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우리는 입버릇처럼 ‘아이고, 죽겠다’를 말한다. 대한민국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요즘, 크고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들의 속마음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국내 자영업자의 비율이 전체 산업인구의 80%를 돌파했다. 국민 대부분이 영세기업 혹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대한민국의 현 산업 구조에서 희망빛 미래는 더욱 멀게만 느껴진다.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마트와 상점들, 갑과 을의 강압적인 관계 속에 무리하게 끼워 팔기, 밀어 넣기 등을 요구하는 기업의 횡포, 외국계 대형 기업의 상륙으로 위기를 맞은 우리나라의 기업들…. 어느 것 하나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 자영업자들은 좌절하고 절망한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렇게 현실을 한탄하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도내 중소기업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성지훈 기자
이에 중소기업들이 뭉쳤다. 지난 18일 수원 라마다호텔에서는 도내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의 어려움을 듣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남경필 경기도지사 초청 중소기업 간담회’가 개최됐다.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가 마련한 이날 간담회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비롯해 도내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간의 불편함과 애로사항을 호소했다.
이완표 대표가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건의사항을 말하고 있다. ⓒ 성지훈 기자
특히 7년째 도지사 초청 간담회 때마다 경기도청 종합발간실 축소 및 폐지를 건의해온 경기도 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완표 대표는 “경기도청 내 연간 인쇄물량이 40~50억 원에 달하는데 경기도청은 예감 절감이라는 명목 아래 도청 내에서 인쇄물을 발간하여 영세 중소기업의 일거리를 뺏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남 지사는 “실무자 협의회를 열어 도청 내 인쇄물을 외주로 많이 늘리고, 도청 내 인쇄는 흑백인쇄만 담당하게 하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수원시소상공인회 박제민 대표는 기초단체별 소상공인 비즈니스센터를 마련해줄 것을 건의하며 “골목상권이 죽어가고 있다. 주 5일은 꿈도 못 꾸고, 월급 104만원으로 빠듯하게 사는 우리 소상공인들이 자생력을 강화하고 소통을 통해 많은 정보를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소상공인들의 애환을 전했다.
김기문 회장은 서울시의 소상공인 아카데미 사례를 들며 “당장 소통을 위한 사무실보다는 가게 홍보 웹사이트 제작 등 실질적으로 소상공인들을 도울만한 아카데미가 경기도에도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날 행사에는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을 살릴만한 획기적인 아이디어 제안도 있었다.
일산테크노타운사업협동조합 이희견 대표가 건의한 ‘일사천리’ 사업이 바로 그것. 일사천리 사업이란, 지자체와 홈쇼핑을 연계한 지역 중소기업 판로지원 사업으로 이 사업이 시행될 경우 우수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가 확보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답변을 하고 있다. ⓒ 성지훈 기자
이 같은 제안에 남 지사도 크게 흡족해 하며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내년에는 G-STAR 박람회를 개최하고, 내년 예산에 일사천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시행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위기임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 기회를 살리고 잡는다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 확보될 것이다. 중소기업의 위기 속 도약에 경기도의 활약도 기대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