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도지사 좀 만납시다’가 지난 26일 경기도청 언제나민원실에서 개최됐다. ⓒ 은민수 기자
2014년의 마지막이자 올해 14번째 남경필 경기도지사 민원상담 프로그램인 ‘도지사 좀 만납시다’가 지난 26일 오전 경기도청 언제나민원실에서 진행됐다.
내년에도 변함없는 진행을 약속한 ‘도지사 좀 만납시다’는 지난 7월 11일 첫 시행 이후 단발성 이벤트로 그칠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와 불신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14번째 상담을 맞이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금까지 접수된 총 114건의 민원상담 중 65%에 해당하는 74건을 해결했다. 또한 미해결 민원 40건 중 17건은 도지사 권한 밖의 민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민원의 내용은 실제 도민들이 직면한 생활의 문제들이 주를 이뤘다. 분야별로는 도시주택이 36건으로 가장 많았고 보건복지 24건, 도로교통 16건, 문화관광 10건 등의 순이었다. 한 건의 민원 당 약 10분씩 시간을 배정해 상담을 진행하며 민원인과 민원 내용에 따라 상담 시간은 유동적인 편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매주 금요일 오전, 수원과 의정부를 번갈아가며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 은민수 기자
도지사가 직접 민원인을 맞이하고 상담하는 제도가 계속되자 도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경기도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는 고마움을 전하는 게시물이 속속 등록되고 있으며 ‘도지사 좀 만납시다’ 민원상담을 위한 대기자가 2개월 후까지 밀려있는 등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이 날 남 지사는 ‘화성 동탄2지구 광역교통(노면전철) 개선대책’ 등의 민원과 함께 총 8건의 민원을 상담했다.
평택에서 온 민원인은 지연되는 민원처리에 다소 격앙된 모습이었다. ⓒ 은민수 기자
‘평택시의 도시계획시설 편입에 따른 농지 진입로 확보요청’을 한 민원인은 “작년부터 시(市)에 민원을 넣었지만 시(市) 차원에서 해결을 해주지 않아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적극적인 해결을 호소했다.
‘취득세 감면 관련 과세적부 심사’에 대해 상담한 김모(성남시) 씨는 “민원 처리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들 간 업무상 불협화음이 있는 것 같다”며 정확한 답변 제시와 함께 공무원들의 민원인 응대 자세 개선을 요청했다.
‘화성 동탄2지구 광역교통(노면전철) 개선대책’에 대해 상담한 최모(화성시) 씨는 “동탄2신도시 노면전철(트램) 사업 시행주체가 경기도인데, 국토부에서 이를 변경하려고 한다는 얘길 들었다. 시행주체가 바뀌는 일 없이 경기도가 원활하고 조속히 사업을 추진해달라”고 요구했다.
최씨는 또 “동탄2신도시가 세워지면 50만 명의 인구가 증가한다”며 “그때는 동탄1·2신도시, 수원, 용인시 주민의 트램 이용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철도국 관계자는 “2012년 1월 경기도 도시철도기본계획을 국토부에 승인 신청했고, 2013년 7월 국토부가 도시철도기본계획을 승인하면서 동탄1·2호선에 대해서는 ‘국가철도망 계획과 일부 중복구간이 있으면 사업 시행단계에서 노선 조정 필요성 등을 재검토할 예정이다’라는 조건으로 고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에 변경용역을 통해 대안 노선을 마련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오산 공동주택 체육시설 설치 요청’ 민원상담을 한 임모(오산시) 씨는 “오산 세교동 잔다리마을 1단지 1023세대에 도면상 계획이 있는데도 체육시설 설치가 안 되고 있다”며 그 이유를 물었고 체육시설의 법적의무시설 여부를 놓고 논의한 결과 “과거에 이미 건설한 것은 처리가 불가하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민원에 성실히 답변하고 있다. ⓒ 은민수 기자
또 수원시재개발반대 비상대책위 연합은 “재개발 지역의 주민 70~80%가 노인”이라며 “헌집 내주고 새집을 받는 의도로 오해했다. 실태를 보니 이건 시공사만 먹여 살리는 사업”이라며 재산권 행사를 위해 조합 해산 동의율을 50%에서 30%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의 법 개정 지원을 요청했다.
경기으뜸이 제도의 부활을 요구하는 민원도 있었다. 이모(수원시) 씨는 “1999년부터 시작된 ‘경기으뜸이’ 제도가 2008년 중단, 2011년 폐지됐다”며 재시행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민원에 대한 답변은 부정적이었다. 남 지사는 “이미 폐지된 지 6년이나 지난 상황에서 다시 부활시키는 것은 어렵다”며 “이런 요구는 한 곳의 목소리보다 여러 곳의 목소리가 계속 나와야 고려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도지사 좀 만납시다’가 열린 언제나민원실은 지난 12월 8일 광역단체로는 유일하게 ‘국민행복민원실’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등 경기도 민원행정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