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SK청솔노인복지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허필은 기자
2014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수원시에 소재한 SK청솔노인복지관에는 함박눈처럼 포근한 공기가 맴돌았다. 경기도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나눔 봉사활동을 펼치려고 방문한 것. 경기도에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고상범 경기도청 공무원노조위원장, 조재상 수석부위원장, 김유래 사무총장 등 다섯 명이 참여해 연말의 마음 따듯한 나눔을 실천했다.
남 지사를 비롯한 도청 관계자들은 이 날만큼은 경기도지사, 사회통합부지사 등의 명패를 벗고 봉사자 중 한 사람으로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SK청솔노인복지관과 더불어 남 지사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경로식당에서 배식 봉사를 하는 등 2014년의 마지막 날을 풍요롭게 채웠다.
배와 마음을 따듯하고 든든하게 채워주는 한 끼
고독사 방지를 위한 열 감지 시스템에 관한 설명을 듣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 허필은 기자
남 지사는 봉사에 앞서 SK청솔노인복지관 시설을 돌아보았다. 이공택 SK청솔노인복지관장의 안내와 함께 사무실, 강의실, 휴게실, 식당 등을 둘러보며 SK청솔노인복지관의 복지 정책에 관한 간략적인 설명을 들었다. 특히 남 지사는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한 열 감지 시스템에 관한 부분에 관심을 보였다.
학교법인 삼일학원 협성대학교가 위탁운영하고 있는 SK청솔노인복지관은 매일 오전 11시30분부터 한 시간 가량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2000년 4월 개시해 근 15년째 운영 중인 SK청솔노인복지관의 무료급식은 하루에 350여 명의 한 끼 식사를 해결해주는데, 저소득층 어르신이 100여 명에 달한다. 350여 명의 한 끼 식사를 해결해주는 무료급식은 여름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추운 겨울에 더욱 큰 힘으로 다가온다.
보통 식당에서는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다면, SK청솔노인복지관에서의 무료급식은 배는 물론 마음까지 든든하게, 또 따듯하게 채울 수 있는 것이다. 5000만 원에 달하는 무료급식 운영비는 경기도에서 10%, 수원시에서 90%를 담당하고 있다.
찾아오는, 또 찾아가는 봉사활동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어르신에게 따듯하고 든든한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 허필은 기자
남 지사는 시설을 둘러본 후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우선 점심식사 전의 시간을 이용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기 위해 승합차에 올랐다. 남 지사를 포함해 이 부지사, 복지관 직원 등이 모두 3가구에 도시락을 배달했다.
도시락 배달 다음으로, 경로식당 배식이 이루어졌다. 이 날 복지관에서는 300여 명이 든든한 점심을 즐겼다. 앞치마와 위생복을 입고 배식을 한 남 지사의 표정에서는 봉사의 기쁨이 묻어나왔다. 배식을 받는 어르신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올라왔다. 복지관에 찾아온 어르신들은 물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까지 찾아가 따듯한 한 끼 식사를 대접한 봉사자의 마음은 계절과 달랐다. 찾아오는, 또 찾아가는 봉사를 통해 혹독한 겨울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남 지사는 이 날, 오찬과 함께 종사자들을 격려하며 일정을 마쳤다. 식사를 끝내고 나온 복지관 주변의 눈은 어느새 그쳐 있었다.
진정한 경제적 에너지 생산 기술, 봉사
추운 겨울, 몸과 마음을 녹이는 따듯한 점심 식사를 즐기는 어르신들의 모습. ⓒ 허필은 기자
대학생들의 봉사활동 시간이 늘어나고, 대학생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이미 봉사활동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비록 취업을 위해, 또는 졸업의 조건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대학생들도 있지만 이러한 씁쓸한 사회의 단면은 나머지 긍정적인 에너지를 생산하는 봉사자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봉사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보면 봉사만큼 매력적인 활동도 없다. 한 사람의 조그마한 노력이 상대방에게는 엄청난 힘으로 다가오는 활동이 바로 봉사인 것이다. 도시락 배달을 하고, 배식을 한 남 지사의 한 시간은 350여 명이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를 재생시키는 데에 큰 힘이 됐다. 단순히 손과 발을 움직여서 행한 활동이 누군가에게는 한 끼 식사, 더 나아가서는 존재의 힘으로 다가온다.
봉사활동이야말로 진정한 경제적 에너지 생산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미시적인 힘을 통해 거시적인 긍정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봉사활동은 유독 추웠던 2014년의 마지막 날을 따듯하게 데워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