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연합정치(연정)가 본격 닻을 올렸다.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은 11월 24일 남경필 경기도지사 가 제안한 사회통합부지사 후보로 이기우 전 국회의원을 추천 했다.
‘경기 연정’ 사회통합부지사의 임기는 2016년 6월 30일까지이며, 경기도 보건복지국(7과 140명)과 환경국(5과 92명), 여성가족국(4과 69명)과 함께 대외협력담당관실을 직접 관할한다.
이들 조직의 인사와 예산편성권을 쥐는 것이다. 이는 경기도 전체 예산(약 16조원)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그뿐만 아니라 3국 산하에 있는 경기복지재단, 경기의료원, 경기가족여성연구원, 경기영어마을, 경기도청소년수련원, 경기평생교육진흥원 등 6개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도 갖는다. 따라서 사회통합부지사는 연정의 단순한 상징적 존재가 아닌 실질적인 협치의 파트너인 것이다.
경기도 연정의 시작은 남 지사로부터 비롯됐다. 남 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8년 국회의원 시절 한·미 FTA 비준건으로 쇠톱에 소화기, 해머까지 등장하는 폭력사태를 보면서 정말 정치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절감했다”며 “그 뒤부터 독일의 연정 사례에 주목했다”고 연정 결심의 배경을 밝혔다.
연정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남 지사의 진정성을 의심했기 때문이다. 이에 8월 25일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은 경기연정의 핵심인 사회통합부지사 파견 문제와 관련, 찬반 투표 끝에 찬성 25, 반대 41로 부결되기도 했다.
하지만 남 지사의 끊임없는 설득과 실천으로 점차 야당이 갖고 있는 불신의 벽을 허물어갔다. 지난 9월 고위 공무원과 6개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 혁신을 위해 광역의회 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인사청문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울러 남 지사는 사회통합부지사에 예산편성권과 인사권을 배분하겠다는 통 큰 제안도 했다.
이런 남 지사의 노력 등으로 인해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은 10월 27일 찬성 36, 반대 18로 사회통합부지사 파견을 결정하고, 11월 24일 이기우 전 국회의원을 사회통합부지사로 선출함으로써 연정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게 된 것이다.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후보는 <G LIFE>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의원님들과 집행부의 고견을 두루 반영해 연정이 새로운 정치모델로 정착되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은 11월 24일 사회통합부지사 후보로 이기우 전 국회의원을 추천했다. ⓒ 경기도의회 제공
연정 이후 남 지사의 구상
“연정이 완성되면 국회에 법률 개정안을 제출할 생각이다.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지방 장관 형식으로 4명 정도는 배정하자는 복안이다.”
남 지사가 그동안 여러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연정 이후의 구상에 대해 밝힌 내용이다. 남 지사의 구상대로 되면 경제, 노동·복지, 문화·예술, 보건·의료 등으로 분야를 나눠 부지사가 행정을 담당하게 된다. 부지사가 전문성을 발휘하고 도지사는 큰 틀에서 도정 전반을 관리하는 방식이 돼야 지방행정이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남 지사는 “부지사 자리는 의석 수대로 나눌 생각이 있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아울러 예산편성권도 야당과 공유해 내년 4월부턴 예산협의를 해나가기로 했다. 경기도의 연정은 이제 첫걸음을 뗐을 뿐이다. 실험이라는 꼬리표도 달았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지금껏 보여준 만큼만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합의를 도출해나가도 대한민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도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연정 188일의 발자취
5월 11일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면 부지사나 특보 등 도정의 의사결정 구조에 있는 주요직책에 능력과 신망을 갖춘 야당인사를 등용할 것”이라며 “좋은 내용이라도 일방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야당과 소통하고 협의해 결정하는 작은 연정을 통해 상생과 통합의 정치 실현하겠다”고 선언.
6월 9일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남 지사는 정무부 지사를 사회통합부지사로 명칭을 바꾸고 새정치민주연합에 부지사를 추천해달라고 공식 제안.
6월 10일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 김태년 위원장, 부지사 추천보다 정책 합의가 먼저 돼야 한다는 역제안.
6월 12일
남 지사는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측과 첫 회동을 갖고 ▲ 양당에서 각각 국회의원 2명, 경기도의원 2명, 정책 담당자 1명 등 총 10명으로 정책협의회를 구성할 것, ▲ 18일 첫 모임 개최, ▲ 19일 시민사회, 학계, 전문가 등 각계의 의견 수렴을 위한 토론회 개최 등에 합의.
6월 18일
제1차 경기도 여야 정책협상단 모임.
제2차 협상단 모임. 경기연정의 명칭을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정책 협의회로 공식 확정 및 공동대표 선정. ⓒ 경기도의회 제공
7월 1일
제2차 협상단 모임. 경기연정의 명칭을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정책 협의회로 공식 확정 및 공동대표 선정.
7월 10일
제3차 경기연정 정책협의회 개최, 의제 선정 및 4대 조례 관련 합의 도출.
7월 16일
제4차 경기연정 정책협의회 개최, 합의문 초안 작성 및 의견 수렴.
8월 5일
경기도 여야 양측이 합의한 20개 사항을 담은 합의문 발표.
새정치연합 경기도의회, 사회통합부지사 파견 문제 찬반 투표 끝에 부결(찬성 25, 반대 41). ⓒ 경기도의회 제공
8월 25일
새정치연합 경기도의회, 사회통합부지사 파견 문제 찬반 투표 끝에 부결(찬성 25, 반대 41).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수정 가결. ⓒ 경기도의회 제공
9월 15일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존 경제부지사를 사회통합부지사로 변경해 보건복지국과 환경국, 여성가족국, 대외협력담당관 등의 기구를 두는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수정 가결.
10월 6일
남 지사, 경기도의회에 사회통합부지사의 예산편성권 및 인사권 배분 제안.
10월 27일
새정치연합 경기도의회, 사회통합부지사 파견하기로 결정(찬성 36명, 반대 18명).
11월 10일
도의회 새정치연합, 사회통합부지사 파견 위한 인사위원회 구성과 공모 절차 일정 최종 확정.
새정치연합, 사회통합부지사 최종 후 보자로 이기우 전 국회의원 선출. ⓒ 경기도 아카이브
11월 24일
새정치연합, 사회통합부지사 최종 후 보자로 이기우 전 국회의원 선출.
TIP 남경필 경기도지사 논평
“경기도에서 새로운 정치가 시작됩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 경기도 아카이브
오늘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의회에서 사회통합부지사로 이기우 전 국회의원을 추천해주신 것을 적극 환영합니다. 이기우 전 의원님은 훌륭한 덕망과 인품을 갖춘 분으로 상생과 통합의 큰 정치를 펼쳐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야가 함께 행정을 도민에게 제공하는 것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를 통틀어 대한민국 정치에서 초유의 일로, 경기도에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한 것입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싸우지 않는 정치, 권력 분산의 정치가 경기도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사회통합부지사는 사회·복지·보건 분야 소관 업무를 맡을 예정입니다. 또한 도의회와 경기도 간 소통창구 역할도 담당할 것입니다. 결국 도민들에 대한 행정서비스를 여야가 합심해 제공함으로써 도민들의 편익도 한 차원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정에 적극 참여해준 강득구 도의회 의장님을 비롯해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 도의회 지도부와 도의원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또한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신 경기도민 여러분께도 특별히 감사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부터가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습니다. 항상 더욱 낮은 자세로 도민들께서 원하시는 경기도를 만들어가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 11. 24.
경기도지사 남 경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