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문화를 떠올리지 못했다면 혹은 평소에 음악, 책과 같은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면 지금 소개할 두 곳을 주목하자.
![시크한 콘크리트 외관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인 카메라타 음악감상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1/20141119184759523867909.jpg)
시크한 콘크리트 외관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인 카메라타 음악감상실. ⓒ 권경미 기자
지난 14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정책기자단과 전국 8개 도청 소속 기자단의 합동 워크숍이 열렸다. ‘안보와 문화가 만났을 때’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워크숍에서는 정책토론, 안보와 문화 관광지 견학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기자단의 첫 번째 목적지는 파주 헤이리 마을 내에 위치한 카메라타 음악 감상실이었다. 파주 출신 방송인 황인용 씨가 운영하는 카페로 클래식 음악 감상을 테마로 하는 곳이다. 노출 콘크리트가 둘러싸고 있어 견고해 보이는 건축물 안으로 들어서면 탁 트인 공간과 내부에 퍼진 커피향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는 큰 스피커, 앰프들과 편안한 카페 인테리어가 콘서트홀 같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카메라타 무대 위의 웅장한 스피커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1/20141119184759533154052.jpg)
카메라타 무대 위의 웅장한 스피커들. ⓒ 권경미 기자
황인용 씨는 기자단에게 클래식이라는 음악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관광에 대한 생각을 전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유럽의 관광은 문화 관광이 된 지 오래다. 쇼핑하러 유럽을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음악가를 따라 유럽 여행을 한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눈앞에 아름다운 유럽의 풍경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이어서, 어린 시절 파주에서 한국 전쟁과 같은 가슴 아픈 한국 역사를 고스란히 느낀 경험, 자유로가 개통되기 전 민간인이 들어올 수 없을 만큼 낙후됐던 파주의 모습 등을 전했다.
과거에는 ‘파주’하면 안보와 관련된 이미지만을 떠올렸다면 문화 마을인 헤이리와 출판단지가 생기면서 파주의 이미지는 180도 바뀌었다. 그는 “이제는 이곳에서 전쟁과 비극의 강 임진강의 역사를 바탕으로 질 높은 문화 관광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소망하는 한편 “헤이리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현대 건축물과 여유로운 자연환경 외에도 앞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씨는 끝으로 기자단을 향해 역사와 음악을 바탕으로 지역을 연구하고 발전을 위해 힘써주기를 당부했다. 특히 소크라테스의 조언을 인용하며 “음악의 중요성을 알고 음악을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로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로 음원을 쉽게 다운 받아 듣는 요즘 세대들에겐 다소 불편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때론 한 곡에 집중하여 음악을 고스란히 느껴보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많은 출판사들이 자리 잡은 책방거리 풍경.](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1/20141119184759536710935.jpg)
많은 출판사들이 자리 잡은 책방거리 풍경. ⓒ 권경미 기자
파주 장단콩을 이용한 요리로 점심식사를 마친 뒤 기자단은 파주출판도시로 향했다. 출판도시는 1989년 국가 발전의 핵심인 ‘지식과 정보를 창출하는 중심기지’를 확보하여 21세기 국제화시대의 주체적 문화대응 능력을 배양하고 불합리한 출판 유통 구조의 현대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출판기획, 편집에서부터 인쇄, 물류, 유통 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하나로 묶어내 대한민국의 출판문화산업 발전을 이루어 내는 것이 목표이다.
또한 출판도시는 자연과 호흡하는 친환경적인 문화공간이다.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이 합류하여 서해에 이르는 거대한 강 하류의 저습지로 철새 도래지이며 갈대 군락 등 전형적인 강변습지 식생이 나타나는 곳이다. 한강의 습지와 심학산에 둘러싸여 있으며 들풀과 들꽃이 만발하는 야생의 자연 속에 세워졌다.
![가운데에 위치한 임시 창고와 이를 둘러싼 사무실의 모습을 설명하는 김승욱 대표.](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1/20141119184759535040286.jpg)
가운데에 위치한 임시 창고와 이를 둘러싼 사무실의 모습을 설명하는 김승욱 대표. ⓒ 권경미 기자
파주출판도시에서 이콘출판 김승욱 대표로부터 파주출판도시의 역사와 현재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간단히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출판단지 조성 초기부터 함께한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니 현대식의 멋진 건물들이 없던 황량한 들판이 떠오르면서 10여 년 동안 많은 변화가 생긴 출판도시가 신기하게 느껴졌다.
![앞으로 진행될 출판도시 제2단계 사업 지구에 대한 설명을 듣는 기자단.](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1/20141119184759533442448.jpg)
앞으로 진행될 출판도시 제2단계 사업 지구에 대한 설명을 듣는 기자단. ⓒ 권경미 기자
문화해설사로부터 출판단지의 역사와 그 동안의 에피소드 그리고 현재의 모습과 앞으로 더 진행될 제2단계 사업 지구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1989년 몇몇 출판인들의 의미 있는 도전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 ‘북시티’라는 새로운 도시를 만든 것이 인상적이었고, 소수의 몇 명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다.
인간과 자연, 문화와 산업이 잘 어우러진 책의 도시. 이제 파주에서는 건축물들을 보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면서 질 높은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과거 20여 년 동안 큰 변화를 이루어낸 만큼 앞으로 20여 년 후에는 또 어떤 멋진 모습들이 나타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