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 전경(왼쪽)과 ‘조선 왕실 선성군 母子의 특별한 외출’에 관한 간략한 설명(오른쪽) ⓒ 최수진 기자
경기도박물관에서 올해 10월 24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특별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조선 왕실 성선군 母子의 특별한 외출’로, 조선의 옷매무새에 관련된 네 번째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조선의 9대 국왕 성종의 증손인 선성군 이흠과 그의 어머니인 평양이씨의 묘에서 출토된 유물을 토대로 조선 전기의 왕실 관련 복식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시는 총 3부작으로 기획된다. 1부는 ‘어머니 기성군부인 평양이씨의 옷’, 2부는 ‘아들 선성군 이흠의 옷’, 3부는 ‘모자母子를 위해 새로 장만한 옷’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머니 기성군부인 평양이씨의 옷(왼쪽)과 아들 선성군 이흠의 단령(오른쪽) ⓒ 최수진 기자
1부와 2부에 자리 잡은 의복들은 묘의 특성상 복식에 훼손된 부분이 많아 보존처리 및 세척, 형태보정, 보수 그리고 재현을 통해 전시되었다.
1부에 전시된 ‘어머니 기성군부인 평양이씨의 옷’은 왕실 여성의 의복답게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기성군 부인의 묘에서는 총 37건의 복식이 출토되었다. 그러나 식물성 섬유인 면과 마는 사라지고 견직물만 남았기 때문에 실제로는 37건의 복식보다 더 많은 양의 복식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기성군 부인 평양이씨의 옷은 봉황무늬, 연꽃모란넝쿨무늬, 사계절꽃무늬와 같은 다양한 직물무늬가 존재한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봉황무늬가 수놓인 ‘단삼’과 구름무늬가 있는 비단으로 짜인 ‘저고리’ 그리고 ‘치마’가 전시되었다.
2부의 ‘아들 선성군 이흠의 옷’에는 ‘단령’과 ‘답호’, 그리고 흔하지 않은 ‘아이 저고리’가 전시되었다. 이흠은 독서를 좋아하여 경서를 통달했으며, 성품이 공손하고 화려한 옷을 입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이흠의 의복을 보면 알 수 있다.
이흠의 ‘단령’에는 구름보매무늬가 있는 비단을 사용하였고, ‘답호’ 역시 구름무늬 있는 성근 라(羅-비단) 직물을 사용했다. 같이 전시된 ‘아이 저고리’는 선성군 묘에서 발견된 것으로, 어렸을 때 선성군이 입던 것인지 장례 당시 가까운 가족이 넣어 준 것인지는 모호하나 어린 아이의 옷이 발견된 사례는 흔하지 않아 조선 전기 아동복의 특징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출토품이라 한다.
3부 ‘모자母子를 위해 새로 장만한 옷’에 전시된 재현복 ⓒ 최수진 기자
3부에는 본래의 색을 알 수 없는 출토복식의 특성으로 인해 당시의 색을 추정하여 현대의 직물로 제작한 ‘재현복’이다. 형태와 바느질은 유물을 참고하였다. 3부에는 ‘기성군부인 단삼’과 ‘기성군부인 치마’, ‘선성군 단령’, ‘선성군 액주름’이 전시되었다. 조선 왕실은 어둡고 탁한 색상을 즐겨 입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으로 인해 밝고 눈에 띄는 원색으로 재현복이 제작되어 당시 화려했을 왕실의 복식을 현대직물로 생동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의복뿐만 아니라 견성군파 묘역에서 출토된 지석과 명기 또한 전시되었는데 ‘백자 명기 탁잔’, ‘백자사발 이문형 묵서 지석’ 등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장에 자리 잡았다.
이번 특별 전시는 견성군파 종회에서 유물을 기증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경기명가가 기증한 출토복식으로 인해 경기도 내에서 특별전을 개최하고 학술회의를 열 수 있었다는 점은 감사할 만한 일이다. 또한 특별 전시를 통해 경기도민의 문화의식을 한 층 더 일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경기도박물관에도 도민들이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