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극 ‘브루스니까 숲의 노래’의 공연 장소인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의 모습 ⓒ 황혜상 기자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경기도립국악단이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에서 음악극 ‘브루스니까 숲의 노래’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경기도의 소리를 중심으로 한 한국 전통음악의 계승 및 발전’을 목표로 전통음악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는 경기도의 대표 국악예술단체인 경기도립국악단의 특별 기획공연이다.
공연의 제목 ‘브루스니까 숲의 노래’의 ‘브루스니까’는 사할린 지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새끼손가락 손톱 만한 붉은 열매가 열리는 월귤나무를 말한다.
음악극 ‘브루스니까 숲의 노래’의 공연 포스터(왼쪽), 무대의 모습(가운데), 공연 후반부의 한 장면(오른쪽) ⓒ 황혜상 기자
공연은 한국의 근현대사인 사할린 동포이야기를 경기민요와 서도민요를 통해 풀어나가는 음악극이다. 경기도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경기도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 경기도립국악단, 객관적인 장면의 설정과 경기도의 전통 음악 선율을 통해 사할린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 남인우 연출가, 시대적 감성으로 감동을 전하는 김민정 작가, 예술성과 대중성이 담긴 음악을 만들고자 한 양승환 작곡가, 사할린의 풍경을 무대에 녹인 정민선 미술감독이 이번 공연을 탄생시켰다.
‘브루스니까 숲의 노래’는 2012년 초연과 2013년 재공연을 한 연극 ‘브루스니까 숲’이 음악극으로 재탄생된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이 고향이라고 믿는 따냐, 고향을 찾아 떠도는 세르게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주민 일세대인 따냐의 아버지와 따냐의 남편, 고향을 배신했던 군인을 통해 추운 사할린에서 고향 땅을 그리워하는 사할린 이주민들의 애환과 우리 민족의 그 시절 아픈 역사와 희망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줄거리와 음악적 요소가 균형 있게 조합된 음악극인 이번 공연은 예술의 대중성을 고려하여 새로운 형태로 편곡된 민요를 감상하는데 있어 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공연의 7장의 뒷부분과 8장에서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동요가 공연장에 울려 퍼지는데 이는 바로 이일래가 1929년에 작곡한 ‘고향의 봄’이다. 양승환 작곡가는 “이번 공연을 통해 이원수의 시인 ‘고향의 봄’에 이일래가 곡을 붙인 ‘고향의 봄’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홍난파의 ‘고향의 봄’보다 5개월 먼저 작곡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고향의 봄 동요라는 사실을 밝히고 싶었다”고 전했다.
공연 프로그램북 판매, 경기도립국악단 공연 만족도 조사(왼쪽), 공연 티켓(오른쪽) ⓒ 황혜상 기자
공연을 본 황호준(17) 씨는 “이번 공연을 통해 낯설게만 느껴졌던 민요에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고 사할린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의 역경 속에서 힘들게 살아갔던 우리 민족에게 동포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공연장의 한쪽에는 공연 프로그램북이 판매되었으며, 경기도립국악단 공연 만족도 조사가 진행되어 공연장에 활기를 더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