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장 김대술 신부가 23일 경기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21세기 희망의 경기포럼’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우리가 먼저 노숙인에게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노숙인은 멀리 있는 괴물이 아닌, 우리의 자화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원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장 김대술 신부가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공직자 200여 명 앞에 섰다.
김대술 신부는 23일 경기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제297회 21세기 희망의 경기포럼’에서 ‘노숙인의 자활과정을 통한 희망의 메시지 전달’을 주제로 특강을 벌였다.
김 신부는 “유엔 새천년개발목표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가난한 자들이 도처에 그득하다. 미국에서는 연간 3100만 명, 독일 700만 명, 이탈리아 300만 명이 빈곤의 한계상황 밑에서 살고 있다. ‘가난’은 이제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특히 거리의 노숙인은 더욱 심각하다. 여러 이유로 삶의 대부분을 포기한 이들로, 노숙인 1천 명을 만나면 그 중 1~2명 일으키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신부는 탐사로봇 ‘필레(Philae)를 예로 들며 “유럽우주국(ESA)은 지난 11월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로봇 ‘필레’를 혜성 표면에 착륙시켰다. 유럽우주국 로제타호 포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20여 년 사력을 다했다”면서 “노숙인을 돕는 일이 ‘필레’를 혜성에 내려놓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매우 힘든 과정이지만 한 분 한 분 반드시 일으켜야하는 이들”이라고 강조했다.
남경필 지사와 김대술 신부가 노숙인 자활과정을 그린 연극 ‘집’을 지켜보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특히 “관계 공무원들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경기도 사회복지정책과 직원들 등 많은 관계자들은 노숙인이 자리한 어느 곳이든 찾아다니며 힘을 보탰다”며 “노숙인들을 도울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공유하고 실천하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돕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당장 먹을거리, 입을 거리, 잠자리가 아니다. 스스로 땀흘려 벌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밝힌 김 신부는 “사회적 편견 속 이들이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다. 제 앞에 계신 모든 분들의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수원시민 소극장 극단 ‘成’과 노숙인 연극인 18명이 참여한 연극 ‘집’도 이어졌다. 연극 ‘집’은 노숙인들의 자활 과정, 과거 회상을 통한 회복의 내용을 담아 약 40분간 펼쳐져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김 신부는 “노숙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5월부터 열심히 준비했다. 이 연극을 통해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자신감을 얻겠다는 한마음으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편 수원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는 도의 지원을 통해 지난 2010년 12월 기존 센터에서 규모를 늘려 개소했다. 노숙인 보호와 상담을 병행하며, 전문 자활 상담과 취업 알선을 해왔다. 또 노숙인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심리프로그램과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