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돌천 공원 입구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예로부터 제남시는 집집이 샘물이 솟구치고, 맑은 물이 가득해 농경과 축산이 발달하였다. 중국인 양식 대부분이 제남시에서 재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르스트 지형이라는 독특한 지질 구조 때문에 곳곳에 솟아나는 샘물이 무려 377개라니, 과연 이곳을 ’샘물의 도시’라 부를 만하다. 한-중 청소년 교류 활동의 일환으로 제남시를 찾은 수원시청소년대표단은 지난 10월 12일, 방문 이틀째를 맞아 물의 도시를 감상하러 표돌천과 대명호로 향했다.
< 사시사철 맑은 샘물이 솟는 곳 – 표돌천 >
공원 안 거리에 솟아나는 샘물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제남시 천성광장 맞은 편에 위치한 표돌천공원. 이곳에 처음 들어서면 공원 곳곳에서 물이 솟구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이 맑아 바닥까지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심지어 사람들이 다니는 거리에도 얕은 샘물이 흐르고 있어 여행객들을 놀라게 한다. 수원시청소년대표단 참가자들은 자연의 신비에 감탄하며 공원 곳곳을 둘러보았다.
세 갈래의 물줄기가 솟고 있는 표돌천(가운데의 하얀 파도 부분)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10ha에 이르는 표돌천공원에는 모두 34개의 샘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표돌천’이다. 청의 건륭제(고대 중국의 황제)가 표돌천을 ‘천하제일천’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물이 맑고 아름답다. 아무런 정수 과정 없이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여 건륭제는 이곳의 물을 즐겨 마셨고, 북경의 옥천수를 이곳의 샘물로 바꾸어갔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각양각색의 물고기가 헤엄치는 표돌천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여행객들이 표돌천의 물을 직접 맛볼 수 있는 식수대도 마련돼 있다. 꿈기자가 직접 마셔 보니 건륭제가 말한 것처럼 물맛이 달고 시원했다. 표돌천은 난개발 때문에 한동안 끊겼다가 2003년부터 다시 사시사철 세 갈래로 높은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그 양이 1초에 1.6 리터짜리 생수 1,000병 분량의 물이라고 하니 놀랍기만 했다.
송나라의 여류 시인이었던 이청조 시인 기념관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샘물 외에도 표돌천공원에는 송나라 시대의 여류 시인인 이청조의 기념관을 비롯해 관란정, 봉산구적방, 백설루, 만죽원 등 둘러볼 곳이 많아 제남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원 곳곳에는 역사적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다.
중국 고대 황제가 세운 비석이나 색색깔의 단청으로 장식된 사원 등 아름다운 중국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다. 또한 표돌천공원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국제예술광장’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어 명승지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두 배의 감동을 선사한다.
<72개 샘이 모여 이룬 호수 – 대명호>
대명호 공원 입구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표돌천공원에서 버스로 약 15분을 달려 두 번째로 들른 곳은 대명호공원이었다. 대명호는 제남의 72개 샘이 모여 이룬 호수로, 둘레 약 5km, 깊이 약 2~4m에 이르는 큰 호수다. 특히 장마철이나 가뭄에도 사시사철 물의 양이 변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대명호 안에는 총 6개의 섬이 있는데,
72개의 샘이 모여 이룬 호수 대명호와 이백과 두보가 함께 시를 읊었던 역하정이 있는 섬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역하정이라는 오래된 정자가 있는 섬이다. 이 섬에서 이백과 두보(고대 중국의 시인)가 함께 시를 읊었다고 전해지며, 청나라 문인들도 대명호를 보고 감탄했다 한다. 관광객들로 붐비던 표돌천공원에 비해 대명호는 한가하고 고즈넉한 느낌이었다. 넓은 호수를 둘러싼 산책로를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우리 일행은 타지 못했지만, 배를 타고 대명호를 건너는 연인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 중국 전통문화 체험기- 제남시 청소년궁 >
제남시 청소년궁에서 진행된 공예 체험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대명호 근처의 길화호텔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수원시청소년대표단은 다시 청소년궁으로 돌아왔다. 총 7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어린이들을 위한 최상의 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청소년 인재를 육성하는 곳이다. 수원시에서 온 청소년들은 과학체험실, 음악실, 공작기계실, 태권도장, 무용실까지 각 시설을 둘러보며 직접 교구들을 가지고 중국 교사들과 체험해 보는 기회도 가졌다.
대강당에서 진행된 공예 체험에서는 중국의 전통문화인 그림자 그림을 만들어 보았는데, 중국 어린이들이 즐겨하는 이 활동은 두꺼운 종이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오리고 잘라 아름다운 문양을 만드는 것이다. 대강당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통해 중국 청소년들의 수공예 솜씨도 엿볼 수 있었다.
< 훠궈를 맛보다 - 두 번째 홈스테이 이야기 >
중국의 대중 요리, 훠궈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공예 체험이 끝나자 홈스테이 가족들이 참가자들을 데리러 제남시 청소년궁으로 찾아왔다. 꿈기자는 홈스테이 가족들과 음식점에 가 훠궈[火鍋] 라는 중국 음식을 먹게 되었다. 훠궈는 육수를 끓여 얇게 썬 고기를 살짝 익혀 먹는 중국 요리로, 중국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다.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양고기, 쇠고기, 고기 완자, 생선, 채소(콩나물, 고구마, 배추, 죽순 등), 새우, 오징어, 두부, 면류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육수에 넣어서 데쳐 먹는다.
육수의 종류는 고기로 우려낸 것(흰색)과 중국 특유의 향신료를 넣어 매운 것(빨간색) 두 가지가 있는데, 꿈기자는 매운 육수를 선택했다. 고추기름을 넣은 매운 육수는 꿈기자 입맛에도 무척 매웠지만, 한국에 와서도 두고두고 생각나는 것이 바로 훠궈의 매운맛이었다. 우리나라의 샤브샤브와 비슷한 훠궈는 양고기를 데쳐서 먹는다는 점이나 개인 앞에 각자의 국물통이 있다는 것이 달랐다.
훠궈 전문점에서 홈스테이 가족과 함께 (제일 왼쪽이 꿈기자/오른쪽은 또 다른 한국 청소년)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아침 8시부터 시작된 바쁜 일정이었지만, 중국의 문화를 접하는 매 순간순간이 새롭고 신기했다. 도시 곳곳에서 솟아나는 맑은 샘물만큼이나 인정 많고 여유로운 중국인들의 생활을 함께하면서 꿈기자도 어느새 제남시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내일은 또 어떤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까? 새롭게 만나게 될 중국을 기대하며 제남시에서의 두 번째 밤을 보냈다.
# 용어 설명: 카르스트 지형이란 석회암 등의 물에 녹기 쉬운 암석으로 구성된 대지가 빗물 등에 의해 녹으면서 침식되어 생성된 지형이다.
** 한-중 청소년 교류 테마기사 3편에서는 동아현청소년센터 방문기 및 교류 활동과 아교박물관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