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지하철 2호선 충돌사고,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2014년 대한민국은 현재 ‘이쯤이야 괜찮겠지’하는 안전 불감증에서 오는 대형 안전사고로 많은 인명피해와 사회적인 결함을 목도하고 있다.
‘안전’이란 말은 편안하고 온전한 상태를 말한다. 2014년 대한민국에서 편안하고 온전한 곳은 과연 어디일까?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도, 인도 가까이에 설치돼 있는 환풍구도, 즐거운 여행길의 발이 돼야할 배도 안심할 수 없는 이 현실 속에서 우리는 정말로 편안하고 온전한 장소를 갈망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휴식을 취하는 보금자리, 내 집은 안전할까? 주거형태에서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공동주택 거주자 중 이 같은 물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지붕에서는 물이 새고, 옥상 바닥은 떨어져 나갔으며 악취까지 풍길 때 우리는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것인가. 사회에서 발생하는 결함과 사고는 정부가 책임진다지만 공동주택의 결함과 그에 따른 사고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많은 공동주택 거주자들이 이 같은 고민과 문제점을 안고 있다. 단순히 수리공을 부르는 문제를 떠나 시공사 측에 건의하고 문제를 바로잡고 싶지만 연락이 닿지 않고 도나 시군에 민원을 넣어도 중재가 어려운 상황일 때 진정 이 문제를 해결해 줄 도우미는 없는 것일까.
자문단이 옥상 바닥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 성지훈 기자
이러한 도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는 지난 9월, 나의 집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줄 ‘굿모닝하우스 자문단’을 출범시켰다.
그동안 주택 관련 민원들은 언제나 민원실, 남 지사와 함께 하는 ‘도지사 좀 만납시다’ 등에서 줄곧 제기돼 온 문제 중 하나였다. 그러나 도와 시의 공무원들이 완벽한 주택 관련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고 또 행정처리 과정에서 건의는 하지만 해결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답답함을 빚어왔다.
이에 출범한 ‘굿모닝하우스 자문단’은 건축계획, 조경, 토목 등 12개 분야의 건축가, 교수, 유관기관 전문가 44명과 도와 시군 공무원 35명 등 총 79명의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경기도의 대표적인 주택 관련 민원 자문팀이다. 자문단의 출범으로 그동안 전문성 부족 등의 문제로 쉽게 해결할 수 없었던 주택 관련 민원들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문단 일행이 배수로가 무너진 현장을 찾아 문제점을 진단하고 있다. ⓒ 성지훈 기자
지난 4일에는 ‘굿모닝하우스 자문단’ 출범 후 처음으로 도민들의 주택 관련 애로사항과 안전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도 광주 소재의 A아파트를 방문했다. 이 아파트는 옥상 방수에 하자가 있고, 지난여름 폭우로 인해 아파트 인근 배수로가 토사로 무너져 내려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많은 주민들이 안전과 아파트 관련 애로사항을 겪고 있지만 시공사나 해당 시청에 건의해도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불만을 사왔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경기대 최용화 교수, 현대산업개발 조태제 상무 등 자문단은 직접 아파트 옥상과 배수로를 살피며 문제점을 진단하고 시공사 측에 도와 시 차원에서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등 주민들의 답답한 속을 해결해 주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조억동 광주시장 등이 토론회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 성지훈 기자
또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조억동 광주시장, 시공사 대표, 입주민 대표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가 열려 주민들이 직접 건의사항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토론회에서 주민들은 그동안 아파트 내에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통으로 일관했던 시공사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으며, 아파트 주변에 매운 연기가 많이 나는 점, 아파트 후문 설치 등을 건의했다.
헬렌 켈러에게는 셜리반 선생님이 있었던 것처럼, 위대한 사람에게는 멘토가 있었다. 우리 인생에 멘토가 없다면, 우리는 항로를 잃은 배처럼 망망대해를 헤맬 수밖에 없다. 나보다 먼저 그 길을 갔고, 나보다 그것을 잘 아는 사람이 우리 인생에는 꼭 필요한 것이다.
안전도 마찬가지이다. 한 순간에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누군가는 멘토가 되어 우리 주변 안전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고쳐줘야 하는 것이다. 또한 안전에 대해 그 길을 잘 알고 있는 멘토들이 사고 예방과 편안한 환경을 위해 인도해줄 필요가 있다.
안전한 대한민국과 경기도를 위해서도 멘토가 필요하다. ‘굿모닝하우스 자문단’이 그러한 안전멘토가 되어 안전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때로는 너그럽게, 때로는 날카로운 매의 눈으로 바라보며 경기도의 안전을 책임져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