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남경필 경기도지사 초청 중소기업 정책간담회가 라마다 프라자 수원호텔에서 열렸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1/20141124202739734496601.jpg)
18일 남경필 경기도지사 초청 중소기업 정책간담회가 라마다 프라자 수원호텔에서 열렸다. ⓒ 백승지 기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은 하나님이라는 조력자의 도움으로 작은 체구에도 성공을 거둔다.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다윗과 골리앗처럼 항상 대결관계는 아니지만 동등한 대결이 불가한 이른바 ‘체격’ 차이에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관계와 마찬가지다. 자본, 시장 장악력, 마케팅 등 다방면에서 약체인 중소기업에게 도움을 줄 조력자는 누구일까.
지난 18일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라마다 프라자 수원호텔에서 열린 ‘남경필 경기도지사 초청 중소기업 정책간담회’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 대표와 경기도지사가 직접 만난 것. 이날 행사에서는 지역 중소기업 경영 현안을 발굴해 키울 사업은 키우고 기업 대표에게 애로사항을 들으며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좋은 아이디어는 채택해 현장일선에 반영하는 브레인 스토밍까지 이어졌다.
![이완표 경기도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이 경기도청 종합발간실 축소·폐지를 건의하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1/20141124202739732514236.jpg)
이완표 경기도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이 경기도청 종합발간실 축소·폐지를 건의하고 있다. ⓒ 백승지 기자
중소기업 이래서 힘들어요
이완표 경기도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 인쇄산업의 애로사항으로 경기도청 종합발간실을 꼽았다. 그간 경기도청 종합발간실에서 찍어내는 인쇄물이 중소 인쇄업계 일거리를 빼앗고 있었던 것. 조력자로 나선 경기도가 오히려 중소기업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격이다. 예산 절감이란 명목 하에 문서·교재·책자 등 40~50억원 상당의 인쇄를 자체 소화해 수많은 인쇄사들이 이미 도산했다.
이완표 이사장은 “경기도청은 다른 지자체도 인쇄실을 운영한다는 둥 변명으로 일관한다. 경기도가 인쇄인의 생업을 가로채 중소기업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며 발간실을 폐쇄해 달라고 간청했다.
이러한 사정을 들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실무자 협의회를 열어 소통으로 풀어나가자. 그리고 경기도청 총무과장님의 해명이 필요할 것”이라며 실무자의 정확한 해명을 듣도록 조치했다. 이에 이대직 총무과장은 “경기도청은 이미 발간실을 축소·감축 중이다. 금년엔 370여건만 인쇄했고 인쇄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흑백 인쇄만 하고 있다. 30억 정도는 외부발주가 되고 있으며 긴급을 요하지 않고 시일이 충분한 것은 가급적 외부 발주하겠다”며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경기도가 미처 알지 못해 지원을 못했던 분야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이희건 일산테크노타운사업협동조합장은 중소기업 제품 홈쇼핑 판매인 이른바 ‘일사천리사업’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을 요청했다. 중소기업은 판로확보에 한계가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중소기업중앙회는 홈&쇼핑과 지방자치단체가 연계하는 일사천리 사업을 추진 중이다. TV 홈쇼핑에서 중소기업 제품을 홍보하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나 중소기업의 판로개척 어려움을 효과적으로 해결해 준다. 그러나 현재 이 제도에 경기도만 빠져있어 바로 혜택을 볼 수 있게 지원을 부탁해왔다.
남 지사는 “내년 예산에서 빠져있는데 추가할 수 있는지 검토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기업의 판로확보에 확실해 도움이 될 것 같다. 경기도가 놓치고 미처 반영을 못한 사항인데 이번에 확실히 검토해보도록 하겠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또 “경기도에서 G스타 박람회도 연다. 판로확보에 확실히 도움이 될 테니 같이 활용해보길 바란다”며 서로 몰랐던 정보를 공유했다.
![이기웅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사업협동조합 대표가 발언 중이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1/20141124202739736071119.jpg)
이기웅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사업협동조합 대표가 발언 중이다. ⓒ 백승지 기자
중소기업과의 대화 더욱 확대되었으면…
이 날 간담회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그러나 자리에 참석한 40여명의 대표 중 정작 발언기회를 가진 건 7명에 불과하다. 1시간은 40명의 이해관계를 모두 따지고 해결책을 논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참석한 의미도 없이 앉아 있다가 시간이 끝나 돌아간 사람이 대부분이다.
귀중한 발언기회를 얻은 7명의 대표도 문제점과 건의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말하기 보단 사업의 중요성과 장점을 설파하고 다른 사업과의 비교에만 치중해 효과적인 간담회 진행이 힘들었다.
이기웅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사업협동조합 대표는 북팜시티 사업 업무협의에 경기도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요청 사항으로 발표했다. 이번 간담회는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건의와 답변을 목적으로 하는데 북팜시티 사업에 경기도의 적극적 지원 요청이 ‘애로사항’이라는 간담회 목적과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다.
또한 수원시 소상공인회 박재민 회장은 “아침 일찍 일어나 저녁 늦게 퇴근하는 소상공인은 서로 정보 공유가 부족하다. 서로 만날 사무실이나 소상공인 비즈니스 센터를 만들어달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이미 경기도 내엔 13개 지역에 소상공인 지원센터가 있다. 답을 들은 박재민 회장은 “그런 것이 있다는 걸 지금 처음 알았다”며 허탈한 반응이었다. 사전에 간담회 주제와 참여자 선정 과정에서 과연 최소한의 적절성 판단과 소통과정이라도 있었는지 의문이 드는 순간이었다. 중소기업 애로사항의 진정한 해소를 위해서는 간담회 목적에 맞는 참여자 선정과 회의 시간 연장이 시급해 보인다.
다윗은 싸움에 나가기 전에 갑옷과 청동 투구, 칼을 받았지만 오히려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다윗은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던 필승 무기로 주머니 속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선택했다. 중소기업도 자신들에게 필요한 무기를 지혜롭게 골라 경기도에 명확히 건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