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김범수’로 유명한 가수 전철민이 ‘제3회 도시농업콘서트’에서 오프닝 공연을 펼치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1/20141120110412187637455.jpg)
‘농부 김범수’로 유명한 가수 전철민이 ‘제3회 도시농업콘서트’에서 오프닝 공연을 펼치고 있다. ⓒ 허필은 기자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소재한 용인여성회관 큰어울마당의 공기는 평소보다 맑았다. 온통 회색빛으로 물든 콘크리트 땅과 건물 사이사이도 초록빛이 반짝였다. ‘제3회 도시농업콘서트’가 열리면서 도시 텃밭을 가꾸는 농부들이 모여 삭막했던 도시 속에 자연의 아름다움이 펼쳐진 것이다. 경기농림진흥재단이 주최하고 경기도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경기도 도시텃밭 사진전’과 함께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방송인 이상벽의 진행과 더불어 가수 변진섭, 여행스케치, ‘농부 김범수’ 전철민의 축하공연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 ‘제3회 도시농업콘서트’에는 방송인 외에도 남경필 경기도지사, 정찬민 용인시장, 이재문 수지구청장, 김정한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3회째를 맞이하는 도시농업콘서트는 도시의 자투리땅으로 텃밭을 가꾸는 도시농부들이 늘어감에 따라 그 모범 사례를 통해 도시농업 문화를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도시농부들은 텃밭을 가꾸며 도시 속에서 몸의 건강과 마음의 여유를 찾고 있다. 통계적으로도 도시농업으로 다양한 도시문제가 해결되는 등 도시농업은 경기도를 더욱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발전시키는 중이다.
경기도의 아침을 깨우는 ‘굿모닝! 주스’, ‘굿모닝! 샐러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엄마손 텃밭’을 가꾸는 용인 서천마을 휴먼시아 3단지 주부들과 함께 ‘굿모닝! 주스’를 만들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1/20141120110412185655090.jpg)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엄마손 텃밭’을 가꾸는 용인 서천마을 휴먼시아 3단지 주부들과 함께 ‘굿모닝! 주스’를 만들고 있다. ⓒ 허필은 기자
프로그램 중에는 남 지사와 정 시장이 참여하는 현장 시연 및 시식행사가 마련돼 콘서트를 찾아온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남 지사와 정 시장이 도시텃밭에서 재배한 채소로 이른바 ‘굿모닝! 주스’, ‘굿모닝! 샐러드’를 만든 것. 관객들은 남 지사와 정 시장이 만든 주스와 샐러드를 시식하며 도시텃밭에서 기른 채소로 만든 음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시연 및 시식행사를 하면서 남 지사는 농업 교육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남 지사는 따뜻하고 복된 마을공동체를 가리키는 ‘따복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온 마을이 공동체가 되는 따복마을에서는 농업 교육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경기도의 양호한 재정 상황을 고려했을 때 농업 교육을 통해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도시농업 문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나는 도시농부다! 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작물과 함께 사고력을 키우는 안양시 관악초등학교 학생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1/20141120110412189211973.jpg)
작물과 함께 사고력을 키우는 안양시 관악초등학교 학생들. ⓒ 허필은 기자
‘나는 도시농부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제3회 도시농업콘서트’에는 총 네 팀의 도시농부들이 출연해 도시텃밭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엄마손 텃밭’을 가꾸는 용인 서천마을 휴먼시아 3단지 주부들, 안양시 관악초등학교에서 텃밭을 키우는 학생, 교사, 학부모 외에도 한의사 이재휘 원장, 장진주 파워블로거가 출연해 도시농업에 종사하는 시민들이 다양함을 알렸다.
용인 서천마을에서 온 주부들은 방학 때 아이들에게 음식을 해주던 ‘엄마손 밥상’을 계기로 더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텃밭을 가꾸고 있다. 텃밭을 통해 다양한 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한 ‘엄마손 텃밭’ 농부들은 수확물을 무료로 공유하며 도시텃밭의 중요성을 알리기도 한다. 주부들은 도시텃밭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스스로 생명을 키우는 데에서 행복을 느낀다”며 입을 모았다.
안양시에 소재한 관악초등학교에서 텃밭을 가꾸는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 또한 도시텃밭의 장점을 부각시켰다. 특히 텃밭을 관리하면서 학업에 지장이 있기는커녕 오히려 집중력과 학업성취도가 높아진 경험담은 관객들로 하여금 도시텃밭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게 했다. 꼬마 농부들은 자신들이 기르는 작물이 자라는 것만큼 사고력을 기르고 있었다.
한의사 이 원장과 블로거 장 씨도 자신의 경험을 통해 도시농업의 매력을 소개했다. 아토피로 고생하던 아들을 위해 5년 동안 텃밭을 일구었다는 이 원장은 텃밭에서 재배한 먹거리로 아들의 질환을 개선했다고 전했다. ‘후둥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 장 씨 또한 자신의 전공인 생물학과 이탈리아에서 배운 요리를 도시농업에 접목해 다양한 텃밭채소 요리를 선보여 주부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에콜로지(ecology)와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변증법적 조화
![‘경기도 도시텃밭 사진전’에 전시된 사진처럼 시민들의 일상도 곧 도시텃밭을 가꾸는 모습으로 가득할 것이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1/20141120110412205858767.jpg)
‘경기도 도시텃밭 사진전’에 전시된 사진처럼 시민들의 일상도 곧 도시텃밭을 가꾸는 모습으로 가득할 것이다. ⓒ 허필은 기자
인간은 본디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존재이다. 즉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이 이상적이고 본질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본질적 공간인 자연이 어느새 도시화로 인해 회색 콘크리트에 밀려 그늘진 곳으로 밀려난 현상은 어쩌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본말전도의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생태주의자들은 인간의 본질적 공간인 자연을 찾기 위해 테크놀로지(technology)에 반대하여 에콜로지(ecology)를 주창해왔다.
에코(eco)와 모던(modern), 에콜로지와 테크놀로지, 이 두 대립항은 치열하게 힘겨루기를 하며 사람들의 공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힘겨루기는 결국 테크놀로지의 승리로 마무리될 것만 같았지만 ‘제3회 도시농업콘서트’는 두 요소의 대립이 아닌 조화를 이끌어내며 테크놀로지 속에서 에콜로지를 찾고 있다. 상충되어 어느 한쪽이 사라져야 끝날 것 같은 힘겨루기의 패러다임을 완벽하게 바꾼 것이다.
‘technology’에서 ‘t’, ‘h’, ‘n’을 빼면 ‘ecology’가 되듯이 이제는 도시화 자체를 부정하기보단 도시 속에서 자연을 공존시키는 방법을 찾을 때이다. 자연과 도시와 변증법적 조화를 통해 대립했던 두 요소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도시에 숨은 텃밭을 찾는 ‘제3회 도시농업콘서트’는 진정한 에코테크놀로지(Eco-technology)가 무엇인지 보여주며, 시민들에게 도시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뜻 깊은 자리를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