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 성과 전시회’에 전시된 제품의 디자인을 감상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 허필은 기자
매화도 꽃피우지 못할 만큼 바람이 매섭게 부는 겨울, 경기도청 제3별관 앞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그것은 차가운 홍조라기보다는 따듯한 생기였다. 지난 16일, 경기도청 제3별관 1층 로비에서는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 성과 전시회’가 개최됐다.
2013년 처음 개최돼 올해로 2회째를 맞는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 성과 전시회’는 가천대학교, 경희대학교, 한양대학교, 대진대학교 4개 대학의 디자인 작품을 전시하는 자리다. 더불어 전시장에는 단순한 디자인 작품이 아닌, 영세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상품 디자인 제품들이 전시됐다.
전시회 첫날인 16일에는 각 대학 관계자, 경기복지재단 및 기업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남경필 경기도지사 또한 참석해 따듯한 디자인을 공유했다. 남 지사는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에 참여한 교수와 학생들로부터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 디자이너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
경기도청 제3별관에 마련된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 성과 전시회’ 전시장. ⓒ 허필은 기자
전시장에 전시된 디자인 제품들은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에 참여한 교수와 학생들의 결과물이다. 경기도는 작년에 가천대학교, 경희대학교, 한양대학교 및 경기복지재단과 MOU를 체결해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취약계층 생산시설을 대상으로 경기도 내 디자인 전공 교수, 대학생, 전문가의 재능 기부를 통해 디자인 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인데 지원 기업의 약 96%가 만족할 정도로 성과가 좋았다.
올해 두 번째로 추진한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는 기존의 3개 대학에 대진대학교가 추가돼 활발히 진행됐다. 지원 대상도 취약계층 생산시설에서 정보화마을, 복지시설, 고물상과 같은 경관저해시설로 확대해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이 더욱 폭넓게 확산될 수 있었다. 특히 노인, 장애인, 자활인 등 취약계층을 고용한 영세기업은 매출이 증가하는 등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중이다.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의 효과는 비단 영세기업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복지시설의 경우 기존에는 일방적으로 디자인 설계가 되어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데에 불편함이 많았다. 이러한 수용자들의 불편함은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로 인해 그들의 편의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가능해지면서 해결됐다. 디자이너들의 재능 기부는 모두에게 행복을 선물했다.
디자인을 통해 확립되는 정체성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 전과 후의 디자인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 허필은 기자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양대학교, 경희대학교, 가천대학교, 대진대학교는 영세기업은 물론 복지시설, 정보화마을에 디자인을 제공했다. 안양시니어클럽의 비누 사업인 비누선생과 영세기업 카페로터스는 한양대의 지원을 받았고, 남양주시노인복지관과 중원노인종합복지관은 각각 경희대와 가천대의 재능 기부를 받았다. 대진대는 한국방과후교육연합회와 함께 양평 보리고개마을 등을 지원함으로써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가 다양한 기관을 지원함을 알렸다.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 성과 전시회’에는 이러한 지원을 받은 기관의 로고, 소책자, 리플릿 등이 전시됐다. 특히 영세기업의 BI(브랜드아이덴티티), CI(기업아이덴티티)가 반영된 포장디자인, 제품박스, 쇼핑백이 전시돼 보는 이로 하여금 기업의 이미지를 각인할 수 있게 했다. 기존 상품 디자인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각 기관의 정체성이 확립된 것이다. 이처럼 확립된 기관의 정체성은 경쟁력과 인지도로 이어졌다. 디자인을 통해 지원받은 기관은 홍보와 긍정적 피드백을 모두 확보했다.
따듯한 봄바람을 디자인하는 작은 날갯짓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에 전시된 제품들. 따듯한 양초처럼 전시된 디자인은 따듯함을 담고 있다. ⓒ 허필은 기자
전시회에 전시된 제품을 통해 발생한 긍정적 피드백은 특히 영세기업의 발전과 연결된다. 상표 위주의 판매가 이루어지던 이전과 달리 디자인이 접목된 상품은 영세기업의 매출 증대와 경쟁력 확보를 낳았다. 이에 더하여 영세기업의 매출 증대는 일자리 창출로 연결돼 디자인이라는 하나의 요소가 사회적 의의까지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처럼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 성과 전시회’는 작은 디자인 하나하나가 합쳐져 큰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다. 디자인이 만들어낸 큰 가치는 단순히 기업의 매출 증대에 그치지 않는다. 디자인의 수혜를 입는 사람들은 노인, 장애인, 자활인 등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이다. 교수와 대학생, 전문가의 재능 기부로 완성된 디자인이 더욱 추운 겨울을 지내는 이들에게 따듯함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추운 겨울, 태풍을 몰고 오는 나비의 작은 날갯짓처럼, 디자이너들의 날갯짓은 겨울의 냉기를 몰아낼 따듯한 봄바람을 디자인했다. 매화도 꽃피우지 못할 만큼 바람이 매섭게 부는 겨울, 경기도청 제3별관을 나서는 사람들의 얼굴은 붉게 상기됐다. 그것은 차가운 홍조라기보다는 따듯한 생기였다. ‘경기 디자인나눔 프로젝트 성과 전시회’는 18일까지 3일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