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윌스토어 밀알구리점이 지난 13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 이은주 기자
‘자선이 아닌 기회를.’
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을 고용해 기업이나 개인들로부터 기증받은 물품을 판매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굿윌스토어’의 국내 13호점이 경기도 구리시에 문 열었다.
지난 13일,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에서는 굿윌스토어 밀알구리점의 개점을 축하하는 기념식이 치러졌다. 이 날 행사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박영순 구리시장, 신동화 구리시의회 의장 등 경기도와 구리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손봉호 밀알복지재단 초대 이사장과 한국굿윌이사회 권오승 교수, 굿윌스토어 밀알구리점의 직원과 주민 등 2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굿윌스토어를 통해 ‘따뜻한 공동체’를 실천하겠다는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이은주 기자
남 지사는 축사에서 “오늘은 행복하고 뜻 깊은 날”이라며, “경기도는 현재 7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약 26%인 28만개는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많은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도지사로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굿윌스토어는 1902년 미국에서 이민자들과 가난한 이들을 대상으로 기증물품을 수선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시작됐으며 전 세계 14개국으로 확대돼 미국 2위의 비영리단체로 성장했다. 현재 국내에도 다양한 복지재단들이 굿윌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 송파, 경기도 수원 등 10개가 넘는 지점이 설립돼 있다.
장애 이웃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선한 일터 굿윌스토어는 ‘자선이 아닌 기회를’이라는 정신을 기본 바탕으로 하고 있다.
개인이나 기업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나 재고품들을 기증하면 굿윌스토어에서는 이를 수선하고 재가공하는 등 상품화 과정을 거쳐 매장에 진열해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자원의 재활용이 가능하게 되고 구매자는 저렴한 값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사회소외계층에게 직업재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무려 ‘일석삼조’의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인간과 환경을 모두 생각하는 굿윌스토어는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작업장, 일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미래형 장애인 직업 재활 시설’이라는 목표 아래 나눔을 실천하고 사랑으로 섬기는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과 밀알도봉점, 밀알전주점에 이어 경기도에서는 첫 번째로 밀알구리점을 열게 됐다.
굿윌스토어 밀알구리점의 한상욱 점장은 경과보고에서 “밀알구리점은 2014년 11월 30일자로 계약을 완료한 이후 2015년 1월 5일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해 2월 13일 정식 오픈을 하게 됐으며 일반인 근로자 8명과 장애인 근로자 8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축사를 전하며 기쁜 마음을 드러내고 있는 박영순 구리시장. ⓒ 이은주 기자
박 시장은 “굿윌스토어 구리시 1호점을 개점하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1호점의 책임을 갖고 열심히 타 단체와 연합해 따뜻하고 복된 마을 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한편 “구리시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이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주요 내빈들이 ‘굿윌스토어 밀알구리점’의 무궁한 발전을 바라는 마음으로 테이프 커팅을 진행하고 있다. ⓒ 이은주 기자
이날 개점 기념식은 주요 내빈들의 격려사가 끝난 후 테이프 커팅, 시설 순회 순으로 마무리됐다.
굿윌스토어 밀알구리점에서는 의류뿐만 아니라 도서와 CD, 문구와 같은 문화용품과 생활용품 등 총 2만 여개의 기증품을 판매하고 있다. 남 지사는 이 날 1층 의류잡화 매장과 대형가전 매장, 생활잡화 매장, 굿윌카페를 차례로 둘러보았다.
남 지사는 특히 매장 내에 진열돼 있는 의류를 직접 착용해보고 물건을 구매하며 밀알구리점의 성공적인 발전을 기원했다.
굿윌스토어에서 근무하는 장애인들은 매장에서 판매직원으로 일할 뿐만 아니라 1층에 위치한 굿윌카페 바리스타로도 일할 수 있어 다양한 직업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굿윌스토어의 매장과 카페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장애인과 소외계층의 급여로 사용된다.
굿윌(Goodwill)의 본 뜻은 친선과 호의이다.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기증해 ‘호의’를 베풀면 다른 이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선이 아닌 기회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회취약계층에게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굿윌스토어는 단순한 ‘호의’를 넘어선 ‘인간애’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고객님이 지불하시는 현금이 곧 장애인 직원의 월급이 됩니다’라는 문구가 보이는 계산대에서 한 고객이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 이은주 기자
이날 굿윌스토어 밀알구리점에서 좋은 물건을 값싸게 구입한 주민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일터에서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장애인들의 얼굴에도 보람찬 미소가 번졌다. 미소를 나누며 양손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넉넉하게 해주는 정(情)이 넘치는 모습, 나아가 올바른 자선문화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진정한 ‘굿윌’은 아닐까.