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견제·감시는 계속될 것”
김현삼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신승희 기자
김현삼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연정에 임하며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야당이 가져야 할 기본 기능인 비판과 견제, 감시의 기능이 연정 때문에 흐려지는 것이다. 국내 정치환경에 적합한 선례도 없고 모든 것이 모험 투성이라 마지막까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연정 제의에 동의한 이유는?
한국 정치가 유권자인 국민으로부터 불신받는 이유 중 하나는 국민의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치는 정책 활동을 하기보다 당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정치가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도민들은 경우에 따라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상생과 협력을 통해 도정 발전과 도민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갖고 의정활동을 해주길 바라는 기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수당으로서 도민의 민생을 정책으로 책임 있게 보살피겠습니다. 이것이 연정을 받아들이게 된 배경입니다.
연정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으셨지요?
연정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또 실제로 야당을 대화의 파트너로 삼아 도정을 꾸려나가고자 하는 진정성을 판단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경기도의회의 다수당인 야당으로서 야당이 가져야 할 기본 기능인 비판과 견제, 감시의 기능이 연정 때문에 축소되거나 왜곡되지 않을까 우려와 염려도 됐던 것이 사실입니다. 연정의 주체가 당 대 당인지, 집행부와 의회인지를 놓고도 내부의 여러 시각들을 종합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연정은 국내 최초의 시도라 정해진 모델이 없습니다. 저희가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당연히 연정을 가능케 하는법과 제도적 기반이 취약하고요. 연정이 일상화된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 법과 제도가 잘 뒷받침되어 있고 여야가 상생과 협력을 통해 쟁점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익숙해 별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선례가 없기에 지금 우리의 방식이 정답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한국적 정치 상황에서 해낼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연정의 주요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기존의 대립적 정치구도를 극복하고 상생하는 정치구도를 만들려는 노력을 보여줌 으로써 도민들에게 기대감을 줬다는 것입니다.
또 지난 8월 5일 20개항의 정책 합의를 발표했는데 저희 당에서 전국적으로 내세운 지방선거 1호 공약이었던 생활임금제 도입, 도와 산하기관의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화 등 당 주요 가치와 지향점을 담은 주요 정책들이 담겼습니다. 또 지난 8대 의회에서 재의결됐으나 집행부에 의해 대법원에 제소되어 실행할 수 없었던 ‘급식시설 방사성 물질 차단에 관한 조례’, ‘경기도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등 4개 조례안이 소가 취하되어 시행 기반을 갖추게 됐습니다. 더불어 예산이 편성되는 단계부터 의회와 집행부가 함께 참여하는 경기도 재정전략회 신설 및 전국 지자체 최초의 인사청문회 실시 등도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 연정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야당의 비판적 견제와 감시 기능이 축소돼서는 안 된다는 것 입니다. 이는 연정보다 우선되는 가치입니다. 이와 같은 연장선에서 연정 자체는 목표가 아닙니다. 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인 것이죠. 그 과정을 통해 한국정치가 안고 있는 여러 병폐를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방에서 이뤄진 정치행위지만 한국정치에 긍정적인 모멘텀(Momentum)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