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노숙인 인문교양교육 수료식에 전시된 노숙인의 작품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2/20141208063145059591511.jpg)
3일 열린 노숙인 인문교양교육 수료식에 전시된 노숙인의 작품들. ⓒ 조만기 기자
‘노숙인’의 사전적 의미는 정해진 주거 공간 없이 길이나 공원 등지에서 한뎃잠을 자는 사람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수많은 실직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며 이 단어가 부각됐다.
노숙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 사회 구성원의 하나이며 언제든 사회로의 귀환을 희망하고 있다. 노숙인의 성공적인 사회 귀환을 위해서는 사생활이 보장되는 집, 희망 욕구, 의료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그 필요성이 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인문학’이다. 노숙인들에게 사람에 대한 학문인 인문학을 가르침으로써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하게 되어 삶이 달라지며, 직장을 구해 노숙에서 벗어나도 공부를 계속한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이에 경기도와 수원시, 경기대학교가 노숙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손을 잡았다. 수원역 인근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인문학 강의를 진행한 것. 그리고 지난 3일, ‘자신과 이웃을 생각하는 삶’이라는 주제로 노숙인 인문교양교육 수료식이 경기대학교 중앙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수료식에는 김기언 경기대학교 총장을 비롯해 이한경 경기도 보건복지국장, 김주호 수원시 복지여성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교육은 수원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가 25명의 교육인원을 선정했고 경기대학교에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인문학 강의가 진행됐다. 강의 프로그램으로는 글쓰기, 문학, 역사, 집단상담, 연극 등이 마련됐다. 그 결과 25명의 교육생 중 20명이 수료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이날 수료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모 씨는 “우리처럼 오늘을 기약할 수 없고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형제, 자매들을 위해 힘써주신 모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수료생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된 연극 ‘집’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어진 작품발표회에서는 그동안 교육을 받으며 직접 생각하고 써온 작품들을 발표해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다짐하기도 했다.
![김기언 총장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412/20141208063145057609145.jpg)
김기언 총장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 ⓒ 조만기 기자
이날 수료식에서 김기언 총장은 “적지 않은 기간, 어려운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수료하게 된 여러분들에게 감사하고 축하한다”고 격려한 뒤 “사는 것이 고통의 연속일 수 있지만, 그 고통에 어떻게 대응하는 지 자세의 차이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한경 국장도 “나도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미래를 설계해 자활의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처음 시작돼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노숙인 인문교양교육 수료식은 1년 사이 많은 발전을 이뤘다. 주 1회였던 기존의 강의를 주 2회로 늘렸고 강의의 양과 질 모두 업그레이드 됐다. 또한 이번 수료생들에게는 자활근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기대 명예학생증 수여 및 교내 도서관 이용도 허가됐다.
노숙인들의 자존감 회복에 힘쓰는 도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수료생을 비롯한 모든 노숙인들에게도 희망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