청소년들은 이렇게 각자 홈스테이 가정에 머물면서 다른 나라 사람이라는 이질감과 어색함을 허물어 갔다. 한국과 중국의 청소년들은 서로의 다른 문화를 이야기하고, 비슷한 점에 공감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어색한 첫 만남으로 시작된 한국 청소년과 그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준 중국 가족들과의 첫날이 따뜻한 저녁 식사와 정겨운 대화로 마무리되어갔다.
*<한-중 청소년 교류 기획기사> 2편에서는 제남시를 ‘물의 도시’로 세계에 알린 표돌천과 대명호공원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