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 전경](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1/20150119130402383052723.jpg)
경기도미술관 전경 ⓒ 김선 기자
인터넷에서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그림이나 조각 작품들, 막상 직접 가서 보기는 어렵다. 경기도 안에서 부담 없이 예술작품들을 감상할 만한 곳이 없을까? 고민의 해답은 먼 곳에서 찾을 필요 없이 경기도미술관에서 풀 수 있다.
경기도미술관은 초지역에서 도보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화랑유원지 뒤편에 자리 잡고 있다. 경기도민의 수준 높고 다채로운 문화 향유를 위해 2006년에 설립된 경기도미술관은 경기도의 정치, 사회, 문화 이슈를 화두로 하는 <경기아트프로젝트>, 미술과 가까운 장르와의 융합을 시도한 <크로스 장르> 등 체계적인 기획전을 개최하면서 도립미술관을 넘어 한국의 주요 미술관으로 거듭났다.
경기도미술관은 작품 전시 같은 일반적인 미술관의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의 소통, 미술 공공성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창작센터 설립, 2013년 여름에 개관한 어린이미술관 `어린이 꿈★틀`이 그 예이다.
현재 경기도미술관에선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 꿈★틀 상상 더하기+` 작품 전시와, 2014 경기도미술관 크로스장르전 `콜라주 아트 - 생각엮기 그림섞기` 작품 전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 그림으로 보는 동심, `어린이 꿈★틀` 전시
![`어린이 꿈★틀 상상플러스+`전시장](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1/20150119130402381070358.jpg)
`어린이 꿈★틀 상상플러스+`전시장 ⓒ 김선 기자
경기도미술관 2층 D전시실에선 `어린이 꿈★틀 상상더하기+`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전시공간은 `몸놀이`, `상상놀이`, `표현놀이`로 구성돼 있으며 취향에 맞는 곳을 골라 체험하면 된다. `몸놀이`에선 주로 작품과의 즉각적 체험을 통해 어린이들의 신체영역을 발달시킨다. 보기만 하는 조각에서 벗어나, 직접 손으로 올라타며 사이를 누빌 수 있는 이웅배 작가의 `공동체`와 골판지로 집 모양을 만들어 아이들이 들어가 놀도록 전시해놓은 김순주, 권형표 작가의 `놀이벽`이 `몸놀이`에 포함된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서로 소꿉놀이나 술래잡기를 하며 웃음꽃을 활짝 피웠다.
`상상놀이`에 포함되는 작품 중엔 전시장에 처음 들어가면 가장 눈에 띄는 조미영 작가의 `꿈`이 있다. 이 작품은 마치 붙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9개의 조각을 일정 거리 떼어 놓아 그렇게 보이도록 유도한 작품이다.
또 세계명화에 `당당토끼`라는 캐릭터를 넣어 동심을 표현한 신명환 작가의 `놀자 당당토끼`와 검은 방에 발광물질과 조명을 이용해 별을 표현한 김미인, 서정국 작가의 `별별이야기`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표현놀이`에는 끈을 꼬아 글씨를 만들어, `사랑합니다`와 같은 말을 할 때 그 안에 들어간 쑥스러운 감정을 시각화시킨 이선희 작가의 `진부하지만 그것이 진심`이라는 작품과, 테이프를 여러 겹 붙여 붓으로 그린 그림처럼 표현한 조윤진 작가의 `영웅이 되고 싶어요!`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아이들과 `어린이 꿈★틀` 전시를 감상한 주부 이선희 씨(36)는 "미술관에 자주 오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아이들과 즐길 수 있는 전시가 또 새롭게 열린다면 참가할 의향이 있다"는 감상을 밝혔다.
■ 겹겹의 아름다움, `콜라주 아트 ? 생각엮기 그림섞기`
![콜라주 아트 전시관](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01/20150119130402384627241.jpg)
콜라주 아트 전시관 ⓒ 김선 기자
콜라주 아트 전시관은 2층 ABC관에 위치해 있으며 콜라주 아트 전시는 2014년 11월 29일부터 시작해 2015년 3월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서 잠깐, 콜라주란 무엇일까? 콜라주(Collage)란 20세기 초 입체파 화가였던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와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에 의해 본격적으로 미술사에 등장한 기법으로, `풀로 붙이다`라는 의미를 가진 프랑스어 `Coller`가 그 어원이다. 어원의 의미에서 유추할 수 있듯 콜라주는 캔버스 위에 물감과 그 외의 신문지나 사진 같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다른 물질들을 모아 새로운 구성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앞에서 소개했던 조윤진 작가의 `영웅이 되고 싶어요!`가 콜라주의 예이다.
김동유 작가의 `두 개의 얼굴- 이중섭`이라는 작품은 작은 단위의 이중섭 얼굴 1,089개가 모여 커다란 이중섭의 얼굴을 만들어낸다. 붓질 이외에 다른 건 아무것도 붙이지 않아 콜라주의 범주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중섭의 얼굴을 여러 번 `붙여`서 이중섭의 얼굴을 만들어낸 것이므로 콜라주 범위 안에 들어간다. 이와 같이 기법의 개념에 갇히지 않으려는 시도는 다른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예를 들어 위의 사진 한 가운데 있는 권오상의 `아우구스타`도 그런 시도 중 하나다. 작가는 스티로폼으로 사람의 틀을 만들어두고 거기에 인물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오려 계속 붙여나간 방식으로 조각품을 만들었다.
“해외에서도 시도되지 못한 기법이 한국에서 처음 권오상 작가에 의해 시도됐다”고 도슨트(Docent)가 설명하자, 사람들은 입을 벌리고 소리 없이 감탄했다. 사진 콜라주 기법으로 그림을 그린 작가로는 원성원 작가가 있다. 길을 돌아다니다 유기견과 눈이 마주쳐 그렸다는 `강아지 마을 내일`은 실제로 버려진 마을들을 촬영해 붙인 것이다. 이 작품에서 마을은 유기견들로 넘쳐나는 개들만의 유토피아이다. 도슨트가 “이렇게 유기견들만 있는 마을이 정말 있을까요?“라고 묻자 아이들은 “정말로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이 외에도 아상블랑주 기법을 이용해 현대인 내면에 깊숙이 침투한 폭력을 형상화한 함경아 작가의 `그런 저녁 시간`과 사람의 의식에 대한 철학을 프라모델 부품처럼 표현한 김현숙 작가의 `프라모델 3, 4` 등 자신만의 생각들을 은유로 표현한 작품이 수두룩하다.
그림과 조각은 말로 백 번 들어도 한 번 본 것만큼 확실하게 느낄 수 없다. 위에서 소개한 작품들에 대해 궁금해졌다면 직접 한 번 가보는 게 어떨까? 경기도 한 구석에서 현대인의 잃어버린 감수성을 찾아주는 경기도미술관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