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이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대화가 단절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3년 4월 북한은 “개성공업지구 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존폐여부를 검토한다”며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시켰다. 이에 따라 160일간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 후 남북 협상을 통해 9월 16일부터 공장은 재가동됐지만 공장 가동 중단의 여파는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개성공단이 공식 가동된 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지만 지난 10년간 개성공단은 가동 중단 사태와 같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처럼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현황과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간담회가 열렸다. ⓒ 김민지 기자
1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개성공단 입주기업 간담회였다. 이 날 간담회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임창열 킨텍스 대표와 입주기업 대표 18명 등 43명이 참석해 문제 해결을 위한 열띤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개성공단은 남북의 이념과 체제를 넘어선 경제 상징이다. 경기도에서는 여야간 연정을 옥동자가 탄생했다고 말하는데, 남북의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은 원조 옥동자가 바로 이 개성공단“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또 “개성공단의 단점인 불확실성을 경기도가 해결해드리겠다“며 ”지금의 갈등을 치유한다면 앞으로 개성공단이 새로운 화합과 통일의 개척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간담회는 입주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후 토론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이 애로사항에 대해 말하고 있다. ⓒ 김민지 기자
기업인들이 가장 크게 생각하는 애로사항은 바로 물류단지 조성이었다. 지난해 갑작스러운 가동 중단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개성공단의 상황을 고려해 남북관계 경색으로 개성공단에서 제품을 생산할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한 물류단지를 조성해달라는 것이었다.
임창열 킨텍스 대표는 “확실한 수요조사를 통해 장기적인 비전으로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하며 당장은 킨텍스에 물류창고를 짓는 것도 일시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임 대표는 이어 “킨텍스에 개성공단 제품의 상설전시장을 만들어 방문객이 싸고 품질 좋은 쇼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은 금융 지원, 개성공단 상품 홍보에 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융자 상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적, 정책적으로 배려해 달라는 것과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홍보를 통해 개성공단 상품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 도내 기관과 단체에서 개성공단의 제품을 많이 이용해주는 것 등이 주 내용이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도 관계자들이 해결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 김민지 기자
이러한 애로사항에 대해 경기도 측은 경기신용보증재단과 마케팅, 홍보,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수출 등의 방안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개성공단에서는 현재 5개 업체가 학생복을 만들고 있는데, 여건만 된다면 ‘반값 교복’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은 이미 충분히 검증된 바 있다. 반값 교복과 같은 교육협력 사업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함께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장 입구에 개성공단 공동브랜드인 SISBRO 홍보 부스가 설치됐다. ⓒ 김민지 기자
이 날 간담회를 마치며 남 지사를 포함한 경기도 관계자들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개성공단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과 적극적인 검토로 지난 10년간의 우여곡절을 극복하고 한층 밝은 미래로 다가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