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백남준아트센터 ⓒ 이영지 기자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 ’전이 지난 7월 17일부터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시작되었다. 이 전시는 백남준이 1984년 1월 1일에 생중계한 작품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30년 전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전 세계에 생중계 된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생중계 쇼였으며 미국 뉴욕과 프랑스의 파리를 실시간으로 연결한 그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시도였다. 이 쇼를 위해 4개국의 방송국들이 협력했고 많은 예술가들의 참여로 미술, 음악, 패션쇼, 코미디 등이 진행되었다. 그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시도였고 규모가 큰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고 한다.
이 쇼의 제목이 ‘굿모닝 미스터 오웰’인 데에 있어서는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과 관련되어 있다. 조지 오웰은 1949년에 <1984년>이라는 소설을 썼는데 이 소설은 독재자 빅브라더가 텔레비전을 통해 사회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미래를 그린 작품이다. 또한 조지 오웰은 ‘1984년이 되면 매스미디어가 인류를 지배할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 조지 오웰은 텔레비전, 즉 매스미디어를 부정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본 것이다. 이 예언에 대해 백남준은 “절반만 맞았다”라고 하며 매스미디어의 장점이 부각되는 쇼를 기획하게 되었고 이 쇼에‘굿모닝 미스터 오웰’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된 것이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라는 쇼에 참여한 예술가들에는 존 케이지, 요제프 보이스, 머스 커닝햄, 샬럿 무어맨 등이 있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에서는 이 예술가들의 무대와 쇼에 출연한 모습들을 편집해서 상영해주고 있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 쇼에 참여한 모든 예술가들은 모두 백남준의 예술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존 케이지는 백남준에게 특별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존 케이지는 영상 속에서 깃털로 연주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습 또한 자연에서 연주 도구를 찾은 존 케이지의 기발함이 돋보이는 영상이다.
연주장에서 4분 33초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다가 들어간 존 케이지의 <4분 33초>라는 퍼포먼스 또한 존 케이지의 기발한 시도라고 여겨진다. 이렇듯 기발함으로 유명한 존 케이지는 백남준과 같은 예술그룹에서 활동을 하기도 했고 실제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추진이 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백남준이 가장 존경하는 스승 중 한 명으로 존 케이지를 꼽기도 했으며 존 케이지 또한 자신이 아끼는 제자로 백남준을 꼽기도 했을 만큼 둘은 서로의 예술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다.
깃털로 연주하고 있는 영상 속 존 케이지(왼쪽), TV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영상 속 샬롯 무어먼(오른쪽) ⓒ 이영지 기자
이번 전시회에서는 백남준이 직접 만들어 선물한 TV첼로를 연주하는 샬롯 무어먼의 모습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샬롯 무어먼 또한 백남준이 자신의 예술행위를 펼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백남준이 중요하게 생각한 자신의 예술 주제 중 하나는 ‘성’이라고 하는데 이 분야에서 예술을 펼치기 위해 백남준이 샬롯 무어먼에게 상의 탈의와 같은 요구를 했을 때 거리낌 없이 요구에 응해주어서 백남준이 자신의 예술 행위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백남준의 예술세계에 있어서 샬롯 무어먼을 빼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하기도 한다.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굿모닝 미스터 오웰’쇼가 미국과 프랑스에서 실제로 방영이 되던 모습을 볼 수 있고 백남준의 생전 인터뷰 영상 또한 볼 수 있다. 이 인터뷰 영상에서는 백남준의 성격이나 철학 등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로 30년 전에 사용되었던 ‘굿모닝 미스터 오웰’ 쇼의 큐시트와 홍보자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방송 큐시트와 홍보자료 ⓒ 이영지 기자
한편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의 전시는 내년 1월 21일까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전시가 끝나는 1월 21일에 공사가 마무리된다고 하며 그때까지는 1층 전시장만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백남준아트센터의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백남준의 작품을 감상한다면 백남준의 예술 작품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도슨트와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는 사람들 ⓒ 이영지 기자
전시가 끝나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백남준아트센터를 찾아 작품들을 감상하고 이해한다면 기발한 아이디어로 가득했던 예술가 백남준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