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열정페이’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열정과 젊음을 핑계로 당연히 누려야 할 복지나 급여를 보장하지 않는 기업이나 사회의 태도를 풍자한 용어다. 따지고 보면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 열정페이가 진정 빛을 발하며 값지게 쓰이는 곳이 있다. ‘경기도 디자인 나눔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디자인 나눔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성지훈 기자
지난 16일, 경기도청 제3별관 로비에서는 ‘경기도 디자인 나눔 프로젝트 성과 전시회’가 열렸다.
도내 영세기업과 소외계층은 그동안 전문 인력 부재와 재정상의 어려움 등으로 디자인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에 반영하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2013년 경기복지재단, 가천대학교, 경희대학교, 한양대학교와 MOU를 맺고 영세기업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 나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새 디자인으로 갈아입은 가나안근로복지관 생산품들. ⓒ 성지훈 기자
올해는 도내 정보화마을 등으로 지원 범위가 확대됐으며 참여 학교도 기존 3개교에서 대진대학교가 추가돼 4개교로 늘었다.
이에 따라 디자인 나눔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도내 정보화마을에서 생산하는 지역 특산물 브랜드 제작, 장애인복지시설 디자인 지원, 도로변 고물상과 경관 개선 사업 등에 투입됐다.
광명시장애인보호작업장 카페 로고. ⓒ 성지훈 기자
이 날 진행된 성과 전시회에서는 C.I, 로고, 리플렛, 포장·제품디자인 등 총 52개 제품, 112종의 결과물이 전시됐다.
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 한 기업 로고와 C.I, 포장 디자인을 본 사람들은 그 실력에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남양주시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한 설계 디자인. ⓒ 성지훈 기자
또한 기존의 장애인복지시설은 이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설계됐으나 이를 이용자 맞춤형으로 재설계한 결과물도 소개됐다.
이번 디자인 나눔 성과 전시회는 ‘나눔’의 의미와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자리였다.
무한경쟁 사회에 살아가는 우리는 남보다 많이 가지고 앞서가야 성공한 삶이라고 믿는다. 내가 가진 재능이나 물질을 남과 기꺼이 나누는 사람은 욕심 없거나 모자란 사람으로 치부해버리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무한경쟁과 이기주의로만 가득 찬 것 같은 이 사회가 원활히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눔이라는 윤활유를 끊임없이 뿌리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더 많은 나눔의 윤활유를 필요로 한다.
자신의 재능으로 남을 일으키고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열정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