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2014년 최대 화두는 단연 ‘안전’이다. 세월호 참사,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사고 등 크고 작은 안전 관련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회는 물론 개개인의 안전불감증 현상이 여실히 드러났고, 이에 대한 해결 대책 등이 공론화되고 있다. 작게는 광역버스 이용 시 좌석 당 안전벨트를 매는 승객이 늘었는가 하면, 크게는 각 지자체에서 안전 사업 예산 비중을 늘리는 등 안전에 대한 관심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해 안전 관련 공공기관 및 위원회 대표가 대한민국 사회안전 박람회의 개막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 이정민 기자
안전에 대한 이러한 사회의 관심을 바탕으로 지난 13일 대한민국 사회안전 박람회가 개막을 알렸다. 경기도와 안전행정부,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이번 박람회는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됐다. 개막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해 주최측인 안전행정부 장관, 한국경제신문사 사장과 공공기관장 및 기업체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대한민국 안전에 대한 관심을 독려했다.
안전 박람회 부스 관람 설명을 듣는 정 총리와 김기웅 한국경제신문사 사장. ⓒ 이정민 기자
대한민국 사회안전 박람회에는 정부 공공기관과 기업체 등이 운영하는 약 300여 개의 부스가 마련됐다. 또 심폐소생술, 연기체험, 탈출 체험 등 소방과 재난 관련 체험관 등으로 구성됐다. 전시 품목은 크게 범죄 예방(영상 보안 시스템, CCTV 시스템 등), 식품 안전(가공식품, 농축수산물, 외식 프랜차이즈 등), 재난 안전(화재 예방, 소방 장비, 구조구급장비 등), 교통 안전(긴급 구난 자동 전송 시스템, 무인 단속 장비 등), 산업 안전(개인 안전 장비 및 보호구, 위험 요소 차단 장비 등) 등으로 나뉘었다.
조난 분석에 효과적인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UAV 카메라. ⓒ 이정민 기자
눈길을 끌었던 안전 부스로는 국립재난안전연구원(NDMI)의 UAV(무인비행기) 기술을 활용한 재난원인과학조사 시스템과 재난대응 안심 서비스 Smart 초록 버튼, 각종 체험관이 있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UAV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재난원인과학조사를 위한 방법으로 UAV(무인비행기)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를 전시했다. UAV(Unmanned Aerial Vehicle, 무인비행기)라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조사원의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재난 현장 조사 및 분석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재난 등 피해가 접수된 지역에 접근이 어려운 경우 UAV 기술로 태블릿 PC를 이용해 조종하며 첨단 장비를 기반으로 피해 규모를 조기 산정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재난 현장을 신속하고 다각적으로 촬영함으로써 대규모 재난이나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 대한 원인 분석과 해석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한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추후 안전 관련 시스템을 전국으로 보급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대국민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응급 상황에 대비한 안심 서비스 Smart 초록 버튼. ⓒ 이정민 기자
Smart 초록 버튼
최근 방송인 윤후가 출연하는 한 자동차 광고로 인지도를 얻은 ‘Smart 초록 버튼’은 해당 기기를 소지한 스마트폰 사용자가 학교 폭력, 성범죄 등 응급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간단하게 초록 버튼을 눌러 미리 지정된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과 연결되어 사용되는 앱세서리(Appcessory) 방식으로, 제휴를 맺은 SK텔레콤의 중계 시스템을 이용하게 된다. 위급 상황 시 초록 버튼을 누르면 응급관제센터로 응급 호출 신호가 연결되고, SK텔레콤의 중계 시스템을 통해 보호자나 112에 연결이 된다. 전화 연결이 되면 사용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가 처한 주변 상황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게 되고 112 상황실에서 상황 파악 후 출동하는 과정을 거친다. 상대적으로 안전에 취약한 어린이와 여성이 주로 활용할 수 있다. 안전 초록버튼의 기기는 3만5000원, 서비스는 월정액 1500원이다.
심폐소생술 체험 중인 어린이 관람객들. ⓒ 이정민 기자
이번 박람회를 통해 안전 교육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보고, 사회 제도적으로 안전 관리 및 대응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과학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그리고 과학 기술과 ‘안전’의 접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안전은 사건 사고가 일어난 뒤 단기간 두려움의 대상으로서 점검할 것이 아니다. 나와 내 가족, 우리 국민 모두를 지킬 수 있는 안전에 평생 오랜 기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