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 열린 ‘2014 경기도 전국 떡 명장·가양주 주인(酒人) 선발대회’에 많은 참가자들이 출전했다. ⓒ 박수희 기자
지난 11월 2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2014 경기도 전국 떡 명장·가양주 주인(酒人) 선발대회’가 열렸다.
우리에게 떡과 ‘가양주(家釀酒)`는 매우 특별한 의미의 전통 음식이고 양반 문화의 상징이다.
쌀밥도 배불리 먹기 힘들었던 시절 제사상에 올리는 떡은 유독 귀신과 관련한 속담이 많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귀신은 떡으로 사귀고 사람은 정으로 사귄다` 등 떡과 관련된 전래 속담은 우리에게 떡이 얼마나 귀한 제사 음식이었는지 알려준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귀신에게 공양하는 떡은 특별히 정결하게 다루어야 복(福)을 가져다 준다고 믿었고, 오늘날에도 우리는 떡을 명절이면 정성껏 빚는 것이다.
떡과 마찬가지로 집에서 담근 술이란 뜻의 ‘가양주(家釀酒)’ 역시, 먹고 살만한 집안에서나 대물림하여 그 비법이 내려 올 수 있었다. 때문에 지방에 따라, 가문에 따라, 빚는 사람의 솜씨에 따라 다양한 방법과 맛을 내는 가양주에는 그 집안의 정성과 전통에 대한 자부심들이 함께 배어있다. 이러한 가양주 각각의 고유한 맛과 향기들이 좀 더 발전해서 그 지역의 향토성을 띤 토속주가 만들어지고, 지방 문화의 상징이 되기도 한 것이다.
경기도는 경기미를 이용, 우리나라 전통의 맛과 멋을 담은 떡과 술을 빚고 이 중 최고를 가리는 ‘2014 경기도 전국 떡 명장·가양주 주인(酒人) 선발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번 떡 명장 선발대회에는 명장부, 일반부, 학생부 등 총 67개 팀이, 가양주 주인 선발대회에는 주인부, 학생부 등 총 48개의 팀이 참가했다. 두 대회의 일반부와 학생부는 ‘시대공감’이라는 주제로, 명장부는 ‘자연을 담은 떡’, 주인부는 ‘자연을 빚은 술’이라는 주제로 대회가 시작됐다.
떡 명장대회 일반부 참가자가 떡에 넣을 견과류를 볶고 있다. ⓒ 박수희 기자
떡 명장 선발대회에 참가한 학생부와 일반부 출전자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활용해 ‘시대공감’이라는 주제와 잘 어울리는 떡들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조금 서투르기도 하지만 열심히 집중하는 모습이었고 일반부 성인 참가자들은 능수능란했다.
떡 명장대회 명장부 참가자가 출품작을 완성하고 있다. ⓒ 박수희 기자
떡 명장 선발대회 명장부 출전자들의 손놀림에서는 장인정신마저 느껴졌다. 한 백발의 어르신 참가자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쉬지 않고 열심히 고운 빛깔의 떡 빚기 삼매경이었다. 정성스럽게 떡을 만드는 어르신 참가자의 모습에 관람객들의 응원과 격려가 쏟아졌다.
가양주 주인 선발대회 참가자가 술을 빚고 있다. ⓒ 박수희 기자
가양주 주인 선발대회에서는 대회 참가자들이 빚은 술을 직접 시음해볼 수 있었다. 관람객들은 사기잔에 담긴 술맛을 음미하며 가양주의 매력에 취했다. 학생부 참가자 중에는 기존의 전통주가 아닌 알록달록 다양한 빛깔의 현대주를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학생부가 젊은이의 열정과 도전정신을 담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눈길을 끌었다면 일반부와 주인부는 전통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 한 참가자는 백설기를 사용하여 술을 만들었는데, 백설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떡 형태인 지에밥에서 발전한 것이다.
이날 대회 참가자들의 열띤 경연 끝에 떡 명장 부문 최우수상은 김용섭 명장이, 가양주 부문 최우수 주인상은 정영이 씨가 수상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전통음식과 문화를 계승하고, 시대의 변화에 맞춰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