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의 거름장치 역할 해야죠”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이뤄진 파격적인 시도에 따라 양당 대표 사이에 자리한 오완석(새정치민주연합·수원시9)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중간 다리, 거름장치 역할의 중요성을 느낀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의 의회운영위원회 청사진을 들어본다.
오완석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 ⓒ 김상근 기자
경기도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다수당 대표의원이 아닌 부대표가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됐습니다.
그동안 도의회 운영위원장은 양당의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다수당 대표의원이 맡아왔습니다. 그러나 김현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원의 대표의원 선거 공약에 따라 그간의 관례가 처음으로 깨졌습니다. 대표의원의 운영위원장 자리를 양보한 것인데요. 도의회 다수당의 대표의원은 경기도민의 민생은 물론 삶의 질 향상에 필요한 정책 등에 집중하고, 운영위원장은 의회 운영과 관련된 사무 업무 전반을 담당해 원활한 운영을 이끌어가자는 취지인 것 같습니다.이렇게 대표의원과 운영위원장의 분리가 이뤄진 곳은 전국에서 우리 경기도와 서울뿐입니다.
대표의원과 운영위원장의 분리에 따른 장단점은?
다수당 대표의원이 운영위원장을 겸하던 때에는 교섭 단체 대표의원 간 직접 결정하고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시스템이 이제는 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야 합니다. 운영위원장이 다수당 대표의원이 아니다 보니 이견이 발생할 경우 의사결정이 미뤄지기 때문에 추진력은 조금 뒤떨어진다고 봅니다. 하지만 운영위원장이 분리됨으로써 과거에는 교섭단체 대표의원 간 합의가 안 될 경우 장기전으로 이어지던 갈등이 운영위원장 의 중간 다리와 거름장치 역할로 충분한 의견 교환과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의사결정이 늦더라도 실질적으로 양당의 합의와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고 진정성 있는 결과를 도출해 만족하고 있습니다.
운영위원회의 현안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여 년이 지났고 의원 수와 의회의 규모는 커졌지만 권한과 위상은 20년 전 그대로입니다. 지방의회 기능의 강화와 독립성 확보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의원들은 보좌관이나 운전기사도 없이 의정활동, 지역행사 등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인사청문회를 해보니 인력과 시간이 부족해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집중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정책보좌관이 필요합니다. 또한 의회사무처 인사권 독립과 의원활동 공간 마련도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지역구인 수원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지난 8대 의회에서 제가 삭발까지 감행하며 추진했던 경기도청 이전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내년 하반기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까지는 경기도청 이전을 위한 예산 확보에 주력했다면 앞으론 경기도청이 단순한 관공서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소통과 화합의 공간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경기도의회는 그간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의원 사무실조차 없었는데 신청사에 의원들의 사무공간을 마련할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또한 광교신도시 과밀학교 해소를 위한 학교 신설에도 주력하겠습니다.
오완석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 ⓒ 김상근 기자
아주대학교 영어영문학 학사.
제8대 경기도의회 행정자치위원, 예산결산특별위원.
제9대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 도덕성검증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