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노숙인 인문학교육’ 수료식이 3일 오후 경기대학교 미래관 4층에서 진행됐다. 이한경 경기도 보건복지국장과 김기언 경기대학교 총장이 수료생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노숙인들이 인문학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희망 찾았다
3일 오후 경기대학교 미래관 4층에서는 6개월 전만해도 절망에 빠져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던 이들이 인문학교육 수료증과 상장을 받아들고 눈시울을 붉혔다.
노숙인의 자존감 회복과 이를 통한 자립을 위해 ‘자신과 이웃을 생각하는 삶’이란 주제로 진행된 ‘경기도 노숙인 인문학 교육’을 마친 20명의 수료생들이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화·목요일에 철학, 역사, 문학, 논어, 글쓰기 과목 강의와 집단상담, 연극을 포함한 특별활동 등 총 32회에 걸친 수업을 마무리했다.
수료생 대표는 “특별한 직업없이 내일을 기약할 수 없었던 우리 형제 자매들을 사랑하고 이끌어준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대학에서 학생으로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고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립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수료식에는 이한경 경기도 보건복지국장을 비롯해 김기언 경기대 총장, 김주호 수원시 복지여성국장, 김대술 수원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장, 경기대 인문학연구소 관계자 등이 참석해 수료생들을 격려했다.
이한경 국장은 “인문학교육을 통해 회복한 자존감으로 삶의 의미를 되돌아 보기를 바란다. 자신과 이웃의 조화 속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자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경기도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언 경기대 총장은 “수료식은 대학과 지역사회가 협력해 이뤄낸 의미있고 뜻깊은 자리다. 6개월 동안 글을 쓰고 수업을 받은 건 발전이고 성숙이었다”며 “알차고 보람있는 생활이 연속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수료생들의 작품발표회와 노숙인의 애환을 담은 연극공연도 함께 펼쳐졌다.
“처음부터 시작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걸고 변함없는 삶을 설계하고 싶다. 인생과 삶이라는 큰 그릇에 남을 생명을 살고 싶다.”(내가 만일)
“희망이란 너무 즐겁고 벅찬 표현이다 인생의 여정 가운데 몇 번쯤은 생각하고 기대하고 실현하고픈 과제인 것 같다.”(희망통장)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보며 미래에 대한 꿈과 삶의 희망을 표현하는 교육 참여자의 글이 수료식장 입구에 전시돼 발길을 붙잡았다.
노숙인 인문학교육은 경기도와 수원시가 지원하고 경기대에서 인문학교육과정 개발과 운영, 수원다시서기센터는 특별활동프로그램 개발‧운영 및 교육대상자 모집과 관리를 지원하는 최초의 ‘민·관·학’ 공동운영 프로그램으로 추진됐다.
도는 올해 두 번째를 맞이한 노숙인 인문학교육의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 1회로 운영하던 인문학 기본강좌를 주 2회로 확대하고 집단 심리상담과 체험 위주의 특별활동 프로그램을 대폭 도입해 병행 운영했다.
또한 노숙인 인문대학 참여자에게 자활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경기대 명예학생증을 교부하고 대학 내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도 제공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노숙인의 자립을 위해서는 장기간 실업, 가족해체, 사업실패 등으로 훼손된 자존감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문학교육과 연계한 자격증 취득반 운영, 자활사업 참여 등 일자리 제공을 통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