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교박물관 전경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주 오래전부터 접착제로 사용해온 아교. 아교는 습기에 약하다는 단점만 빼고는 주변에서 얻기 쉽고, 접착력도 우수해 접착제 구실을 해왔다. 아교라는 명칭은 그 주산지인 산둥성의 동아현에서 시작되었는데, 동아현에서 생산되는 ‘교’라는 의미로 ‘아교’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한-중 청소년 교류 활동의 일환으로 제남시를 방문한 수원시 청소년대표단은 방문 사흘째를 맞아 동아현으로 향했다. 한-중 청소년 교류, 그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동아현의 아교박물관을 소개하고, 동아현 청소년들의 따뜻한 만남을 담아보았다.
<문화로 소통해요 – 동아현청소년센터>
동아현으로 이동하는 중, 눈앞에 펼쳐진 황허 강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제남시에서 3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황허 강을 지나 도착한 동아현은 번화한 제남시와는 달리 소박하고 정겨운 중국의 시골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아교박물관 방문에 앞서 수원시청소년대표단을 초청해준 동아현청소년센터부터 들렀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제남시 청소년들이 수원시를 방문했을 때 일행으로 참석했던 동아현청소년센터장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환영식에서 이연호 수원시청소년문화센터 이사장은 “비록 동아현과 수원시가 정식 자매결연도시는 아니지만 이렇게 초대해 주어 감사하고, 앞으로 동아현과도 교류를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동아현 청소년들의 호로사 연주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우정을 다지는 자리인 만큼 동아현과 수원시 청소년들은 각자 준비한 공연으로 즐거운 시간을 나누었다. 먼저 동아현의 청소년들은 중국의 전통 악기인 호로사와 고쟁 연주를 들려주었다. 호로사는 조롱박과 대나무로 만든 퉁소의 일종으로 맑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는데, 그 신비로운 선율에 저절로 귀를 기울이게 했다.
중국 드라마나 영화의 배경 음악으로 자주 쓰이는 고쟁은 우리나라 가야금과 비슷한 중국 전통의 현악기이다. 고쟁을 연주하는 중국 청소년들의 현란한 손놀림과 그 경쾌한 소리에 모두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 주었다.
한국 청소년들의 춤 공연과 태권도 시범 및 다 함께 모인 한-중 청소년들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중국 측 공연이 끝나고 수원시 청소년들의 춤과 태권도 시범이 이어졌다. 한국 아이돌 그룹의 노래에 맞춰 준비한 춤을 선보이자, 뜻밖에도 그 자리에 참석했던 중국의 청소년들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같은 노래를 틀고 함께 따라 불렀다.
매체로만 전해 듣던 한류의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또한 중국의 어느 작은 도시에 사는 청소년들도 우리와 같은 음악을 들으며 함께 흥얼거릴 수 있다는 것에 우리가 같은 시대를 사는 또래 친구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동아현 청소년들이 쓴 서예 작품과 동아현의 중국 친구가 꿈기자에게 선물해 준 작품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공연이 끝나고 동아현청소년센터장의 안내로 수원시청소년대표단은 센터의 시설을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서예 교실. 마침 동아현 친구들이 서예로 한시를 쓰고 있었는데, 언뜻 봐도 어린이들의 작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매우 수준이 높았다.
꿈기자는 이날 중국 친구로부터 선물로 받은 서예 작품을 보며, 가끔 중국의 친구들을 떠올리곤 한다. 한류 음악을 따라 부르면서도 자국의 문화와 전통에 자부심을 느끼고 또 그것을 열심히 지켜나가려는 그들에게서 중국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아교에 관한 모든 것!-아교박물관>
젤리 형태로 만들어진 아교 (출처: 아교박물관 홈페이지)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동아현의 가운데 글자에서 유래됐다는 아교. 동아현의 명물이 된 아교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아교박물관을 찾았다. 아교는 동물의 가죽, 힘줄, 창자, 뼈 등을 끓여서 고체로 만든 물질인데, 요즘은 대부분 소에서 얻고, 서양에서는 주로 토끼에서 얻는다고 한다.
예로부터 아교는 주로 목공 접착제나 보약 약재로 쓰여왔는데, 동아현에서 생산되는 아교는 중국의 고대 의서인 <신농본초경>이나 <본초강목>에서 인삼, 녹용과 함께 3대 명약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중국에서 최초로 아교를 주제로 한 박물관이 이곳 동아현에 세워진 이유이기도 하다.
아교박물관 입구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아교박물관에는 아교의 역사와 관련된 서적을 비롯하여, 아교 제조 과정을 보여주는 모형과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고기구 등 아교에 대한 모든 것을 전시하고 있다. 아교를 잘 몰랐던 한국의 청소년들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아교의 쓰임새나 제조 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아교를 접착제나 한약재로 쓰는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건강식품과 요리 재료로 사용한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다.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식재료가 다양하다는 중국의 식생활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화려하게 꾸며진 아교박물관 내부와 아교를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는 중국의 고서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중국 황제에게 진상했던 아교와 아교의 제조과정을 보여주는 모형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교칠지심(膠 漆 之 心)이라는 말이 있다. ‘아교와 옻처럼 끈끈한 사귐’이라는 뜻으로, 매우 친해서 떨어질 수 없는 사이를 일컫는 말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국과 중국의 청소년들은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고 소통하며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
수원청소년대표단을 배웅하는 동아현청소년센터 관계자들 ⓒ 김도현/꿈나무기자단
서로에게 가까워지려는 이런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면, 앞으로 한-중의 미래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꿈기자는 마치 아교처럼 끈끈한,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된 한국과 중국의 행복한 미래를 상상해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 2014 년 한-중 청소년 교류 테마 기사 4편에서는 중국의 놀이동산 방문기와 펜싱 체험기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